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을 좋아하던
짝꿍은 소매 속으로 이어폰을 넣어 줄을 감추고 책상에 팔을 괴고 음악을 들었었. 멀리서 보면 깜쪽같이 공부를 하는듯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들으면
워낙 강한 사운드라 둥둥하는 것이 들렸었다. 하이틴 로맨스와 만화책을 좋아하던 친구들은 교과서를 세우고 그 밑으로 조그마한 책들을 숨겨 읽곤
했었다.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순서가 밀리면 안되었다. 이른바 딴짓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하지 않는 것을 '딴짓'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누가 딴짓해'
하면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이 딴짓을 책을 사서 해야만 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고 말이다. 적당한 딴짓은 일의 능률을 높이고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법이다.
국내 최다 160개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 퍼즐들이 가득하다. 총 4개의 챕터는
다양한 퍼즐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챕터에서는 미로게임을 비롯한 다른 그림 찾기처럼 find game 이 있고 두번째 챕터에서는
퍼즐게임으로 가장 일반적인 직소퍼즐의 조각 맞추기부터 테트리스 모형을 이용해서 박스를 채우는 등 신기하고 재미난 퍼즐들로 이루어져 있다.
챕터3은 조금 의아한 구성인데 단계별로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이다. 드로잉과 컬러링으로
구성된 챕터로 쉼없이 달려온 독자들에게 약간의 위안과 편함을 안겨주는 코너이기도 하다. 막상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스케치를 제시하고 있어서 따라 그릴 수 있게 편집해 둔 것이 인상적이다. 컬러링도 자신의 마음대로 색을 구성할 수 있는 페이지부터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본 숫자 맞춰 색칠하기 등 변화를 꾀한 점이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이 바로 마지막 챕터인 로직게임이었다. 얼마전 로직게임
(여기서 말하는 로직이란 숫자 칸을 세어서 칠하는 노노그램을 의미한다) 한권을 다 끝내서 심심하던 차였다. 노노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 있는
로직은 두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이 하드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두가지 중 하나는
그나마 조금 어렵게 느껴졌으므로 단계별로 난이도를 주고자 하는 편집부의 노력이라고 보아진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은 여러가지 버전의 퍼즐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지 노노그램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직 뿐 아니라 좋아하는 스도쿠도 일반적인 숫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숫자와 알파벳이 섞인 문제들도
있어서 로직보다는 훨씬 더 높은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간단한 연산을 사용해야 하는 숫자게임이나 성냥개비 이동문제등 문제적 남자에서 많이 보아온 유형의
문제들도 있어서 지금 프로그램이 끝나서 쉬는 기간동안 조금 연습을 해두면 다음 시즌에 시작할때쯤엔 조금은 더 나아진 모습으로 시청할 수 있지
않은까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 마저 생긴다.
뒤에 답은 따로 실려있지만 미로 편은 솔직히 너무 복잡해서 답을 보느니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직접 풀어보는 것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들어가는 말에서도 그러기를 당부하고 있다. 처음에는 연필로 풀어가면서 정확한 답을 찾고
체크하라고 말이다.
한번에 풀 생각으로 욕심을 금물. 하나하나 다양한 문제들을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하나씩 풀어간다면
당신의 딴짓은 성공적일 것이다.
하나더, 마지막에 보너스 챕터가 있다. 잘라서 도형을 만들어 보는 것과 종이접기 코너이다. 머리만 쓸
것이 아니라 손을 쓰는 것을 잊지 않고 편집해 놓은 출판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코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