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 바가지 3 - Novel Engine POP
아키카와 타키미 지음, 시와스다 그림, 김동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누구라도 살 수 있는 술과 어느 집에서든 내놓을 수 있는 요리로 돈을 버는 우리 가게는 이미 그것만으로도 바가지. (7p)라는 아버지의 말버릇을 따 손님들이 붙여준 이름 [바가지]. 이곳에서는 술과 음식을 판다. 그저 음식만을 파는 술으로 파는 음식점이라면 아무데서나 지극히 많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단골로 이곳에 오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음식이 맛있고 그에 따른 좋은 술이 곁들여져야 한다는 것은 음식점의 기본조건이다.

 

요리를 하는 미네와 청소와 보조를 담당하는 카오루. 부모없이 자매가 운영하는 이곳, 여느때와 다름없이 포렴을 내걸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여느 가정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이곳 바가지에서의 음식은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무언가 화려하거나 하지는 않아도 그 속에는 손님들을 위하는 미네의 마음이 담겨있다.

 

혹시나 나이 든 노인이 병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할까 식단을 걱정하기도 하고 조금 힘들어 보이는 손님이 있다면 그 마음까지 기분까지 고려해서 음식을 권하고 술을 내준다. 미네라는 주인장으로 인해서 손님들을 더욱 기분좋게 먹고 마시고 돌아가는 셈이다.

 

왔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기운을 얻어 돌아갈 수 있는 장소, [바가지]는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이길 바란다. 많은 손님이 바가지는 자기 집처럼 평안한 장소라고 말해준다. 정보도 고민도 공유하고 기쁨과 슬픔도 나눈다.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123p)

 

때로는 그 선이 어디까지일지 생각을 해야만 한다. 아무리 단골이라 하고 아무리 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손님도 있는 법이고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가족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다 드러낼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시해버릴수도 없다.

 

조금만 더 참견을 하면 오지라퍼가 되어 버릴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자니 마음 착한 미네의 입장에서는 걸리는 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사건들도 발생을 한다. 그 적당선이 중요한 법이다. 마음을 끓이던 미네에게 단골 손님은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음식점이 있다면 당신은 단골이 되고 싶을가까 누군가와 함께 들러도 좋을 것이고 혼자여도 좋다. 그곳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니 말이다. 아기고양이 다섯마리를 나란히 입양하는 손님들이 어디 흔하겠는가 말이다. 그냥 두면 죽을지도 모르는 고양이를 구출해서 한마리씩 나눠서 키우는 손님들. 급기야 고양이들과의 모임을 주선하게 이른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하지만 어디에선가 이른 비슷한 음식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알고 있는 북카페 하나가 생각이 났다. 그곳의 주인장도 미네와 비슷하다.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풀며 사람들을 좋아해서 한번 그곳에 들리기만 하면 모두들 단골이 되어 버린다는 그 장소.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아지트 역할을 해주던 그 북카페. 한번 자리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어서 개미지옥이라 불리던 그 카페. 아마도 카페주인의 마음도 미네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바가지를 씌우지 않은 [바가지]라니 간판사기라고.(186p)

 

우리는 흔히 바가지 썼다 라는 말을 한다. 제값보다 더 많은 돈을 주었다는 뜻이다. 물건일 때도 있고 서비스일 때도 있다. 그런 바가지라는 명칭을 내걸고 이름으로 만들어 버린 음식점 바가지. 이름은 그럴지언정 이 곳에서는 절대 바가지 쓸 이유는 없을 것 같아 더욱 마음이 동한다. 아니 설령 바가지를 썼다 하더라도 이곳에서의 바가지는 기분좋게 쓴 바가지일수도 있다. 좋은 친구들와의 기분 좋은 만남. 그런 시간을 보낼수만 있다면 바가지쯤이야 괜찮지 않은가.

 

최근 읽었던 [투명카멜레온]에서는 IF라는 이름의 바가 나왔었다. 바가지에서 1차로 밥을 먹고 IF에서 맛난 칵테일을 마시며 2차를 한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풀코스일 것만 같다.

같이 가실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기고양이 두마리에 시바견 한마리, 어디서 굴러 들어온 큰 고양이 한마리에 거북이 열마리, 거기다가 비둘기 가족들까지 동물들로 가득한 이 집은 과연 인간이 사는 집인지 동물들이 사는 그들의 집인가도 궁금해지는데 이번에는 너구리 가족들까지 몰려왔다. 동물들끼리도 의사소통이 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여기는 동물이 사는 집에 인간이 얹혀 살고 있는 형국이다.


< 저 너구리 가족이 왜 저리 드러누워 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보시라!!! 

반드시 빵하고 웃음이 터질것이다. 분명!!!! >


콩알이 팥알이가 돌아왔다. 1권에서의 모습 그대로 말이다. 고양이들은 정말 금방 큰 어른 고양이가 되어 버린다. 그 과정을 직접 몸소 체험한 바 있기에 두려웠다. 이렇게 귀여운 요 녀석 둘이 변신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말이다. 작가는 그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8권이 되어도 요 녀석들은 그 귀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일 수 밖에 없다. 진짜 그림의 저 모습 그대로의 두마리라면 누구라도 이뻐할 것임에 틀림없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시바견 두식이도 여전하다. 늠름한 모습 그대로 말이다. 아니 보기에는 그러하나 고양이들과 생활하는 것에 몸에 배인 이 녀석은 고양이들의 행동을 따라한다. 물론 금세 제 모습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용기가 있다기보다느 애교가 많고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편에서는 다이어트로 인하여 절망 필사적으로 고통을 이겨내게 되는데 두식이의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저 연필로 몇번 휙휙 그은 것 같은 것 뿐인데 어느틈에 귀여운 콩알이와 팥알이가 그려져 있다. 그저 몇번 연필을 뉘여서 색칠한 것 같은데 두식이가 완성되어 있다. 종이와 연필이 주는 느낌은 편안하다. 눈에 자극도 주지 않고 부담감이 없어서 더욱 집중해서 읽는다. 하나하나의 스토리에 빠져들어서 읽다보면 어느새인가 콩알이와 팥알이의 팬이 되어 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싶어진다. 아, 물론 가끔씩은 집안을 온통 어질러 놓는일이 있다 하더라도 좀 참아야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합리적 의심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고인 김유선, 들어오세요."

잠시 후, 옆문이 열리며 교도관들의 사이에 끼어 푸른 수의를 입은 김유선이 들어왔다. 법대를 향해 인사를 꾸벅하고는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변호사 옆자리에 앉았다.


딱 여기까지 읽고 일단 읽던 걸음을 멈췄다.상상을 해본다. 법정 안. 재판관 세명이 법대 위에 앉아있고 반대편으로는 검사가 법복을 입고 있다. 이쪽으로는 변호사가 있다. 그리고 방청객들. 그 속에 수의를 입은 한 여자. 이 여자는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에게 내려지는 선고는 어떤 것일까. 딱 38페이지를 읽었을 뿐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머릿속을 떠돈다. 실제로 비슷한 일이 현실 속에서 있었기에 더욱 궁금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책장을 넘긴다.


판사이면서도 추리소설을 썼던 도진기 작가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이제는 공직을 떠나 변호사로 돌아온 작가다. 그가 판사직에 있으면서 썼던 추리소설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약간 그 행보를 달리한다. 뒷표지와 작가후기에서도 미리 말해두고 있듯이 이 책은 법정소설이다. 


사람이 죽은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검사와 변호사가 팽팽히 맞서고 그 가운데 판사가 중재를 하고 변론을 듣고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추리소설을 기대했지만 새로운 분야의 소설로 말미암아 더욱 흥미가 동하게 된다.


제목이기도 한 '합리적 의심'은 법정용어로 의심스러운 상황인 경우에는 전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따른다는 원칙에 근거해서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 즉 합리적인 의심이 존재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판사는 유죄를 선고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잘못된 판결로 인해서 무죄인 피고인이 고통을 받을까 우려해서 만들어 놓은 원칙인 셈인데 이번 경우에는 오히려 그것이 발목을 잡는다. 이 판사는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여기 술에 취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그들은 손에 또 술을 들었다. 투숙한 두명. 시간이 지난후 카운터에 전화가 온다. 남자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를 해달라는 것이다. 부리나케 올라가보니 남자가 숨을 쉬지 않고 있다. 업고 뛰는 중에 구급대를 만나서 옮겼지만 결국 그 남자는 며칠이 지난 후 숨을 거두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여자가 의심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도 그 부분은 지적하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가 술에 취했고 젤리를 먹으려다가 목에 걸렸고 자신이 빼내려고 했다고 주장을 한다. 남자는 그대로 화장되어 버렸고 그 누구도 부검을 의뢰하지 않았다. 그 이후 보험금이 그여자에게 지불되었고 그제서야 그 여자의 범행이 물위로 드러났다. 


분명히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어떠한 증거도 남아있지 않았다. 증거가 있었다 한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버려 시간이 흘러 증명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모든 것은 일부 증인들의 말로만 대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판사는 무엇을 근거로 그녀에게 유죄라는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는 이런 사건은 누가봐도 판결을 내리기가 어렵고 심적으로 무거운 짐이 된다. 여론에 따라서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혼자서 균형을 잡고 결론을 내려야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삼인의 판사 그중 다수결로 내려지는 판결. 저 여자는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드라마 한편과 책 한권이 떠오른다. 판사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와 공지영 작가의 [해리]다. 김유선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계속 묘하게 연상되는 해리다. 드라마는 판사를 주인공으로 했기에 자연스레 연상이 된다.


전직이 판사였던 작가는 그 누구보다도 법정신들을 차분히 그리고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고 논거를 주장하는 검사와 변호사들. 그리고 모든 것을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판사들. 법정드라마의 적격인 작가가 그려냈기에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9.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한 권의 잡지를 다 읽고 나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동도 받았지만 늘 보던 그런 감동과는 달리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한두군데가 아닌 여러곳이 되었다. 그중 하나는 서울 합정동. 그리 멀지 않아서 나들이 삼아서 가도 좋을 곳이다.< 응답하라 청춘아지트>에서는 '취향관'이라 불리는 문화 살롱을 소개해 주고 있다. 


과거 유럽에서 특권층만 이용하던 그런 살롱의 개념을 그대로 가져와서 반영한 취향관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위해서 3개월 단위의 회원제로 운영된다. 탐색보다는 대화를 위해서다. 나이도, 하는 일도, 사는 곳도 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한번쯤은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그런가 하면 바로 뒤에 나오는 기사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는 청주 연초제조창을 소개하고 있다.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 나오는 건물들은 매번 볼 때마다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이번 호도 역시다. 원래는 담배공장이었다. 그 건물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개방형 수장고 개념을 도입해서 직접 보고 감상할 수 있으니 더욱 가까이 예술 작품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가까이 있는 두곳을 보았다면 조금 멀리 눈을 돌려보자. <마을로 가는 길>에서는 부산으로 간다. 아미동 산19번지. '무덤위의 달동네'라는 별명이 붙었던 그런 동네. 한사람이 지나가기도 어려운 정도의 좁은 골목길 속에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카페도 있다고 하니 골목길을 자박자박 걸어보고 그곳에 들러 진한 커피 한모금을 해도 좋을 것이다. 


더 멀리 미국으로 가보자. <모두의 디자인> 코너에서는 워싱턴 DC에 있는 스타벅스를 소개해주고 있다. 그게 뭐 특별하냐 싶지만 이곳은 25명의 점원 모두가 미국식 수화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사이님 스토어 즉 수화매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쿠알라룸푸르 스타벅스에서 매장에서 영감을 얻어 미국수화 매장 1호점을 열었으며 청각 장애인 사랍학교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다고 하니 그들에게 가장 편안한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커피를 마실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문 하나 하는 일 마저도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을 전에는 전혀 하지 못했다. 그들을 위한 전문카페가 있다고 하니 미국이라는 나라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대하는 모습을 아주 조금 본 것 같아서 약간 부럽기도 하다.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지게 만들어 버린 샘터 3월호. 따스한 이야기들로 감동을 줄 뿐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을 소개하는 여행책자의 역할까지도 하게 된 셈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 지도
앤드루 더그라프.대니얼 하먼 지음, 한유주 옮김 / 비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지도는 길을 알려준다. 낯선 장소에 간다 하더라도 지도만 있으면 자신이 목적하는 곳을 찾아갈수 있다. 소설은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작가가 만들어 낸 그 길을 따라갈 수도 있지만 그 길 외에 다른 길로 갈 수도 있고 그렇게 다른 길로 돌아가다가 작가가 의도한 길에서 같이 만날수도 있다.


소설과 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 그 이질감을 극복하고 어떻게 하모니를 만들어 낼 것인가 궁금함이 필수적으로 들게 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비롯해서 셰익스피어의 햄릿, 로빈슨 크루소, 오만과 편견, 크리스마스 캐럴, 미국 노예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삶에 관한 이야기, 모비딕, 풀숲의 가느다란 녀석, 80일간의 세계 일주, 허클베리 핀의 모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바벨의 도서관, 제비뽑기, 보이지 않는 인간, 고도를 기다리며,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 시간의 주류,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까지 총 19편의 이야기들이 간략한 설명과 함께 지도화 되어 있다. 이야기들을 어떻게 지도로 만드냐고? 그것은 직접 확인해야만 할 것이다.


처음에는 약간 난해하다는 느낌마저도 든다. 이것을 대체 어떻게 이해하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한번 이해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세계로 접어듬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고 무한한 능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첫 작품 오디세아아를 가볍게 건너뛰고 햄릿으로 넘어간다. 두작품 모두 읽었으나 원본이 소설이 아닌 희곡인 이 햄릿을 대체 어떻게 지도로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더 컸던 까닭이다. 


햄릿에는 <엘시노어 성>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햄릿을 책으로만 읽어도 충분히 생생하다고 하면서 이 책에 속한 지도는 현재 위치한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연극 그 뒷편의 특정한 면면을 밝히기 위해서 그려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엘시노어 성을 배경으로 하여 각 등장인물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들, 그들의 감정, 서로간의 갈등. 그 모든 것이 이 지도상에서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등장인물들의 동선을 따라서 이동하며 우리는 충분히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아마 햄릿을 읽었다면 더욱 몰입해서 따라가면서 보게 될 것이고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워낙 유명한 햄릿이다 보니 더 큰 재미를 느끼고 그 동선들 사이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졌었는지 궁금함을 느끼고 책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런 것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총 5막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장마다 다른 지도를 필요로 한다. 등장인물을 특정한 색으로 지정해 두고 그들의 동선을 지도에 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른 색이 같은 길을 따라서 그어져 있다면 그들간에 어떤 일이 있었다고 보아도 되겠다. 특히 마지막인 5장의 2막에서는 한 장소에서 여러 색이 왔다갔다 함을 보여줌으로써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향해가고 있음을 드러내며 특히 검은색으로 표시한 햄릿이 행보가 방황을 하는 듯한 것을 볼 때 그의 갈등의 극을 표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지도를 봄으로써 모든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파악할수는 있으나 세부적인 디테일과 세세함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지도를 통해서 한 작품을 지도화 시켜놓은데는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대단한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무인도에 떨어진 로빈슨 크루소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망망대해에 딱 하나의 섬을 그려놓음으로 그것을 단 한 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 속에 들어있는 자세한 이야기는 또다른 지도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읽은 책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쏠솔하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또 어떠한가. 런던을 떠나서 이나라 저나라를 여행하면서 80일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단 두페이지의 그림으로 모든 것을 다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작품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맥락을 파악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다. 그림을 자세히 본다면 그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추정이 가능할 것이다.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에 관한 관심도 커진다. 특히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작품은 지도를 보는 순간 이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지도와는 다르게 같은 크기의 모양이 끝없이 이어지는 그림. 어디서부터가 처음인지 어디서부턴가 끝인지 도무지 알수 없을 지경인 그림이지만 이것을 통해서 혼돈을 나타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된다. 역시 이런 책을 다른 책을 부르는 재주가 있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하나의 지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지도를 보고 당신은 어떤 책이 떠오르는가. 어렵다고 느껴지는가. 분명 제목에 해당하는 단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정답은 104-5 페이지를 참고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