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을 팔았다. 1년에 1만 엔으로 1~3 박스 세트 - 전3권 - 노엔 코믹스
미아키 스가루 지음, 타구치 쇼이치 그림, JYH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수명과 시간과 건강 중에서 팔아야 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선뜻 대답할 수가 없을 것이다. 셋 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 아닌가. 그러니 무엇 하나로 결정하는 것은 과히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더운 여름날. 그야말로 뙤약볕이 내리죄는 그런 날, 19번째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쓰러졌다. 그 이후로 돌아온 것은 한동안 쉬라는 점장의 문자 뿐. 먹고는 살아야 하고 돈은 없고 결국 마지막 보루였던 책과 씨디를 팔기 위해 들고 나선다.

 

 

별다른 취미도 없는 별다른 친구도 없는 별다른 가족도 없는 그에게는 친구이자 가족이자 보물이자 그 어떤 가치로도 매길수 없는 존재들이었는데 그런 아이들을 들고 나선데는 그래도 살아야 하는 문제가 가장 컸던 탓이다.

 

책을 팔고 뒤돌아서는 그에게 주인은 수명을 팔아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한다. 그저 놀리는 말이겠거니 하고 돌아선 그에게 씨디를 팔러가서도 똑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작접 들러 본 곳에서 그는 자신의 수명의 값을 듣게 된다.

 

어린 시절 30억을 예상하던 그에게 들려온 가격은 30만엔. 1년을 기준으로 80까지 산다고 치면 2400만엔이라고 생각했으나 꿈이 커도 너무 컸을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최저매입가엔 1만엔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남은 수명은 30년 3개월. 그는 단 3개월만 남기고 남은 수명을 모조리 팔아치운다. 손에 든 300만엔. 그것으로 3개월동안 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다 시한부이다. 단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았는지 모를 뿐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다 갈지 모르고 어떤 이유로 죽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그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살아갈 희망을 얻을까? 아니면 좌절하고 포기할까.

 

더이상 살아봐야 희망도 기대도 재미도 즐거움도 행복도 없는 인생, 돈에 시달리고 사느니 그냥 원하는대로 쓰고 죽자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변화라는 것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수명을 팔아치움으로 인해 생긴 변화다. 이 변화가 그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줄까. 아니면 또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줄까.

 

분명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허덕거리는 세다의 절망이 담겨있는 듯 해서 안타까움이 눈에 서린다. 그 허덕거림의 존재가 나라고 생각하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하다. 돈이 없어서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만약 수명이나 건강이나 시간을 파는 가게가 현존한다면 당신은 이곳을 이용할 것인가. 가장 절망의 밑바닥에 처했을때 밀이다.

 

어디에나 파랑새는 있고 누구에게나 희망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참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암울하다. 3일간의 행복이나마 누려서 다행이다.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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