피터 팬 사라진 그림자 - 원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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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웬디는 언제나 그랬다. 자신을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서 그 결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55p)

 

내가 기억하던 어린 시절의 피터팬은 그야말로 환상의 대명사였다. 왜 아니겠는가. 절대로 나이를 먹지 않는 네버랜드에서 살아가고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날아다닐 수 있으며 요정인 팅커벨과 친구인데 말이다. 아마도 웬디와 삼남매도 그런 면에 반하지 않았을까.

 

피터팬의 변조된 이야기인 [팅커벨 죽이기]에서는 이야기가 시작하자마나 팅커벨이 죽임을 당한다. 그녀의 친구였던 피터는 그녀가 누구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는지 그 범인을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평행세계가 연결되어 있었다. 주인공만 피터팬과 팅커벨일뿐 원작과는 전혀 다른 설정인 셈이다.

 

이 이야기는 원작과 또 앞에서 언급한 책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웬디가 가지고 있는 피터팬의 그림자. 그녀는 피터가 그것을 찾으러 오기를 기다리지만 그는 오지 않고 현실에 지친 그녀는 그림자를 담보로 해적 후크에게 네버랜드로 데려다 줄 것을 요청한다.

 

그렇게 네버랜드로 돌아가지만 피터팬은 찾을 길 없고 오히려 팅커벨과 만나게 되는 웬디다. 거의 후반부 들어서 피터를 찾아서 만나게 되기 전까지 이 이야기는 오직 웬디와 팅커벨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두여자의 로드무비인 셈이다. 오래전 영화인 <델마와 루이스>가 생각나게 된다.

 

요정과 십대 소녀이지만 둘은 여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는 피터팬이라는 한 남자가 있다. 묘하게도 여기서 삼각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이고 요정이고를 떠나서 말이다. 두여자와 한 남자라는 것은 언제나 그런 결말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팅커벨이 고백을 하고 있다. 그가 자신의 그림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웬디에게 가는 것이 싫었다고, 질투를 했다고 말이다. 결국 그 모든 것은 여자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인가.

 

웬디는 자신이 직접 그의 그림자를 후크의 손에 맡겨놓고서는 네버랜드에 도착한 이후에야 그 그림자를 찾겠다고 한다. 정작 보고 싶었던 피터팬은 만나지도 못한 채 말이다. 갖은 고생 끝에 만난 피터팬은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또 전혀 다르다. 그녀가 생각했던 그는 무슨 동화속의 나오는 왕자처럼 듬직하게 멋진 모습이었겠지만 정작 시간이 지나도 성장을 하지 않은 그는 그녀의 눈에는 오히려 아이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대감이 무너지는 그런 상황이랄까.

 

제목은 피터팬의 사라진 그림자일지 몰라도 속은 웬디의 성장기 또는 웬디의 모험 아니면 피터팬의 사라진 그림자를 찾아 떠나는 한 소녀와 한 요정의 모험이다. 그것을 안다 해도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 변주로서도 충분히 재미난 네버랜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였을 때 그곳에 가고 싶은 소망을 가졌던가. 그것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그러한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너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너의 현실에서 꾸는 꿈들이 네버랜드를 움직여.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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