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범의 방학 공부법 박철범 공부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이 있는줄 몰랐다. 이대로만 한다면 이 세상에 공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책. 다른 나라에 살고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리고 싶은 학생이라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잘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제 곧 방학이 다가온다. 방학은 학기때와 달라서 다른 공부방법을 필요로 한다. 더 많은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않는다면 이 많은 시간을 전부 놀다가 보내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보내야 방학을 제대로 보낼수 있는 것일까. 잔소리 하기에 지친 부모님이라면 당장 이 책을 사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던져주어라.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도 별볼일 없이 그대로라면 그 친구는 그냥 공부할 생각이 없는 것이니 다른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단 학생이 너무 어린 경우는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면 아직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자는 원래부터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아니었다. 거의 뒤에서 놀던 친구가 어떻게 공부를 잘하게 된 것이고 서울대를 가게 된 것일까. 그것은 그가 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달려있었다.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게 된 것이다. 원래부터 잘하던 사람이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않는다. 그러나 못하던 아이가 잘하게 되었다면 그 방법대로 우리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을 준다. 그도 했다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만 쫓아한다면 성공은 눈앞에 있을 것이다.

 

방학은 시간이 많다. 그러므로 더 할 수 있는 시간도 있는 반면 놀 시간도 많아지는 법이다. 아무리 시간표를 만들어 둔다해도 그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저자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조건 일어나자마자 도서관에 가라는 것이다. 일단 가면 거기서 공부를 하던 뭘 하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세운 스케줄대로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방학때면 못 잔 잠을 자느라고 늦게 일어나고 게임을 하느라고 늦게 자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 점을 아주 잘 꼬집은 것이다.

 

학생들이여. 집에서는 공부가 안되는 것이 당연하다. 텔레비젼에 컴퓨터에 핸드폰에. 그러니 당장 일어나자마자 도서관으로 가라. 그곳에는 전부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다보면 분위기에 휩쓸려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딱 맞는 말이다. 내가 하고픈 말이기도 하다.

 

귀로 들었던 것은 잊히고 직접 바라본 것은 기억되고 내가 경험한 것은 이해된다.(137p) 오래전 공자가 했던 말, 3독을 하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글이다. 일단 보라. 그리고 외워라. 그리고 이해하라는 것이다. 한 문제집으로 여러번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당신은 그 모든 내용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적이 항상 70-80점대에서 오르내리는 학생들이 많다. 자기도 답답하다. 지긋지긋한 중위권을 탈출해서 90점 이상 받고 싶은데, 간혹 만점도 받아 보고 싶은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게 안 된다. 이런 학생들은 특징이 있다. 시험을 치르면,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기에 쉬운 문제는 맞히지만 어려운 문제는 여지없이 틀리는 것이다.(195p)

 

내가 학교다닐때도 고민했던 부분이고 지금 가르치는 학생 중에서도 그런 학생들이 있다. 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학생. 공부가 조금 덜 되었을 수도 잇다. 조금 더 하면 그 한계점을 넘어갈수 있는데 항상 자신이 그어 놓은 한계까지만 공부를 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그 외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틀릴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이 이유로 노력이 아니라 사고력의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노력은 충분히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사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그 모든 내용을 잠시동안만 알고 있을 뿐 깊이 있는 이해는 어렵고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틀려버리게 되는 것이다.

 

방학만 되면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잔소리도 많아진다. 회사에 나가는 아버지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내 붙어 있어야 하는 엄마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이제 더이상 잔소리를 하지 마시라. 단지 이 책을 던져주어라. 그것을 읽고 이해하고 깨닫고 그대로 행하고 아니고는 당신 자녀들의 문제이다. 아이들도 다 생각이 있다. 그 생각조차 없다면 그의 인생은 그냥 내버려 둘수 밖에 없다. 이미 중,고등학생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이다. 아무리 부모가 잔소리한다고 들을 나이도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들 자신의 몫으로 던져주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으례히 따라오는 질문은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는 것이다. 솔직히 그 질문에는 대답을 망설이게 되는것이 좋아하는 작가가 없다기보다는 너무 많아서이다. 장르마다 좋아하는 작가가 다 따로 있으며 나라마다 좋아하는 작가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여러사람을 꼽게 된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으니 만화에 있어서는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마스다미리를 꼽을것이다.

 

그녀의 그림과 글을 처음 본 것은 [주말에는 숲으로]라는 책이었다. 그녀의 이름을 듣는다면 누구나  수짱 시리즈를 먼저 대표작으로 꼽겠지만 내게는 그 작품이 아닌 이 작품이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듯이 그녀의 작품은 그리 특이하지 않다. 묘사를 세세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컬러감이 있는 것도 아니며 배경이 자세하지도 않다. 그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적당한 볼륨감으로 남녀를 구별하고 눈도 그냥 점 두개로 표시할 뿐.

 

하지만  그 단순함이 읽다보면 단순하지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선 하나가 예사로 보이지 않게 된다. 배경에 있는 몇 개 안되는 물건들이 소중하게 보이게 된다. 그렇게 보인다면 당신이 마스다미리의 그림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그림 뿐 아니라 그녀의 카툰은 대사 하나하나가 다 곱씹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냥 툭하고 던져 놓는 하나의 문장 같은데 어쩜, 그리 내맘과 같은지 하면서 공감하게 되고 이런 문장들을 외워두었다가 어디에선가 다시 한번 써보고 싶고,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린다. 그런 느낌은 특히 수짱 시리즈에서 받을때가 더 많다. 그런 그녀의 실제 생활을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 책으 주인공은 마스다미리, 그녀이다. 실제로 그녀가 이렇게 만화 인물하고 똑같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뱅헤어를 한 어깨까지 오는 길이의 스트레이 헤어. 수트보다는 편한 옷차림으로 정말 가기 귀찮아하면서도 자신의 글을 위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을거야'라는 생각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이벤트들을  쫓아다니는 그녀. 약간의 과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것은 그녀의 모습일 것이다. 일을 하면서 새로 만나는 편집자들.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편집자가 때로는 그렇지 못한 편집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만남들까지 하나하나 소소히 그려가면서 그녀는 오히려 더 큰 기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때는 이랬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의 지금 현재의 모습만 나오지는 않는다. 그녀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되었는지 그녀가 처음에 도쿄에 오게 된 이야기부터 학창시절에 어땠는지도 자세히 밝혀주고 있다.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녀. 절대로 튀지 않았던, 오히려 나머지 공부까지 해야 했던 그녀가 어떻게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그런 유명한 작가가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었을 것이다. 꼭 그것을 하고자 했던 그런 열정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끈기와 성실함도 한몫 할수 있겠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하고 또  열심을 다해서 했고 그 이후에 다시 새로운 생활.

 

사실 그녀의 성격이라면 그 선택은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과감하게 단행했다. 그리고 그 결단이 있었기에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 그냥 힘들것이라 생각하고 오사카에서 그 자리에 머물렀더라면 지금 우리는 수짱을 비롯한 그녀의 작품들을 못 볼수도 있었을 것이다. '평범하고 느긋한 작가생활'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녀의 일상생활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러 다니는 일상이 평범할 수가 없다. 느긋하다고 하지만 실상 원고를 쓸때가 되면 그렇게 느긋하지도 않음을 그려주고 있다.

 

작가라는 직업을 비추어 볼 뿐 아니라 마스다미리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즐거워하면서 볼 책. 이 작가의 일상생활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작가가 되기까지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책이 나오기까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충분히 공감하면서 재미나게 읽을 이야기. 난 [주말에는 숲으로] 같은 책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작가님, 그건 언제쯤 나올까요. 혹시 속편의 계획은 있으신가요. 수짱 시리즈처럼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텐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탐독 - 나무 박사가 사랑한 우리 나무 이야기
박상진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을 두고 영어로는 green hands를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있다. 어떤 사람은 죽어가는 식물을 키워도 다시 살아나는가하면 멀쩡하게 잘 살아있던 식물도 하루아침에 죽게만드는 마법의 손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식물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더군다나 그린핸즈는 아닌 마법의 손에 가깝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동물이나 식물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가 있겠다.

 

그런 나에게 '이런 책은 별 쓸모없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지만 첫장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는 나무라는 존재에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나무라는 존재는 잊고 살지만 우리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단지 그냥 지나치는 배경 속에 있었을 뿐. 하지만 그들은 살아서 숨을 쉬고 있었고 또 그렇게 내 배경속에서 나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였었다. 내가 호흡할수 있게 만들어주는 존재말이다. 새삼 과학시간에 배웠던 이야기를 복습하지 않아도 알수있는 것인데 왜 깨닫지 못하고 지냈을까.

 

식물도감처럼 어떤 종류의 나무가 있고 그 나무가 어디에서 자라며 그 나무의 생김새는 어떠하고 이런식으로 지리하게 펼져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속에서 어떤 나무가 있었다던지 또는 어디에 가면 이런 나무가 있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던지 또는 저자가 어떤 학술활동에 참여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그려내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어 버린다. 자신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나무들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추억속에서, 기억속에서 있었던 나무들의 이야기도 빼놓을수 없다.

 

특히 할머니의 이야기를 할때 같이 소개되는 매화이야기는 정말 가슴 절절한 사연이 아닐수 없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화투. 1월 소나무, 2월 매화나무, 3월 벚나무, 4월 등나무, 5월 붓꽃, 6월 모란, 7월 싸리,9월 국화, 10월 단풍나무, 11월 벽오동나무를 형상화했다.(153p) 화투를 몰라서였을까 그 화투패들이 달을 의미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속에 그려진 그림들이 전부 나무들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그 그림들이 다시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단지 소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무들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드러내는 편이다. 일본을 상징하는 금송들은 대통령에 의해서 심어졌어도 역사적으로 맞지 않으므로 위치를 옮겨야 한다던가 또는 봄이면 아름답게 피어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니 조금은 자제를 해달라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오늘날 벚꽃에 길들여진 눈으로 보아 꽃이 아름답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의 현대사를 망쳐놓고 조금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대표 꽃, 벚나무 심기를 계속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더욱이 우리 문화가 서려 있는 천년고도 경주를 비롯하여 유명 사찰 등 전통 문화유적지까지 벚나무로 뒤덮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120p)

 

역사적이나 사회적 문제 뿐 아니라 문학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우리가 흔히들 쓰곤 하는 갈등이라는 글자이다. 이것이 한자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단어의 유래가 어디였을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써왔다. 우리말 갈등의 사전적인 뜻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이며, '갈'은 칡이고 '등'은 등나무를  뜻한다.(100p) 등나무도 칡도 얽히는 식물과에 속한다. 혼자 있어도 다른 식물들을 휘감는 아이들이 서로 만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얽힘의 정도란 과히 상상조차 되기 힘들다. 그러니 그 갈등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자주 쓰는 단어이긴 하지만 그 뜻을 알고나니 또 새롭게 보이게 되는 글자이다.

 

예전 어느 드라마에서였나 '나는 나무가 될거야.' 라는 대사를 들은 적이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을 믿는지라 윤회를 한다거나 다시 태어난다거나 하는 것을 믿지는 않지만 사람이 아니라면 나무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도 사람들의 세계와 같아서 서로 친하게 지내는 숲도 있는가하면 다른 나무들은 아예 살수 없게끔 방어를 하는 숲들도 있다곤 한다. 그 세계도 겉에서 보듯이 두루 평등한 사회는 아닌것이 맞나보다. 그러나 꿋꿋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내는 나무처럼 그렇게 오래도록 한자리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주위의 모든 것들을 지켜보면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색 고전 : 동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녹색고전 동양편, 서양편과 비교했을 때 일본, 중국, 인도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영어번역만 하는줄 알았는데 일본어에도 일가견이 있었나보다. 만능백과사전이 대답을 해주듯이 이건 이렇고 저건저렇고 설명을 해줄 때 보면 사뭇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한국작품이 많이 소개되지 않은 것은 세트로 구성된 녹색고전 한국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의 소재는 역시나 생태문학이다. 주로 고전이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일본의 전통시인 하이쿠로부터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장자의 글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학이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했던 것은 역시나 인도문학. 흔하게 접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그 문학작품들은 생소하면서도 또한 새로운 것을 본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요즘은 인도소설들도 가끔 번역되어서 볼 기회가 있는데 같은 아시아권이라 하더라도 조금은 다른 그 문학작품들이 낯설면서도 재미를 준다.

 

공자는 일찍이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고,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라고 말했습니다.(98p) 안빈낙도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인용한 공자의 글귀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남들보다 큰 집에 살기 위해서, 그리고 남들보다 좋은 차를 타기 위해서 너무 아둥바둥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사람이 한순간 살고 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노후준비라던가 또는 자녀들의 학비문제라던가 걱정을 아니할수는 없는 것이겠지만 공자의 글을 보고 있노라니 굳이 꼭 그렇게까지 살 필요는 있을까 하고 다시 한번 되새겨 생각해보게 되는 것도 있다.

 

가령 매화한테서는 고상한 마음을 배우고, 난초한테서는 그윽한 마음을 배우며, 국화한테서는 소박한 마음을 배운다고 말합니다.(264p) 청나라 초기의 문장가 장조가 쓴 [유몽영]이라는 책이 실려있는 글을 보고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본문에서는 각종 꽃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여러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사람이 굳이 사람에게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흔히 별볼것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가가기 마련이지만 이 글을  쓴 사람은 그들 하나하나를자세히 살펴보고 그들 각자가 주는 느낌을 살렸을 것이고 그리고 그들을 마음에 두고 한참을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풀 한포기, 꽃 한송이, 제대로 보고 지나간 적 있었을까. 새삼스럽게 주위의 환경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때이다.

 

책속에서는 식량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어딘가에서는 음식을 버리고 살을 빼곤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아이들이 굶어죽는 문제도 다루고 있고 4대강 문제로 인해서 환경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정작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것때문에 가뭄이 해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자세히 모르는 나로써는 어느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이야기는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오염이다. 먹을것이 없어도, 물이 없어도 어느정도 사람은 목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공기가 없다면, 즉 숨을 쉬지 못한다면 단 일 초도 살수 없을 것이다. 그런 공기의 질이 점점 나빠져가고 있다.

 

제2의 노아의 홍수를 걱정했지만 그것보다도 대기오염이 더 심각한 문제인듯 하다. 예전에만 해도 사는 것이 이상했던 물을 요즘에는 자연스럽게 사 마시듯이 나중에는 공기도 돈을 주고 사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나무를 심는 것 외에는 진정으로 이 공기들을 정화시킬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공기정화기를 하루종일 틀어놓고 살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오늘 하루도 하늘이 하루종일 찌푸린 회색빛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든애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이름이 책속에 나온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작가나 번역자라서 내 이름이 실리는 것도 아니고 책 만드는데 참여해서 이름이 실리는 것도 아닌 소설속의 주인공 이름이 나와 같은 경우라면 어떤 느낌이 들건가 말이다. 흔한 이름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경우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실제로 만화주인공 이름과 같아서 사람들이 한번에 이름을 쉽게 기억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말이다.

 

8개의 정신병적 반응을 소재로 해서 쓰여진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에는 '에로토마니아'라는 증상을 소재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증상, 주로 연예인들에게 많이 가지는 감정이라고 한다. 사생팬이라는 말이 있다. 말그대로 죽자고 쫓아다니는 아이들이다. 예전에는 아마도 HOT나 젝스키스 그리고 서태지때 가장 절정을 이룬듯 했다. 요즘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 좋아서 따라다니는 것이지 그들중에 누구라도 저 아이돌이 나를 좋아한다는 그런 병적인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이 존재한다.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주인공의 이름으로 삼아서 로맨스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다. 하루나 미사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주인공으로 삼아서 소설을 쓴다. 최근 읽었던 나서영 작가의 소설 [나를 위해 사랑하세요] 라는 작품에도 이런 설정이 있다. 작가 이름과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이 똑같다. 거기다가 직업도 똑같이 작가였다. 자전적인 이야기기인가 해지만 그것도 엄연한 소설이었다. 같은 설정을 보니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한 느낌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연애를 하는 대상도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고이치라는 개그맨. 예전에 개그맨이었지만 지금은 음식을 만드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고이치는 실제로 자신이 하루나 미사키, 그녀를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고 열심히 스토킹 중이다. 엇갈린 두사람의 감정은 어디서 마주하게 될까. 그들이 마주쳤을때 그 감정의 분출은 어디로 튀게 될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참 묘한 녀석이라 두사람의 감정이 서로 같은 주파수로 마주쳤을땐 아주 러브러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둘 중 하나의 감정이라도 다른쪽으로 향하게 된다면, 또는 너무 과하거나 덜하다면 이 결과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낳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단지 짧은 단편들이 모여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반복되어 등장하면서 연결점을 준다. 앞에서 등장했던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고 앞에서 언급되었던 이야기가 다시 나오게 되는 것이다. 단 시간순서대로 흘러가지는 않아서 같은 시대에 일어난 사건도 있지만 그 이후에 일어난 사건도 있고 또 그 이전에 벌어졌던 사건들도 있다. 이야기를 하기 전 연도를 언급하고 있으니 주의깊게 보고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제대로 된 흐름을 타는 법이겠다.

 

소설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던 고이치가 일하던 곳이 배경이 되어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음식속에서 튀어나온 손가락 과연 그 손가락은 누구의 손가락이며 이 사건은 또 어떤 결과를 향해 가는 것일까. 이야기 자체는 미국의 인기드라마였던 CSI를 연상케 한다. 보통 그런 사건들은 그 매장에서 사람의 시체를 발견하고 신원을 찾아가는 등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이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클레이머, 쉽게 말하면 블랙리스트의 손님을 뜻한다. 아마도 그 업계에서는 진상손님으로 불리고 있지 않을가. 정말 잘못된 것을 따지기보다는 그냥 일단 따지고 드는 것을 자신의 낙으로 삼는 그런 사람들도 분명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대응하는 서비스업계의 사람들이 '스마일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육체적인 노동도 분명 힘들지만 정신적인 피로도도 쌓이면 병이 된다. 재때제때 풀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이 어느순간 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작가의 책은 [여자친구]로 처음 접하고 두번째다. 두 권 모두 그렇게 쉬운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조금은 세고 강한 이야기들. 그렇다고 해서 본격 스릴러장르처럼 누가 끊임없이 죽고 터지고 깨지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조용한 가운데서 일어나는 수면의 변화가 멀리멀리 퍼지듯이 잔잔함 가운데서 그녀는 한방을 훅훅 날린다. 잽으로 연속으로 들어오다가 간혹 터지는 큰 어퍼컷은 훅하고 들어와 억하고 꽂히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