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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프로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햄릿이 무의식적으로 클로디어스처럼 자기 자신도 아버지를 죽이기를 바랐고,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한 침대에 들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로디어스는 햄릿이 간직한 비밀의 화신이요, 햄릿 자신의 거울이었다. 햄릿의 생각은 복수에서 죄책감과 자살로 곧장 이어졌는데, 이는 삼촌에게서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클로디어스를 죽이는 것은 자신의 오이디푸스적 욕망을 재현하려는 행위인 동시에 일종의 자기 학살이었다. (193p)
프로이트
심적 작용을 물질적 여러 조건으로부터 분리하여 심적 과정은 물질적 과정과 병행하여 존재하는 독립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정신물리적 병행론을 주장하며 의식의 심층에 있는 특수하며 영구적인 힘이 심적 과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그것으로부터 정신분석이라는 이론을 만들어 낸 심리학자이다.
융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영향을 받았지만 정신 현상을 성욕에 귀착시켜 설명하는 그에 반대하였고 아들러의 사상을 받아들여 성격에는 내향형과 외향형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미개인의 생활을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심층 심리에는 단순히 개인적인 것 뿐만 아니라, 오랜 집단 생활에 의해 심리에 침전된 '집단무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프로이트와 융 / 네이버 제공>
심리학이나 상담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하더라도 프로이트나 융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이 분야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아주 중요한 인물들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들과는 다르게 생각이라는 것을 하며 그로 인해서 단순한 생각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정신세계까지 이르게 된다. 그런 모든 과정들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 바로 정신분석학일 것이다.
지구가 둥글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을 절대 믿지 않았던 사람들처럼 모든 분야에 있어서 초창기 사람들의 반발은 예건된 것일수도 있다.. 이 정신분석학 또한 마찬기지였을 것이다. 심장소리를 듣고 체온을 재고 직접 몸을 보는 것으로써 병의 진단여부를 판단하는 것과는 다르게 단지 질문을 하고그에 대한 응답을 듣고 또는 사람들의 꿈 이야기를 듣고 또는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듣고 분석해서 정신적인 병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흡사 사이비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다보니 처음에는 신경과의사들과도 많은 마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신분석학의 대가들이 살인사건에 투업되면 일반적인 경찰들과는 어떻게 다르게 접근을 할까. 그것이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1909년 아직 미국이 지금처럼 완전히 발달되기 전이다. 여기저기 공사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오늘 이 빌딩이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선언했는데 내일 저 빌딩이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다시 번복해야 하는 그런 급변화의 시기인 것이다.
이런 시기에 대학의 초청을 받아 뉴욕에 온 프로이트와 융. 그들은 고층빌딩에서 한 여자가 살해된 사건에 연관이 된다. 손이 묶인 채 목이 졸린 한 여자. 몸에는 채찍질의 흔적까지 보인다. 프로이트는 직접적으로 이 사건에 관여하기보다는 자신의 제자인 영거로 하여금 피해자의 정신분석을 의뢰하며 자신은 도움을 주는 존재로 뒤에서 서포트한다. 영거와 프로이트는 과연 이 죽음에 얽힌 모든 비밀을 파헤쳐 범인을 잡을 수가 있을까.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증거 중심인 요즘의 수사기법과는 확연히 다른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파해자가 어떠했을 것이라는 그런 분석을 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비슷하게 일어난 다른 사건의 피해자의 생각도 알아내야 한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종의 프로파일러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모든 학설과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역작인 햄릿의 이야기까지 인용되어서 실로 방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햄릿을 소설이 아닌 희곡으로 읽었었다. 학교 다닐 때 읽었고 너무 유명한 터라 줄거리만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읽어본다면 아마도 그의 생각과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조금은 다르게 접근해 볼수 있지 않을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확연히 다른 것처럼 나의 생각은 또 그때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원서가 있고 그것을 번역하는 번역자에 따라서 독자들은 원서를 받아들이게 된다. 일단 번역자의 입김이 가해진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해석이라는 것이 원래 그러하다. 그렇다면 하나의 살인사건을 두고서도 그 사이에 번역자가 있다면 그 사건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는가. 프로이트라는 해석자가 앞에 있는 이 살인의 '해석'은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게 될까.
인간 두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불완전하오.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는 약은 없어요. 사람들의 망상을 치료해주는 약도 없고. 성적인 욕망이 세상에 만연하게 하지 못하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풀어주는 방법 같은 것도 없소.(5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