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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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사 對 악마, 악마 VS 천사. 사람들은 과연 어느편을 응원할까. 대부분은 아마도 천사가 착한 아이니까 당연히 천사를 응원해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그러나 여기에 전제조건이 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악마가 천사를 죽였다'가 아니라 '천사가 악마를 죽였다'면 그 천사는 여전히 착한 천사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죽였으니 그 또한 악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일까.

 

오랜만의 심리스릴러다. 스릴러라 자고로 '속도감'이 생명이라고 부르짖는 나에게 심리스릴러란 인내심을 요한다. 사건이 급작스럽게 진행이 되지 않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촘촘히 연결된 조직들이 숨쉴틈없이 몰아붙인다. 그 틈속에서 숨구멍을 찾아내어서 숨을 쉬면서 호흡을 이어나가면서 이 심리극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스릴러란 속도가 생명이이지만 심리스릴러난 촘촘함이 생명이다. 빈틈이 느껴지는 이야기 속에서는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기 힘들고 그렇게 되지 못하면 심리스릴러의 제맛을 느끼기 힘들어진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사람들은 스릴러는 좋아하지만 심리스릴러는 조금 외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뛰어난 수작을 만나면 그런 차별은 무색해지고 만다.

 

6백여쪽이 넘어가는 심리극. 방대한 분량에 놀라게 된다. 보통의 심리스릴러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사람들이 촘촘함에 질릴까봐 배려를 해주는 것일수도 있고 이갸기를 심리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힘들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단점들을 피하고자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건들을 연속적으로 배치해 두었다. 사람들이 정답에 가까이 갈만하면 새로운 사건을 터뜨려서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물론 원래 사건과의 끊어지지 않는 연관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신병자의 문제는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알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에요. 그건 변치 않아요.

이제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조용히 세상을 살아가려면 약을 잔뜩 먹어야 하니까요." (31p)

 

바닷새, 나폴레옹, 클레오,기자까지 저마다 자신만의 별명을 가지고 불리는 이곳, 정신병원이다. 이들은 하루하루를 약에 취해서 살아간다. 자신들뿐 아니라 병원 관계자들에게도 관능녀, 알얄꿀꺽이라던가 하는 별명들을 붙여놓고 자신들이 편한대로 부르고 있다. 증상도 다양하다. 자신이 나폴레옹이나 클레오 파트라인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온갖 뉴스를 다 외워서 다니는 기자도 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반드시 사건이 생기긱 마련이다.

 

어느날 밤 당직을 서던 간호사 죽은채로 발견된다. 발견한 사람은 바닷새와 소방수 피터. 병원에서는 그냥 일반적인 사건으로만 여기고 묻어두려고 한다. 그것이 이 정신병원을 계속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비결이라도 되듯이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연속된 사건이라는 것을 알고 검사 루시가 이곳에 단독으로 도착한다. 그녀는 자신이 조사하던 다른 일련의 사건와 이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서 이 병원에 머무르면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으로 바닷새와 소방수 피터를 지목한다. 그들은 이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끝이 잘려나간 손가락. 그것으로써 루시는 이것이 연속된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는데 자신이 조사하던 사건들도 하나같이 손가락이 잘려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하나부터 셋까지 다양하게 잘린 손가락은 아마도 숫자를 의미하지 않을까. 얼만 전 읽었던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아이들을 죽이고 그 손톱에 숫자를 남겨두었던 범인. 연쇄 살인범은 꼭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남겨놓기 마련인건가.

 

정신병원이라는 닫혀진 공간에서 범인을 찾기란 그렇게 쉽지 않다. 일단 제정신인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첫번째 문제일 것이고 겉으로는 무조건 도움을 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그냥 이 사건을 묻어버리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관리직들도 문제다. 과연 루시를 비롯한 삼총사들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짧은 단발머리만 골라서 죽여왔던 이 사건은 여기서 중지되는 것일까 아니면 어디선가 또 다른 범행이 저질러지고 있을까.

 

천사를 보려고 하지 마. 천사가 보는 걸 보려고 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목소리들이 다급한 경고를 외쳐댔다.

그만해! 그러지마! (446p)

 

 

자신의 실제상황을 바탕으로 과거를 거슬러가며 생각을 더듬어가면서 바닷새 프랜시스의 입장으로 쓰여지는 이야기들은 다른 어떤 스릴러만큼이나 촘촘하고 교묘하다. 어디 한군데 뚫을 공간이 없이 여겨지기도 한다. 지금 한창인 올림픽 게임의 펜싱 경기처럼 내가 이곳을 찌르면 방어해서 튕겨내고 내가 저곳을 찌르면 방어해서 쳐내버린다. 때로는 내가 어느 곳으로 공격을 할지 미리 알고 이미 방어태세를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훅 찔러 들어오는 한방. 그 한방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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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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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책만 잘 못된 줄 알았다. 손목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묵직함을 자랑하는 책을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본 순간 뭔가 너덜거리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고. 출판사에서 책을 찍을 때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책을 보낼 때 누군가 쓰던 중고책을 보낸건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전반적으로 빼곡하게 포스트잇을 비롯해서 각종 자료들이 붙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스타크 엑스포 티켓을 비롯해서 토니 스타크 명함, 아크원자로 도면, 출입증, 연구노트 및 국방부 문서까지 40여종의 별첨자료가 첨부되어 있는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를 높여준다. 어디서도 이런 자료들은 찾을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수퍼맨, 배트맨,스파이더맨을 비롯한 각종 수많은 히어로들이 존재한다. 수퍼맨처럼 맨몸으로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경우도 있고 스파이더맨처럼 자신만의 주특기를 내세우는 경우도 있고 엑스맨처럼 변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언맨은 자신이 변신을 하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특수한 아머를 만들고 그것을 입으면 강해지는 그런 케이스다.

 

'날아라 날아, 로보트야, 달려야 달려, 태권브이'가 생각났다. 너무 올드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린시절 보았던 태권브이. 마징가제트에 대항할 캐릭터로 충분했던 태권브이. 무적의 우리친구 태권브이의 아주 많이 발전된 케이스라고 하면 아이언맨 측에서는 조금 속상하려나.

 

전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아이언맨 굿즈들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피규어를 비롯해서 옷이나 컵같이 상품에 결합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아이어맨 퍈팬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한번 보면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고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각종 자료들을 비롯해서 아이언맨 아머들의 변천과정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다.

 

마크1에서 마크 42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하나하나사진으로 자세히 보고 설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 책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수 없는 자료다. 그냥 고철 깡통같았던 아머 1에서부터 아이언맨이라고 하면 당연히 알고 있던 붉은색의 조합이 아닌 푸른색의 조합이 보이는 마크 37, 그리고 여러가지 모양으로 바뀌는 아머들을 보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걸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아머들에게 각기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아이언맨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더욱 반가울수도 있겠다.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스토리를 알고 있던 나는 아이언맨에 관한 진정한 매뉴얼을 본듯 해서 이 책을 읽고나서야 비로소 아이언맨 영화를 봐야겠다는, 아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머소개와 더불어 각종 배경들 소개도 빼놓지 않았고 자세히 사진을 찍어서 설명을 하고 마지막에는 스타크에게 가해지는 국제적인 위협과 더불어 그들의 친구들을 설명함으로써 마치고 있다.

 

자비스가 포츠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어 어느 낯선 장소에 갔을때 그곳을 설명해주는 가이가 옆에서 설명해주는 느낌이라 더욱 쉽게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다. 아이언맨의 팬이라면 더욱더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한 권의 책. 아이어맨의 팬이 아니라 할지라도 한번 보면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책, 그것이 바로 아이언맨 매뉴얼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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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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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집? 돈? 가족? 사랑? 물질적인 것만 놓고 본다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무래도 의,식,주일것 이다. 그중에서도 주, 즉 '집'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자. 집이라는 공간은 사람이 살아가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방으로 나뉘지기도 한 그 공간속에서 사람들은 일을 하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인형놀이를 통해서 사람과의 대화라던지 이해관계를 배우고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인형들은 어디서 사는가. 결국은 그들 또한 집이라는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인형의 집. 막연하게 사람이 사는 집을 조그맣게 줄여놓은 모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미니어처'라는 개념은 그냥 대충 만들어 놓은 아이들의 장난감과는 또다른 차원의 세계다.

 

미니어처의 사전적인 의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모형이 바로 미니어처에 해당된다. 미니어처는 주로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차 · 배 · 가옥 · 건물 · 비행기 등의 미니어처가 많이 사용된다.(네이버) 중세시대에는 '일루미네이션'을 뜻하는 단어로도 사용되곤 했다는 미니어처. 미스터리가 포함된 이 이야기는 아마도 중세의 미술사에서 쓰였던 의미도 포함될 것이다.

 

1680년대,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해서 펼쳐지는 이야기. 넬라는 혼자서 먼 길을 떠나왔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편과 결혼을 하고 정들었던 집을 떠나 혼자서 먼 길을 와서 지금 막 문앞에 도착했다.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그녀를 맞아주는 것은 남편의 동생인 마린. 그녀와 그녀의 오빠 요하네스 그리고 그의 하인 오토, 집안일을 해주는 코넬리아와 함께 살게 된 넬라. 아직 스무살도 되지않은 그녀가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사업에 바빠서 전혀 자신의 부인에게도 신경을 못 쓰는 요하네스. 아니 신경을 안 쓰는 것일까 못 쓰는 것일까. 그는 넬라에게 결혼선물이라면서 미니어처 집을 선물해준다. 그냥 심심풀이 장난감이 아닌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술품으로써의 집. 그녀는 그 집에 어울리는 장식들을 만들기 위해서 미니어처리스트에게 편지로 주문을 한다. 그녀가 받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류트는 그녀의 검지보다 짧다. 실제로 조율된 줄이 달려 있고 음표의 소리를 담기 위해 나무로 만든 몸체는 불룩하다. 이런 물건은 본 적이 없다. 이토록 섬세한 기술, 정성, 아름다움은 본 적이 없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줄을 당겨보고 낮게 배어나오는 선율에 경탄한다.(101p)

 

마지팬과 류트 그리고 결혼기념 컵을 주문한 넬라. 자신이 받은 물건들을 자세히 살펴본다. 자신이 주문한 것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모양으로 만들어 졌다. 작긴 하지만 실제로 여닫을수도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주문하지도 않은 의자와 요람이 온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자신이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그 의자는 자신의 시누이인 마린이 앉았던 의자와 동일하다. 색 뿐 아니라 모양까지 어느 것 하나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집에 요람은 없다.

 

미니어처리스트는 왜 자신에게 이런 것을 보냈는지 궁금해하던 그녀는 그 외에도 다른 한 쌍의 개 모형을 보고 더욱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자신의 집에 있는 개와 똑같은 모형의 개. 이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의 집에 와 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 모형을 만들수 있었을까. 왜 자신이 주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모형을 만들어서 보낸 것일까.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거래를 중지하겠다고 편지를 써서 다시 보내게 된다. 미니어처들은 그녀에게 어떤 일들을 가져다 주게 될까.

 

알지 못했던 오래전 시대의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이 그려진다. 어느 직업보다도 돈을 많이 벌었던 상인. 요하네스가 상인이었기 때문에 넬라 또한 결혼을 하게 된 것이지만 그녀는 청어만을 고집하며 아껴쓰는 마린에게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살아가게 된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없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넬라이기에 그녀에게 어떤 또다른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지만 이야기는 전혀 생각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넬라, 튤립(tulip)이 자라는 땅에 순무(turnip)는 자랄수 없어요.(273p)

 

시대적 배경도, 공간적 배경도 생소해서 처음에는 잘 읽히지 않을 것만 같던 이야기가 어느정도 주인공을 파악하고 배경을 파악하게 되면서 순식안에 읽혀진다. 최고의 스토리임에 틀림없다. 네덜란드에 여행을 갔다가 박물관에서 호화롭게 만들어진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고 영감을 받아서 원 소유자인 페트로넬라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제시 버튼.

 

여러번 퇴고를 거듭할만큼 순탄치는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녀가 그렇게 여러번 다시 시도한 결과로 잘 읽히는 멋진 글을 만들어 내게 되었으니 작가 뿐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독자로써도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세심한 고증 덕분에 더욱 미니어처스러운 이야기가 탄생했다. 진짜와 똑같으면서 사이즈만 작은 미니어처들.

 

이 이야기는 로맨스와 미스트리의 오묘한 조화가 뛰어나다. 중간중간 나오는 성경구절의 의미까지 생각해서 연관시켜서 읽는다면 더욱 뛰어난 작품으로 여겨질 것이다. 생각지 못한 스토리의 반전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올해의 책'이라 꼽힐 요소가 충분하다고 느껴지며 스토리텔링의 최고봉이라 일컫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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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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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TION! DON'T TAKE OFF THE LABEL OF THE BOOK!!!!!!!!

[바퀴벌레]라는 제목과는 달리 핑크르르르한 표지에 흠뻑 빠졌다. 원래 핑크란 컬러를 좋아하지는 않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이쁜 핑크색에 폭 빠져들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책을 읽기 위해서 띠지를 살짝 뺐다가 기겁을 하고 놀랬다. 절대 띠지를 빼지말것. 만약 빼고 싶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뺄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요네스뵈는 [스노우맨]이라는 책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책 한권으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 이후로 요네스뵈라는 이름은 유럽 스릴러 소설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스노우맨은 해리 홀레 시리즈로 세번째 책이고 첫 책인 [박쥐]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6권이 출간되어 있다. 스탠드얼론으로는 [아들[이 있고 얼마전 세트로 나왔던 오슬로 1970시리즈가 있다.

 

[바퀴벌레]는 [박쥐]에 이은 해리홀레의 두번째 시리즈다. 박쥐는 호주를 배경으로 해서 사건이 벌어진다. 이번 이야기  또한 오슬로가 아닌 다른 나라 태국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추운 오슬로의 도시와는 다르게 지금 한국의 날씨와 비슷하게 퍽퍽찌는 기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조금은 나이가 든 그리고 어느정도 생활에 정리가 되고 사회에 적응을 한 해리의 모습보다는 좀더 활기차고 그리고 앞뒤 가리지 않고 사건에 뛰어드는 해리의 모습에 신선함을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든 해리의 모습이 약간은 안타까웠다면 날고 기는 해리의 모습을 볼수 있어서 더욱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눈에 띄면 적어도 열 마리가 숨어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어디에나 있다는 뜻이었다.(113P)

 

태국에서 노르웨이 대사가 칼에 찔린채로 발견된다. 발견한 사람은 사창가의 한 여자. 그녀는 그와 약속이 되어 있었고 그 곳에 들어가다가 칼에 찔린채로 죽어있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른다. '대사'라는 신분 때문에 사건은 즉시 노르웨이로 연락이 되는데 본국에서는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고 조용하게 덮기 위해서 사람을 찾던 중 호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해리를 기억해내고 단독으로 해리를 파견하게 된다.

 

해리는 동생의 사건 이후 여전히 술을 친구로 벗삼아 지내고 있는데 사건은 어떻게 해결이 될수 있을까. 해리는 그들이 바라는 대로 이 사건을 조용히 덮어두게 될까 아니면 더 큰 사건으로 일으키게 될까. 해리의 기질을 아는 사람이라면 해리가 사건에 있어서는 철저히 타협이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또한 태국경찰과의 콜라보도 좋다.

 

미국계 혼혈인 리즈. 머리카락뿐 이나라 병으로 인해서 털이 하나도 없는 독특한 캐릭터. 혹시나 해리와의 썸이 그려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지만 그것은 기우였을뿐 철저하게 일과의 협력성을 유지해간다. 앞부분에서 잠깐 등장하는 볼레르는 이후의 사건을 알게 된다면 '여기에서부터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해리와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등장이 아는 사람을 본 냥 반갑기도 하다.

 

더욱 충격적인 건 몸속에 살아 있는 뭔가가 우글거렸다는 거에요.

검시관이 뒷걸음질 쳐서 벽에 기댔고,

그사이 복부에서 검은 생명체가 기어 나와 바닥으로 내려가서 잽싸게 구석구석 숨어들었어요.(169p)

 

정치와 사건이 외교적인 관계로까지 연결되어 익숙함을 주면서 재미와 흥미는 보장해주는 이야기. 한마리가 보이면 수백마리가 숨어있는 것이 바퀴벌레라고 했던가. 책에 보이는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수많은 이야기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숨겨진 바퀴벌레마냥 말이다. 여기서 잠깐. 이책에 나오는 바퀴벌레는 모두 몇마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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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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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만 남겨두고 떠난겨? 말도 안된다. 내가 비록 삼수생이기는 하나 그래도 나도 친구들도 있고 내 생활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지. 이 시골에 나만 두고 다들 몰래 몰래 가버린 것이다. 공중파도 겨우 잡히는 곳이며 핸드폰 기지국은 없는지 아예 쓸 생각을 말아야 한다. 즉 핸드폰=시계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순간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게 일상인 나, 무순,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할머니 곁에 남겨졌다. 돈 오십만원과 함께 당분간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쪽지와 더불어 말이다. 가족들은 혼자 남겨진 할머니가 심히 걱정이 되긴 했나보다. 그렇다고 날 남겨두면 어떡하라는겨.

 

'무순아, 잠시만 할머니 잘 부탁한다.' 그 옆에 5만원 짜리 10장.

진짜 열받는 건 '할머니 잘 부탁한다' 뒤에 붙은 하트 뿅뿅!

하트가 말이 돼,하트가?

첩첩산중 산골짝에 딸을 버려두고 가면서 하트가 그려집디까? 아빠!(20p)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도 할머니는 겉으로는 멀쩡하시다. 시간 맞춰 드라마도 따박따박 보시고 농사일을 하시러 아침 꼭두새벽부터 들로 산으로 쏘다니신다. 그러면서 나한테 지청구를 날리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어쩌라고~ 나는 지금 여기 있는 이 상황마저 답답할 뿐이다.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어렸을 때 노트. 내가 쓴 거다. 휙휙 넘기다보니 어렵쇼! 무슨 보물지도 같이 생긴게 있다. 그렇다면 당연 모험을 떠나줘야 하는 것이다. 할머니의 잔소리도 피할겸 농사일도 피할겸 지도를 손에 들고 나는 길을 떠난다. 내가 찾는 그 보물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당시에 할머니의 은비녀라도 몰래 숨겨놓았을까.

 

열심히 보물을 찾으러 떠났지만 길은 순탄치 않다. 우여곡절 끝에 오래전에 묻어준 듯한 박스를 하나 찾긴 했지만 보물은 커녕 오래된 이빨 하나와 손으로 만든 목각인형 그리고 배지하나. 이게 뭐람. 실망을 거듭한 나머지 나는 그냥 묻어두기로 결심을 한다. 그러나 조각품이 맘이 걸린다. 그냥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대번에 버렸을테지만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것같은 그 작품은 쉽게 버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원래 있던 자리에 조용히 묻으러 왔던 나는 우연히 그곳에 있던 한 중학생 아이와 마주치고 그것을 계기로 인해서 한 사건에 같이 휘말리고 만다. 십오년전에 이 마을에 있었던 사건. 잔치로 인해서 온 동네 어른들이 여행을 가서 마을이 텅 빈틈에 소녀 네명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둘은 같은 나이였지만 하나는 더 큰 아이였고 마지막 꼬마까지 같은 동네 살다뿐이지 서로 연관성도 전혀 없는 아이들 네 명이 한날에 어떻게 동시에 없어져질 수 있었던 것일까.

 

경찰들도 오랜 시간을 두고 추적을 하고 수사를 했지만 난항에 빠져버리고 만 사건. 그 사건피해자 중의 한 명이었던 아이, 그 집에 양자로 들어온 아이가 바로 이 중학생 꼬마녀석, 창희다. 경찰도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중학생과 삼수생이 풀어나간다는 설정도 황당하지만 그 모든 사건의 배후가 알려지고 나면 아무런 연결점이 없는 내용에 더욱 씁쓸해져 버리고 만다.

 

그 당시에 사람들이 솔직히만 말했다면 이렇게 큰 사건으로 발전을 할 리도 없었고 각 가정이 더욱 큰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 아닌가. 더군다나 가장 큰 사건이 그 오랜시간 동안 묻혀져 있었으니 그동안 다른 피해자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아 하나.

 

깔깔대고 웃지만 마지막에 실상이 다 밝혀지고 나면 사건의 심각성에 다시 한번 몸서리 치게 되는 이야기. 보통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면 사회성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사회성이 아주 강하게 물밑에 남겨져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지막에 실상을 밝혀주니 더욱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된다. 믿을 사람 하나 없네. 무순이가 그렇게 말하지나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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