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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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학에서는 '보윈'이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낸 '가계도'라는 개념을 내담자의 가족관계를 파악할때 쓴다. 도표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한 설명으로 인해서 조금만 표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보면 그 사람의 사생활(자식이 몇명인지 이혼을 했는지의 여부 등)을 알 수 있어서 비밀유지를 해야 하는 정보에 속한다. 이 책에서도 제일 처음에 가계도를 제시하고 있다. 상담학에서 쓰는 그런 표가 아니라 이름을 나열하고 있고 그 사람들의 생몰년과 더불어 결혼을 한 연도도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은 데이지 한 명이지만 그녀가 살아오면서 만나지는 가족관계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사람이름이 헷갈린다면 미리 보고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책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스톤 다이어리. 제목이 의미하는대로 일기형식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데이지라는 한 여자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죽는 날까지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일종의 그녀의 행적기라고나 할까. 이런 설명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반응은 금물. 그 어떤 책보다도 생생한 묘사와 살아있는 상황들이 재미나기도 하고 웃음이 지어지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그 생활 자체가 어떠한 때는 큰 사건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사건이 아닐까.

 

머시라는 한 여자가 있다. 남들보다 크고 뚱뚱한. 그래서 인기도 없었을 것 같은 그런 여자다. 부모는 모두 없다. 고아원에서 자란 그녀는 타고난 살림솜씨로 그 곳에서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고 그곳의 문이 고장나 부른 석공이 그녀에게 빠져서 그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없는 그. 하지만 둘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후 행복하게 둘이서 저녁을 먹으려고 돌아오던 카일러는 그 여느때와 다른 집안 분위기를 깨닫게 된다. 다른때에는 없던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대체 머시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번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머시말고 다른 존재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카일러.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새로운 존재를 자신이 챙기는 대신에 이웃에서 머시와 친하게 지냈던 클래런틴에게 맡긴다. 클래런틴이 그대로 이웃집에 살았다면 또 다른 관계가 생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클래런틴은 자신의 남편을 떠나 자신의 아들집으로 간다. 카일러의 새로운 존재와 함께 말이다. 그곳에서 그녀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데이지라고 이름 붙여진 새로운 존재는 살아간다. 그녀가 사고를 당해서 죽음을 당하기 전까지. 그 이후 데이지는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좇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도 십대가 되기까지의 일과 대학을 다녔던 시절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녀에게 특별한 일이 생기는 그 해를 기준으로 해서 단락을 나누고 그 해에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적어 내려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지루함을 줄였고 속도감을 높였다. 사건사고가 중심이 되지 않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탁월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이리도 흥미로울줄은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한다. 자기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 그 이야기의 화제에 오르는 것은 주로 유명인사들이다. 연예인이라던가 또는 정치인이 될수도 잇겠다. 그리고 또한 자신과 연관되어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할때 보면 사람들은 내가 아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며 듣는 경향을 보인다. 아마도 자기 자신의 삶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그러한 기분으로 이 이야기를 읽어주면 좋겠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어떤 한 여자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려준다면 재미나게 듣듯이 그렇게 말이다. 한 여자가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고 어떤 사람과 결혼해서 어떤 아이들을 낳았으며 그녀의 노년은 어떠했는지 지극히 평범한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독특했던 그녀의 인생을 지금부터 따라갈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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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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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강력계 형사 아담스베르그가 등장하는 시리즈 중 가장 최신작인 '죽은자의 심판' 바로 이 책이다. 아마도 같은 형사가 계속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서 시리즈로 보아도 무방할것 같다. 북유럽 신화를 설명할때 모르는 부분을 미주로 달아서 설명하는 것과 함께 동일한 인물이 다른 시리즈에서는 어디에 나왔다 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센스도 발휘하고 있다. 앞에서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가 지금 이러하다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볼 때마다 다시 앞의 시리즈를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연관관계를 알고 다음 이야기를 연달아 읽어줘야만 비로소 알지 못했던 그들의 과거가 이해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로 보아졌던 것이 아마도 요네스뵈의 해리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스노우맨'은 해리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아니다. 그래서 책을 따로 따로 읽고 첫 시작인 '박쥐'부터 차례대로 읽어내려갔을때 아귀가 딱딱맞는 즐거움. 아마도 시리즈를 읽어본 사람만이 느끼게 되는 기쁨이 아닐까. 우리나라 작가 중에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 그러한 경향이 있다. 같은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자신이 이야기를 쓰면서 그 주인공들이 전에 자신의 작품에서 어디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면서 짤막하게 알려주면 그 몇줄의 설명 때문에 그 주인공이 나왔던 전 작품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작가들의 낚시일까.

 

형사반장인 아담스베르그를 중심으로 해서 팀으로 운영되는 이 경찰서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무슨 어벤져스도 아닌데 말이다. 쉴새 없이 잠을 자야만 하는 형사가 있는가 하면 무엇에든지 모든 정보가 다 머리속에 다 들어있는 형사도 있고 남자보다 더 큰 등치를 자랑하지만 동물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보살피는 형사도 있다. 그리고 반장과 친구이면서 시를 좋아하는  캐릭터까지. 어벤져스들처럼 뛰어난 캐릭터가 아니라 세상에 온갖 독특한 캐릭터들은 다 모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다가 대장인 아담스베르그 또한 평범하지는 않다. 이때까지 이십년 넘게 모르던 아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 같이 살고는 있지만 정이 안 간다. 그러면서 법에 대항해서라도 자신이 주장하는 바는 이루려고 노력한다. 소위 공무원이라는 자의 지위에 맞지 않는 처신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개 말썽많고 독특한 캐릭터들을 하나로 뭉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여야지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면 중구난방으로 흩어질것이 뻔하니 말이다.

 

다른 일들도 많을텐데 아담스베르그는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난리다. 경찰서 앞에서 못 날아가고 있던 한마리의 비둘기. 그는 그 비둘기를 자세히 살펴보고 줄에 매달려서 못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무슨 큰 사건이라고 되는듯이 그는 그 비둘기를 데려와서 동물사랑 후배에게 맡기는가 하면 다리에 매여져 있는 실을 풀어서 감식반에 넘긴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비둘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이것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그저 단 하나의 가벼운 에피소드일뿐이다. 본격적인 사건은 아직일어나지도 않았다.

 

비둘기를 발견한 날. 자신에게 어느 여자가 나타나서 자기의 딸이 별난군대를 보았다고 한다. 그 군대를 보았고 한 남자가 사라졌고 그는 죽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준다. 물론 그 이후로 두 명의 사람이 더 죽을 것이라는 것까지도. 그 여자는 왜 자신의 집 근처에서 해결하지 않고 이곳 파리까지 와서 그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사실 아담스베르그가 잘못 알고 있던 '별난군대'는 '성난군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왔던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던 집단이었다.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 여자는 형사반장에게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전설적인 존재. 그것을 본다는 그녀의 딸. 그리고 이미 실종된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더 죽는다고 하지만 딱히 그 당사자들은 별 반응도 하지 않는데 아담스베르그는 그곳으로 가기로 결심을 한다.

 

가는 길에 레온이라는 노파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곳에서 하루밤을 묵게 되는데 결국 그 딸이 예고한대로 한 사람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그곳의 담당자는 그저 자살로 치부하고는 사건을 덮어버려리고 애쓰게 되는데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레온이라는 노파까지 당하고 나자 그는 본격적으로 사건에 착수하게 된다. 정말로 성난 부대라는 있는 것이며 그들이 이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것일가. 그렇다면 레온이라는 노파는 그곳에서 미리 본 운명도 아니었는데 왜 무슨 이유로 공격을 당하게 된 것일까. 과연 그 노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파리시내가 아닌 교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담스베르그가 먼저 투입이 되고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연속적으로 투입되게 되므로 인하여 점점 커져가는 이야기. 엉성한 듯 엉성하지 않으며 촘촘한 듯 약간은 시골에서의 휴가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야기. 어느 스릴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느 정도 느슨해졌던 이야기는 중후반을 지나며 서서히 피치를 올려서 달려가기 시작한다. 날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한 피치 속에서 같이 뛰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이쯤 되면 아담스베르그가 나오는 전작들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딱 딱 들어맞는 참된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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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종이인형 안 가지고 논 줄 알았다. 책을 보고 엄마한테 요런 신기하고 재미난게 있다고 자랑하니 어렸을때도 엄마가 잘라줬단다. 내 기억속에만 없을 뿐이었다.
자질구레한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누가 가지고 있어도 다 다르게 나오는 것이 당연한 컬러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사진 컷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요렇게 생긴 봄이 인형과 엄마인형이 한쌍. 쓱싹쓱싹 오려준다. 속옷만 입고 있는 아이에게 입힐 옷이 필요하다.

오늘의 컨셉은 드레스업. 잘 오려서 멋지게 차려입히자. 물론 여러가지 소품도 잘라서 '걸이'를 접어서 걸어주면 된다. 다 만들어진 옷이 싫증난다면 나만의 옷을 만들자.

할로윈데이를 테마로 한 옷으로 얼굴까지 커버가 된다. 왜 컬러가 없냐고? 이제 직접 만들면 된다. 색을 칠할수도, 옷감을 붙일수도, 어떤 것도 오케이다. 독특한 스타일일수록 좋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옷과 소품 외에도 캠핑카라던가 의자같은 소품들도 직접 만들수 있다.요즘 유행하는 종이접기 버전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추억의 인형놀이와 컬러링과 종이접기까지 한번에 다 커버되는 책.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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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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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이라는 책 한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가장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던 요네스뵈. 그 이후로 요네스뵈의 해리시리즈는 계속 출판되었고 스노우맨보다 이슈는 덜했지만 열혈독자들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멋진 글들로 보답해주곤 했었다. 그랬던 요네스뵈가 약간의 일탈을 한다. 언제나 해리만을 기다리고 바라던 독자들에게 다른 주인공을 던져준 것이다. 약간의 모험이라고 할수도 있다. 해리의 열혈독자들은 어찌보면 뚱할수도 있겠고 요네스뵈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새로운 신선함에 눈을 반짝일수도 있겠다.

요네스뵈의 벽돌보다도 두꺼운 책을 사랑하는 나로써는 이번작품 꽤 신선하다. 누군가는 이 책을 계기로 또 다른 시리즈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수도 있겠지만 결말을 보면 알수 있다. 요네스뵈는 딱 이 한 작품만을 위해서 아들 소니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 모른다. 나중에 또 다른 어떤 책에서 소니가 주인공으로 해서 또 다른 이야기를 꾸밀지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억울했던 소니의 한을 풀어주기라도 하듯이 오로지 한 사건에만 집중하고 있다.

요쌤의 장르는 스릴러다. 다른 어떤 책보다도 등장인물들이 많이 죽는 편이고 잔인하게 죽는 편이다.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꽤 많은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물론 이유없는 죽음은 없다. 이 사람은 이래서, 또 저사람은 저래서라는 실질적인 이유가 반드시 반영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우리의 아들 소니와 연결되어 있다. 아들은 이유없이 마구잡이로 죽이지는 않늗다. '칼을 든 붓다'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피해를 주었던 사람만을 골라간다. 실제로 칼을 들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소니는 심판자의 역할을 대신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사실 억울함을 가지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는 많은 편인다. '파계재판'도 비슷했고 '제이컵을 위하여' 같은 경우도 결국은 믿음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소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18살때부터 감옥에 있다. 12년째 감옥에 있다. 어떻게든 감옥에 더 있기 위하여 자기가 하지 않은 남들의 죄까지도 뒤집어 써가면서 감옥에 있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가 그렇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자신이 존경하고 따르고 믿었던 아버지는 부정한 경찰이라는 유서를 쓰고 자살을 햇고 그리고 그것을 견디지 못한 엄마마저 죽고 만다. 그런 그에게 있어서 선택은 있었을까.

하지만 어느날 곧 죽음을 앞둔 죄수하나가 털어 놓는 이야기에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고 만다. 아버지가 자살을 한 것이 아니라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 것이라는 한마디에 소니는 어떻게든지 그 모든 배후를 밝히려고 노력을 한다. 물론 감옥안에서는 어떠한 일도 할수 없고 결국 그는 탈옥을 결심하게 된다.  탈옥에 성공해서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되면서 사건은 연쇄적으로 발생을 하게 된다.

어떤 나쁜 범죄자가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그 사람이 나에게 별로 피해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대충 그냥 넘어가고 말것이다. 하지만 니에게 피해를 주면 어떻게 될까. 그를 경찰에 신고하고 그를 잡아서 법정에 세워서 죄를 물어서 그에 따른 벌을 주는 것이 제대로 된 절차일 것이다. 하자만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인지라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가 많다. '눈눈이이'라는 법칙에 따라서 자기가 직접 받은대로 돌려주려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어떻게든지 그에게 해를 가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어서는 이 사회가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명목하에 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법에 따라서 통치가 되는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동물과 다를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보면 소니의 행동이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존경하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죽음을 당했고 그것을 오랜시간이 지나서 알았을때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법에 호소하고 자신이 이의를 제기해봐야 누군가 또 다른첩자가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 인하여서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아는 그 아들은  자신이 직접 나서게 되지 않을까.

모든 세상일이 소설에서처럼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잘 안다. 소니가 하고 있는 일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것이 정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니를 응원해 줄 수 밖에 없다. 강렬한 첫문장이 눈을 사로잡는다. 독자를 압도하는 분량까지 마주하게 되고 그 첫문장을 읽게 된 순간 당신은 소니를 응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의 아들인 소니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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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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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하. 키득키득. 푸히히.. 우헤헤... 이 책을 보면서 각종 웃음을 짓지 않는다면 당신은 정말 냉혈한 인간임에 틀림없거나 아니면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할 것이다. 감성 작가의 유쾌발랄통쾌한 이십대의 방랑 여행라고 하면 딱 맞을듯한 에세이.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작년에. 시퍼런 색의 책 한 권.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의 에세이라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된 책 한 권은 그야말로 그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 줬다. 또한 그가 그렇게 이십대에 많이 돌아다녔기 때문에 이런 책들이 나오기 된 것이라도  깨달았다. 무지개 곶의 찻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여행객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 주인공은 곧 모리사와 아키오 자신일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 '나쓰미의 반딧불이'라는 작품을 읽었다. 그 책에서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왠지 그 주인공이 더 모리사와 아키오 자신과 닮아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 주인공은 여자이긴 했지만.

 

'푸른하늘 맥주'에서 이미 에피소드를 다 써버려서 그랬을까 이번 책은 그보다는 훨씬 얇다. 작가의 이십대가 무궁무진하지는 않으니 아마도 이번책이 이십대의 마지막 권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얇아서 아쉬운 대신 실컷 웃음을 주는 건 여전했다. 그의 청춘이 부럽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다 같이 이십대란 시간은 주어지는 것인데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이렇게 다를수가 있다니 그것은 비단 남녀의 차이는 아닌 것 같고 그렇게 이십대를 불사르면서 놀았던 그가 부럽기만 하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이십대이기에 더욱 그러한 것일테다.

 

아마도 사십대일 그가 아직도 그렇게 오토바이에 텐트 하나 싣고 맥주를 실고 방방곡곡으로 여행을 다니는지는 모르겠다. 가끔씩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마 그때 당시 만큼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가이 확실히 든다. 또한 일본도 그때와는 또 다르게 변했을테니까. 그때는 아마도 작가가 혼자서 발견해 낸 비밀의 장소들이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곳들은 이미 발견이 되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그런 여행지로 바뀌었을지도 모르니 작가가 이십대에 느꼈던 감정과 그런 행동들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라는 것이 누군가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하면 대담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또한 벌거벗은 채로 나만의 자유를 누릴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지금 아무도 인 보는 데서 그렇게 하라고 하면 그는  또 다시 그 모든 행동들을 똑같이 할 수 있을까.  즉각 아니라는 대답이 들려 올 것만 같다. 낄낄대던 웃음이 절정애 도달한 것은 아무래도 은어아저씨와의 이야기. 후기에도 은어 아저씨는 잘 계신다고 말해두고 있어서 더욱 반가왔다.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서 젊은 나이에 여행을 하게 되면 어찌되었던 간에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작가는 주로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잡아서 맥주와 함께 먹곤했었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혼자서 조용히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그때 고기잡는 아저씨를 발견했고 인사를 했을 뿐인데 그에게는 은어 15마리가 생겼다. 처음에는 즐거움에 도취되어서 신나난다 하면서 먹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이십대라 해도 위장에 한계는 있는 법, 그렇다고 냉장고가 따로 있는 상황도 아니라 꾸역꾸역 겨우 겨우 먹긴 했다.

 

문제는 그 다음날 아침부터 아저씨는 다섯마리를 던져주고 가셨다. 그리고 또 저녁에도 은어폭탄을 던져주시는. 담담하게 은어를 먹고.....담담하게 은어를 먹고....담담하게 은어를 먹고... 끝없이 반복되는 문장에 질 릴법도 하건만 웃음폭탄은 그때 터져버렸다. 아직 소화도 안 되었을 것 같은 배를 붙잡고 또 은어를 꾸역꾸역 밀어넣을 작가를 생각하니 웃음이 아니 날 수 없었던 것이다. 같은 문장의 반복을 보는 동안 웃음은 점점 커져 가서 마지막 담담하게 은어를 먹고...라는 문장을 읽을때는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버렸다. 우히히히... 우히히히...우히히히...  낄낄거리다가 너무 배가 아파서 은어를 한마리도 먹지 않은 내가 다 배가 아팠다.

 

그 이후에 터져 나오는 여전한 작가의 '똥' 이야기. 아 이 작가의 이야기를 읽을때는 절대 무엇인가 먹으면서 읽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십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고 삼십대에 돌아다닌 이야기를 다음에는 기대해도 좋을까. 어떤 종류의 핵폭탄급 웃음을 가진 에세이로 돌아올지 참 기대를 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이다. 아마도 '나쓰미의 반딧불이'를 보고 이 책을 읽는다면 울다 웃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 뭐가 나도 책임 못 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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