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거리 : HARD - 놀면서 스마트해지는 두뇌 자극 플레이북 두뇌 자극 플레이북 딴짓거리
W&M 뇌발달연구소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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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을 좋아하던 짝꿍은 소매 속으로 이어폰을 넣어 줄을 감추고 책상에 팔을 괴고 음악을 들었었. 멀리서 보면 깜쪽같이 공부를 하는듯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들으면 워낙 강한 사운드라 둥둥하는 것이 들렸었다. 하이틴 로맨스와 만화책을 좋아하던 친구들은 교과서를 세우고 그 밑으로 조그마한 책들을 숨겨 읽곤 했었다.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순서가 밀리면 안되었다. 이른바 딴짓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하지 않는 것을 '딴짓'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누가 딴짓해' 하면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이 딴짓을 책을 사서 해야만 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고 말이다. 적당한 딴짓은 일의 능률을 높이고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법이다.

 

국내 최다 160개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 퍼즐들이 가득하다. 총 4개의 챕터는 다양한 퍼즐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챕터에서는 미로게임을 비롯한 다른 그림 찾기처럼 find game 이 있고 두번째 챕터에서는 퍼즐게임으로 가장 일반적인 직소퍼즐의 조각 맞추기부터 테트리스 모형을 이용해서 박스를 채우는 등 신기하고 재미난 퍼즐들로 이루어져 있다.

  

챕터3은 조금 의아한 구성인데 단계별로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이다. 드로잉과 컬러링으로 구성된 챕터로 쉼없이 달려온 독자들에게 약간의 위안과 편함을 안겨주는 코너이기도 하다. 막상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스케치를 제시하고 있어서 따라 그릴 수 있게 편집해 둔 것이 인상적이다. 컬러링도 자신의 마음대로 색을 구성할 수 있는 페이지부터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본 숫자 맞춰 색칠하기 등 변화를 꾀한 점이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이 바로 마지막 챕터인 로직게임이었다. 얼마전 로직게임 (여기서 말하는 로직이란 숫자 칸을 세어서 칠하는 노노그램을 의미한다) 한권을 다 끝내서 심심하던 차였다. 노노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 있는 로직은 두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이 하드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두가지 중 하나는 그나마 조금 어렵게 느껴졌으므로 단계별로 난이도를 주고자 하는 편집부의 노력이라고 보아진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은 여러가지 버전의 퍼즐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지 노노그램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직 뿐 아니라 좋아하는 스도쿠도 일반적인 숫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숫자와 알파벳이 섞인 문제들도 있어서 로직보다는 훨씬 더 높은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간단한 연산을 사용해야 하는 숫자게임이나 성냥개비 이동문제등 문제적 남자에서 많이 보아온 유형의 문제들도 있어서 지금 프로그램이 끝나서 쉬는 기간동안 조금 연습을 해두면 다음 시즌에 시작할때쯤엔 조금은 더 나아진 모습으로 시청할 수 있지 않은까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 마저 생긴다.

 

  

뒤에 답은 따로 실려있지만 미로 편은 솔직히 너무 복잡해서 답을 보느니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직접 풀어보는 것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들어가는 말에서도 그러기를 당부하고 있다. 처음에는 연필로 풀어가면서 정확한 답을 찾고 체크하라고 말이다.

 

한번에 풀 생각으로 욕심을 금물. 하나하나 다양한 문제들을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하나씩 풀어간다면 당신의 딴짓은 성공적일 것이다. 

 

 

하나더, 마지막에 보너스 챕터가 있다. 잘라서 도형을 만들어 보는 것과 종이접기 코너이다. 머리만 쓸 것이 아니라 손을 쓰는 것을 잊지 않고 편집해 놓은 출판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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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 엔으로 1~3 박스 세트 - 전3권 - 노엔 코믹스
미아키 스가루 지음, 타구치 쇼이치 그림, JYH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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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과 시간과 건강 중에서 팔아야 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선뜻 대답할 수가 없을 것이다. 셋 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 아닌가. 그러니 무엇 하나로 결정하는 것은 과히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더운 여름날. 그야말로 뙤약볕이 내리죄는 그런 날, 19번째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쓰러졌다. 그 이후로 돌아온 것은 한동안 쉬라는 점장의 문자 뿐. 먹고는 살아야 하고 돈은 없고 결국 마지막 보루였던 책과 씨디를 팔기 위해 들고 나선다.

 

 

별다른 취미도 없는 별다른 친구도 없는 별다른 가족도 없는 그에게는 친구이자 가족이자 보물이자 그 어떤 가치로도 매길수 없는 존재들이었는데 그런 아이들을 들고 나선데는 그래도 살아야 하는 문제가 가장 컸던 탓이다.

 

책을 팔고 뒤돌아서는 그에게 주인은 수명을 팔아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한다. 그저 놀리는 말이겠거니 하고 돌아선 그에게 씨디를 팔러가서도 똑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작접 들러 본 곳에서 그는 자신의 수명의 값을 듣게 된다.

 

어린 시절 30억을 예상하던 그에게 들려온 가격은 30만엔. 1년을 기준으로 80까지 산다고 치면 2400만엔이라고 생각했으나 꿈이 커도 너무 컸을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최저매입가엔 1만엔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남은 수명은 30년 3개월. 그는 단 3개월만 남기고 남은 수명을 모조리 팔아치운다. 손에 든 300만엔. 그것으로 3개월동안 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다 시한부이다. 단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았는지 모를 뿐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다 갈지 모르고 어떤 이유로 죽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그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살아갈 희망을 얻을까? 아니면 좌절하고 포기할까.

 

더이상 살아봐야 희망도 기대도 재미도 즐거움도 행복도 없는 인생, 돈에 시달리고 사느니 그냥 원하는대로 쓰고 죽자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변화라는 것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수명을 팔아치움으로 인해 생긴 변화다. 이 변화가 그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줄까. 아니면 또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줄까.

 

분명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허덕거리는 세다의 절망이 담겨있는 듯 해서 안타까움이 눈에 서린다. 그 허덕거림의 존재가 나라고 생각하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하다. 돈이 없어서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만약 수명이나 건강이나 시간을 파는 가게가 현존한다면 당신은 이곳을 이용할 것인가. 가장 절망의 밑바닥에 처했을때 밀이다.

 

어디에나 파랑새는 있고 누구에게나 희망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참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암울하다. 3일간의 행복이나마 누려서 다행이다.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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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변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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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전부 교체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문구의 띠지를 보는 순간 단 한권의 책이 연상된다. [데드맨]. 연속적으로 발견되는 시체는 몸을 이루는 요소들이 하나씩 사라져있다. 여섯번의 연속적인 사건에서 발견된 시체에서 나온 조각들을 모아보면 새로운 한 사람이 완성되는데 머리만 남아 되살아난 사람.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장기이식분야가 예전보다는 훨씬 더 많이 발전했다. 인공장기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같은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장기가 아닐까. 수요자는 많지만 공급자가 적기에 항상 대기자는 넘쳐나고 그로 인한 범죄까지도 알게 모르게 저질러지는 것이 현실이다. 

 

몸의 모든 부분이 이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마뱀과는 다르게 사람은 사지는 붙일수가 없고 새로 나지도 않는다. 물론 이 분야도 연구중이어서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뇌는 어떨까.

 

머리를 다치면 사람은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장기는 살아있지만 뇌기능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이다. 뇌가 죽은 상태를 뇌사라 판정하고 그런 경우에는 죽은 것이라고 본다. 만약 뇌이식이 가능하다면 뇌사 환자들도 더이상 죽은 것이 아니게 되는 걸까.

 

총에 맞은 채로 실려왔고 부위가 머리였던 탓에 죽을 뻔 했지만 세계 최초 뇌이식환자가 되어 살아났다. 일단 살아난 것은 기뻤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전과는 다른 것을 느끼게 되는 나루세. 그저 조용히 자신의 일만 하는 착한 성격의 나루세였지만 현장으로 돌아가서 일을 하게 된 나루세는 의지와는 다르게 행동을 하고 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전에는 없던 일이었다. 큰 사건을 겪고 사람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더니 그러한 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보게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뇌이식이라는 전제조건이다. 

 

산다는 건 발자국을 남기는 거지. (270p)

 

심장이식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에서 그런 설정을 할 때가 있다. 심장 기증자의 아내나 연인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이다. 자신은 처음보는 사람이지만 심장이, 즉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끌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심장은 단지 사람의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뿐 그런 감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설정을 했다는 것은 단지 픽션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심장과 달리 뇌라는 조직은 생각을 하고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는 복잡한 조직이다. 전체를 다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뇌를 넣은 것은 아니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남의 뇌가 즉 뇌조직이 흡수가 되면 그 사람은 바뀌게 되는 것일까. 이런 설정 또한 픽션이라서 가능한 설정일까.

 

가정을 해보자. 만약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가 한명이 있고 몸이 짓눌려서 더이상 회생불가능한 환자가 한명이 있다고 해보자. 분명 별개의 사람들이지만 한 몸에 한 머리를 더하면 단 한명은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멀쩡한 머리에 멀쩡한 뇌를 붙여서 한명을 살렸다치자. 그 사람은 몸을 주인으로 봐야 하는 걸까 머리를 주인으로 봐야하는 걸까. 얼굴은 내가 아는 사람이건만 그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 것이 된다. 우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시해야하는 건가 그 속의 내용을 봐야하는 건가.

 

원제인 '변신'을 [사소한 변화]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림을 좋아하던 그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극히 사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착하기만 하던 그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도 지극히 사소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함들이 모여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몸이 변하는 변신이라는 원래의 제목처럼 말이다.

 

덧붙임. 히가시노 게이고는 90년대 초반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나루세가 데이트 하면서 보는 영화는 <빽튜더퓨쳐>이다. 지금의 나이 어린 독자들이 이 영화를 알기나 할까. 아니 나루세의 여자친구가 언급하고 있는 '마이클 제이 폭스'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려나. 세월의 무상함만이 나를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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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모중석 스릴러 클럽 46
정 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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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궁금증 하나. 작가의 이름은 윤일까 정일까. 아니면 성은 따로 있고 정윤이라는 이름만 필명으로 사용하는 것일까.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에서 자란 작가는 한국의 이름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작가의 이름은 외 자로 본다면 자신의 이름을 따라서 지은 것일지 몰라도 본문에서는 '경'과 '매'라는 외 자 이름이 등장을 한다. 경이라는 이름은 무난하게  쓰일 수 있지만 매라는 이름은 사뭇 낯설다. 작가는 이 이름에 어떤 의미를 두려 한 것일까.

 

궁금증 둘. 작가는 종교를 가지고 있을까. 이민사회는 생각보다 좁다.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둥지를 만들고 그들의 사회에 속하려 하지만 선뜻 자리를 내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럴때 같은 나라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교회를 다니지 않던 사람도 이민을 가서 교회를 다니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정보를 얻고 그곳에 미리 자리잡은 사람들과 어울리기에 가장 빠르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그것은 바로 한인교회다.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 성목사의 기도를 작가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마치고 있는데 영어적인 표현으로도 Jesus라는 표현을 쓰고 보통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 그 표현이 사뭇 생경했다. 원서에서는 뭐라고 적혀 있었을까.

 

Home sweet home. 집이라는 공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이다. 작가도 그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그 표현을 그대로 제목에 붙였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가. 이 제목은 역설적이라는 표현인 것을 말이다. 어린 경에게 집은 전혀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런 곳에 있으면서도 꿋꿋하게 집을 고수한 그의 의지가 놀랍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벌써 집을 뛰쳐 나가지 않았을까.

 

최근 웹툰 하나를 보다가 관심이 생겨서 1화부터 다 찾아서 읽어보았다. 가정내 폭력이 존재하는 주인공의 집. 그곳에서 주인공의 오빠는 진작에 집을 나가버렸고 오빠를 찾는 엄마를 보던 주인공은 자기라도 집에 붙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려냈다. 경도 그런 생각이었을까.

 

경의 아버지의 입장을 생각해보자.7 0년대 동양인이 미국에 와서 교수 자리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나라가 아닌 곳에서 자리를 잡고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아가기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차별이 없다고 해도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때는 훨씬 더 심했을 것이라고 추측할수 있다.

 

거기다 부부 모임이 많은 그들의 사회. 다른 사람보다 나아보이기를 원했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내는 실수만 하고 웃음거리만 되니 그것도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그래도 나았을지도 모른다. 돈 때문에 다른 사람과 결혼해 버린 경의 아버지는 남들이 보면 성공한듯이 보일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참을수가 없었고 그것이 폭력의 형태로 드러났을 것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성이 없다. 나이가 많다고,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힘이 세다고,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이유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있어서도 안되며 허락할수도 없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법에 정해져 있을뿐만 아니라 가정적인 사적인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라도 어떤 이유로라도 맞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 지금 당신의 집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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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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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으로 울적해지는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가라앉았던 마음을 끌어올려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마스다 미리의 오사카를 사랑하는 마음을 그린 이 작품이 딱이었다. 더군다나 오사카 사투리를 설명하면서 글로 표현하기 힘드니 계이름을 사용해서 알려주는 그 그림들을 보면서 따라 발음해보노라니 시간 가느 줄 모르고 낄낄거리게 된다.

 

가령 마리짱 노올자~를 솔파솔 파파솔~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 미리 '무모함'이라고 적어 두었다. 하지만 그런 무모함일지라도 이게 맞나? 하면서 따라해보게 된다. 

 

사실 일본어를 한자로 보고 대충 의미파악을 하고 히라가나를 소리내어 읽을줄만 알지 들어도 모를 때가 많다. 한자어랑 비슷한 발음이 있으면 그건가? 하고 짐작할 뿐이다. 그러니 사투리라 한들 구분하기 힘들다. 문학에서 그려지는 오사카 사투리는 보통 한국의 경상도 사투리쯤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큰 약간은 크고 억센 발음일때가 많다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만 해본다.

 

오사카 출신의 출신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오사카에서 살아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스다 미리는 오사카 출신이다. 태생부터 오사카 사람임을 밝히는 그녀가 도쿄에 오면서는 오히려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살았다고 하지만 오사카에 대한 사랑은 꼭 드러내고 싶었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도쿄사람이 어떤지 오사카 사람이 어떤지 나는 모르겠다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감하며 흥미롭게 읽을수 있다. 혹시 아는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일본 문학이나 드라마를 본다면 또 다른 점을 알아차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신이 느끼고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도 있지만 오사카 출신의 아버지는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이야기가 다른 책보다도 많다는 느낌도 든다.

 

가장 공감이 되었던 것은 <오사카 사람과 장켄>이라는 제목이 이야기였다. 오사카에서 부르는 가위바위보의 명칭이 도쿄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는 이야기지만 그것보다도 공감을 했던 것은 일본어로 '굿파'라고 하는 이른바 데덴치였다. (123p)

 

이건 우리나라도 같지 않은가? 아이들끼리 모여서 놀이를 하기 위해서 편을 나눌 때 손을 펼치고 앞으로 모아서 손등을 내밀거나 손바닥을 내밀거나 하는 것 말이다. 데덴치라고 하기도 하고 데덴찌라고 하기도 하고 뒤집어라 엎어라 하기도 하고 지역마다 동네마다 다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었던 바로 그것. 일본에서도 지역마다 다르다고 하니 우리도 우리도 하면서 마구 맞장구를 치고 싶어졌다.

 

엄마와 여탕과 오사카에 관해서 책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이 책을 내면서 이응 시리즈를 완성했다. 덕분에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로써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즐기며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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