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자고로 맞는 짝이 세상에는 존재하는 법이다. 셜록홈즈하면 괴도루팽이라는 단어가 같이 붙거나 또는 코난도일이라는 이름이 짝으로 등장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셜록홈즈라는 이름에 호로비츠라는 이름이 같이 들어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호로비츠라니. 그것은 음악과 관련된 단어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내가 연상도 하지 못했던 작가, 호로비츠는 셜록홈즈가 죽었다고 생각되어지는 그때를 시대적배경으로 잡아 셜록홈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으면서도 전반적으로 그의 분위기가 깔려있는 글을 썼다.

 

홈즈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고 셜록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의 후속작인 이 작품에 셜록홈즈는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모리어티와 함께 폭포에서 죽었다는 기사로만 접하게 될 뿐이다. 사실 마지막으로 가면서 혹시 홈즈가 변장을 해서 등장인물 중에 누군가 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변장의 대가는 뤼팽이겠지만그 역시도 변장이라면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었다. 작가의 생각해 놓은 반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다.

 

이 책은 셜록홈즈의 죽음은 부인하는 글로 시작되고 있다. 대체 무엇때문에 홈즈가 라이헨바흐에 갔는지 모르겠으며 그곳에서 모리어티 교수를 왜 만났고 그곳에서 같이 죽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는 그런 반박인셈이다. 하지만 나타난 한 구의 시체. 모리어티 교수임이 분명한 그 시체를 보기 위해서 이 이야기의 화자인 나, 체이스는 이곳에 와 있다. 뉴욕의 핑커턴 사무소 소속인 그는 모리어티 교수의 소재를 파악하려고 영국으로 갔지만 이 사건이 난 것을 알고 직접적으로 확인을 하려고 온 것이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이곳에서 그는 공식적인 경찰도 아니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그때 영국 경시청의 애설니 존스가 등장을 하고 이렇게 이 책의 두 주인공이 만나게 된다.영국의 공무원인 형사와 미국의 사랍탐정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이것은 홈즈식으로 풀어본다면 추리를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와 그것을 옆에서 도와주고 기록하는 왓슨의 만남이라고 보면 될듯 하다. 모든 경시청의 경찰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홈즈를 좋아하고 거의 우상처럼 받드는 존스는 그에 못지 않은 추리력을 자랑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홈즈하면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있다. 의뢰인이 자신에게 찾아오면 그 몇 초 안 되는 사이에 그의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인지를 추리해 내는 것이다. 단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들이 이곳까지 오게 된 경위라던가 또는 집안배경을 맞출때도 있고 때로는 어떤 사건을 의뢰하러 왔는지 맞출때도있다. 자리 하나 깔면 될 듯한 신들린 솜씨로 맞춰내는 홈즈지만 실상은 찍어서 맞춘것이 자신의 집에 들어 오는 사람을 보고 일단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훓은다음 보이는 증거를 가지고 자신만의 특이한 유추로 인해서 맞추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한가지만 딱 짚어서 애기할때도 있지만 범위를 얘기하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의 모두가 그 범위에 들어간다고도 볼수 있겠다. 하지만 어떻게 보아도 그의 추리능력은 대단하다고 밖에 볼수 없다. 그런 천재적인 탐정의 매력에 전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능력을 존스경감도 조금은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능력으로 하여금 체스터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그를 왓슨의 역활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체이스는 신문에서 자신이 직접 심어 놓은 자신의 부하가 당했다는 것을 알고 직접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뛰어든다. 바로 미국의 유명한 악당인 데버루를 잡기 위함인데 데버루는 모리어티에게 동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이스는 미국 사람인 데버루를 잡아서 동료의 원수도 갚고 싶고 자신이 처리해야 할 임무를 가진 셈이고 존스 경감은 미국사람이 자신의 땅인 영국에서 일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임무가 있다. 결국 두사람의 목표는 전설적인 악당 데버루를 찾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스파이를 심어 놓아도 잡기 힘들었던 그를 과연 잡을수 있을까. 미국과 영국의 사법당국이 힘을 합쳐서 한사람의 악당을 물리칠 수 있을까.

 

초점이 맞추어 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간다. 대부분의 악당들이 그렇듯 데버루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뤼팽처럼 홈즈에게 드러내놓고 도발을 하지 않는다. 문어다리처럼 많은 그 밑의 부하들이 계속해서 우리의 두 주인공을 괴롭히고 방해하게 된다. 그들의 조직은 생각보다 막강하며 누군가는 그들을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홈즈와 왓슨의 새로운 콤비 체이스와 존스는 과연 전설의 콤비에 못지 않은 파트너쉽을 보여줄게 될까. 그럼으로 인해서 그들이 목표로 하는 데버루를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모리어티 교수는 진짜로 죽은것일까. 더불어 홈즈의 죽음까지도 궁금해지는 시점이 된다. 우리모두가 홈즈는 그때 죽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살아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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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살인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4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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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신. 타투.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금지로 하고 있는 법이긴 한다. 작은 문신은 상관없겠으나 큰 문신은 군면제가 될만큼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신의 인구는 점점 늘고 있으니 언젠가 밝은 빛을 볼 날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문신에 대한 생각을 말하자면 일단 아픈 걸 싫어해서 노다. 누가 나한테 돈 주고 하라고 해도 노다. 어느 하나에 싫증 안 내고 꾸준히 하는 걸 보면 문신 같은 것도 바꿀수 없는 것이니까, 늘 제자리에 있는 것이니까, 성격상 맞아하면서 추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아픈것이 싫어서 누구나 다 하고 하면 몇배로 이뻐보인다는 귀피어싱도 안 한 나다. 딱 두번의 아픔도 못 참는 내가 수천번의 아픔을 참아내기 전에 기절할지도 모른다. 참을성 하나는 끝내준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신을 하는 사람이 즐겨 있다는 것은 그 또한 중독이나 마찬가지일듯 하다.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한 사람은 없다는 것일까. 가끔 연예인들의 손목이나 발목에서 작게 보이는 별같은 문신은 귀여워 보일때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또 영구적으로 새겨야만 하는 못마땅한 문제가 생겨서 그렇지만.

 

이책은 문신의 표본을 진열한 도쿄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실제로 도쿄대 의학부를 가보지 못해서 문신들의 진열이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오래전에 쓰여진 것이고 그때 당시는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은 바뀌었을 가능서이 많기 때문이다. 문신을 한 사람이 죽으면 그 문신을 그대로 벗겨서 보관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끔찍한 일이지만 문신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했고 그 작품이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수집을 했다면 약간은 그 끔찍함이 덜어질 수 있을까. 아직까지 실제로 뛰어난 작품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본문에 등장하는 것처럼 몸전체를 다 휘감을 멋진 작품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 작품의 불연속성에 대해서 말이다.

 

문신사인 아버이즈를 둔 삼남매가 있다. 큰오빠는 문신사로써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전쟁통에 동남아 어디로 나가서 생사도 모르고 쌍둥이인 자매 중 한명 또한 그러하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인 기누에는  드러나지 않은, 그러나 인기기 많은 요정의 주인이면서 돈 많은 남자의 첩으로 생활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배경이 주는 의미는 어마어마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등장인물들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 등장한다고 했던 인물인데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 때문에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는 말이 성립된다. 이 또한 그러하다. 분명 다들 죽었다고 했는데 나중에 등장을 하게 된다. 역시 같은 이유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어떤 누구가죽었다고 해도 문자 그대로 믿지 말고 의심을 계속 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추리소설이 의심을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작업이긴 하지만 말이다.

 

문신사 아버지 덕에 삼남매는 각기 다른 문신을 가지고 있다. 뱀과 개구리와 민달팽이.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뭘까 뭔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싶지만 오로치마루, 쓰나데히메, 지라이야라고 한다면 무언가 대단해 보인다. 실제로도 큰 사이즈의 이 문신들은 온몸을 휘감을 정도로 크다. 특히 쓰나데히메 문신은 팔목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누구라도 문신을 새겼다는 것을 인식할 정도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문신은 아님에 분명하다. 그중 오로치마루 문신을 가지고 있는 기누에는 문신대회에서 일등을 할 정도로 대단한 문신을 가지고 있는 여자다. 그런 그녀가 목욕탕에서 돌아온 후 시체로 발견된다.

 

문신대회에서 만나게 된 마쓰시타. 그는 경시청에 다니는 형사과장을 형으로 두고 있다. 그런 그가 그녀와 약속을 하고 아침 일찍 그녀의 집을 찾는다. 정작 그녀는 보이지 않고 물소리에 이끌려 욕실로 향하지만 문은 잠겨져 있고 문틈으로 보이는 것은 잘린 팔뿐. 경찰에 신고하고 형사과장인 형이 도착을 하고 열어 본 욕실에는 기누에의 머리와 두팔 그리고 다리뿐 몸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굉장한 문신이 새겨져 있던 그 몸통.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그는 아무도 들어올수도 나갈수도 없는 이 곳에서 어떻게 저 무거운 몸통을 들고 빠져나간 것일까.

 

 이 한가지 사건으만으로도 독자들은 범인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텐데 작가는 여기에 더하여 제2 그리고 마지막 제3의 사건까지 더하여 준다. 그로 인해 더욱 독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많지도 않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그리고 완벽한 알리바이와 불완전한 알리바이 사이에 고민을 하게 된다. 기누에의 결혼은 안했지만 남편,그리고 시동생 그리고 남편의 회사사직원, 예전 남자들까지 총출동 시켜서 답이라는 증거에 맞춰보지만 사건은 좀체 풀리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과연 누구인지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고민을 한방에 풀어주는 천재탐정인 가미즈의 다음 활약상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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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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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삶이란 언제나 힘들기 마련이다. 주쥐에서 이민자들을 많이 봐왔고 나 또한 한때는 그런 삶을 꿈꾸기도 했던터라 어떤지는 이미 익히 잘 알고 있다. 국제결혼을 한 사람과는 또 다른 문제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민 1세대들이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사람과의 관계라던가 또는 일을 하는 것에 힘들어 한다면 이민 1.5세대 즉 바츨라프처럼 러시아 부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곳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자라는  친구들은 언어적인 것과 더불어 학교 생활을 하는 것에 가장 힘들어 하기 마련이다. 그런 바츨라프에게 동갑인 레나는 어떤 친구였을까.

 

자신과 어떠한 혈연관계도 없는  러시아 할머니 밑에서 자란 레나는 그로 인해 영어를 잘 못하고 학교에서도  잘 적응을 할 수가 없는 아이였다. 이모와 같이 살고는 있지만 이모는 레나에게 어떤 관심도 없으며 그 아이가 어떻게 자라나든지 신경도 쓰지 낳는다. 바츨라프의 친구가 되라고 데려온 레나는 아예 그 집에서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매번 바츨라프의 엄마인 라시아가 데려다 주기는 하지만 갈때마다 집안 환경에 끔찍함을 느낀다. 그렇게 우정을 쌓던 둘의 사이는 어느날  학교에 나오지 않은 레나로 인해서 변화가 일어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 오겠다던 엄마도 돌아오지 않던 그 밤. 새벽에나 되어서 돌아온 엄마는 힘들어 보였고 그 이후로 레나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 이후 7년. 아이들은 각각의 장소에서 자라나게 된다. 다 자란 어른들에 있어서 있어서 7년은 별로 달라진 게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라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7년이란 굉장한 변화를 가져다 준다. 미국식으로 말하면 아이가 청소년이 된 것이고 면허를 딸수 있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반(半)성인으로 인정을 받는 나이인 것이다. 헤어져 있던 그들은 지금은 어떤 상태일까. 공부를 잘하던 바츨라프는 예외없이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멋진 미국 여자친구까지 있다. 어린 시절 그렇게 좋아하던 마술은 여전히 하고 있으며 어렸을 때 하던 서툰 마술과는 다르게 이제는 엄마도 깜짝 놀래킬수 있을만큼 진보적인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레나는 그 어린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양엄마를 만나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아주 꼬마였을때의 기억은 없지만 자기를 키워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있으며 그 할머니가 어떻게 죽었는지, 자신의 이모가 어떤 환경에서 자신을 키웠는지 그리고 바츨라프에 관한 기억까지도 모조리 잊지 않고 가지고 있다. 열일곱살이 되던 그 날, 레나는 잊지 않고 가슴 한편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기억 하나를 꺼내어 바츨라프에게 전화를 한다.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멀지않은 곳에 살고 있던 그들은 오랜 시간 후의 만남을 즐거워한다. 레나는 바츨라프를 만나서 자신의 친부모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를 만나면 그가 자신의 일을 도와줄 것만 같았다. 자신의 양엄마를 진짜 엄마라고 부를만큼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그들에게 자신의 친부모를 찾아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 그들 둘이 함께 마술을 연구하고 마술쇼를 짜고 자신들이 공연을 할 것이라고 준비를 하던 그때처럼 그들 둘이라면 둘만의 새로운 프로젝트, 레나의 부모님 찾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시절의 만남이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안 된 그저 즐거운 놀이 친구였다면 이제는 어엿이 성인이 된 그들의 만남은 또한 어떻게 이어질까. 진실한 사랑으로 다가올까. 미국에 살고있는 고등학생인 그들은 어떻게 돈을 모아서 그들의 부모님께는 어떠한 핑계로 친부모를 찾으러 러시아에 갈 수 있을까. 십대들의 풋풋함이 살아있는 사랑이야기이면서 이민자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되던 이야기는 어느덧 입양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흘러 넘치는 한편의 사랑이야기. 연둣빛의 표지만큼이나 상큼함을 남기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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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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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장르소설만 보는 내게 이런 작가의 글들은 낯설다.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저지르는 가해자가 등장을 하고 그리고 피해자가 등장을 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을 해서 일련의 사권들을 다시 보고 증거들을 모으고 주위 사람들을 탐문하고 그럼으로 인해서 범인에 좀더 가까워지고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용의자가 실제로 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아닐때의 놀라움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놀라고 그쯤 되서 작가가 숨겨 놓은 반전에 한번 더 놀라면 이야기는 어느덧 마무리 되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일반적인 이야기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더군다나 아주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경우는 더하다고 볼수 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무리 되어지는 그런 형상이랄까. 딱 두 장 말하면 한페이지로 구성된 이야기들의 경우는 더하다. 그 짧은 이야기속에서 무엇을 느낄수 있을까.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닌 에세이라면 또 다르겠다.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니 그 정도 짧은 것도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실제로 내가 나의 일상이나 생각을 적는다해도 짧을 때가 많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짧고 단편이면서 특정한 장르가 아닌 소설들은 더욱 주의해서 읽게 되고 유심히 읽게 되고 한줄한줄 정성들여서 읽게 되고 과연 작가가 이 짧은 글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편이다. 줄거리가 있는 소설들에 비해서 두께는 얇지만 오히려 읽는데 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소설들이다.

 

읽으면서 가디언에서 이 책에 관해서 한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을 했다. "구체적이면서도 신비롭고 산문으로 쓰였지만 시적이며 옛날 이야기가 같으면서도 더없이 현대적인 단편들". 어떻게 이렇게 딱 안성맞춤인 문구가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내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나열해 놓았다. 가디언의 이책에 대한 평가가 이리도 고맙게 느껴질 줄이야. 분명 이 책은 아주 구체적으로 배경을 설명하고 있고 형용사들을 써서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미스테리하다. 이해가 갈듯 하면서도 뒤돌아서면 또 무슨 소리였지 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산문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시적인 묘사가 그 속에 숨어있다. 짧게 끊어지지 않는 문장들은 내가 약간은 긴 시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오래전에 쓰여진 이야기답게 옛날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태세와 닮은 점도 분명 있다. 신기하고도 재미난 이야기들이다.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책으로 유명한 저자의 약력을 보면서 나는 전혀 다른 책을 생각하고 말아버렸다. [사막에서 연어낚시]라는 책이었다. 이미 영화화도 되었던 작품. 아마도 송어와 연어라는 물고기 이름이 들어가는 제목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은 후 20세기의 걸작이라고 불린다는 그 송어이야기를 또 읽어봐야겠다. 이 책이 나중의 후손들에게는 또 고전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책을 읽을때는 반드시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그 책에 어떤 이유로 빠져 있는 챕터가 이 책에는 실려 있기 때문이다. '램브란트 하천'과 '카르사지 싱크'라는 제목의 두챕터는 지금 여기서 읽고 있지만 반드시 그 책을 읽고 난 이후에 다시 읽어봐야 할 챕터임에는 틀림없다. 스물여섯살에 쓴 원래의 책과 서른 네살에 쓴 이 두 챕터의 이미지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를 해 볼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어떤 이유로 그 두 챕터를 잊어 버렸고 다시 이 책에서 첨부를 한 것일까. 자신도 왜 그렇게 했는지 불가사의라고 할만큼 많은 의문점이 남는, 그래서 더욱 궁금한' 미국의 송어낚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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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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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의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여름을 삼킨 소녀'. 더군다가 '여름을 삼킨 소녀'는 타우누스 시리즈가 아니고 성장소설 같은 느낌이라 시리즈로는 한권밖에 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그 한 권은 아주 뚜렷이 잘 기억하고 있다. 어디선가 읽었고 기억이 나지 않아  선물로 받은 책을 다시 읽었기 때문이다. 독일문학이다. 정확하게는 독일 스릴러. 처음에는 지명이나 사람 이름들이 눈에 익지 않아 고생을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두번 읽기를 마치고 안드레아스 프란츠 같은 다른 독일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서서히 물들어 갔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독일에서 돌아온지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독일에서 일주일정도 머무르면서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읽혀진 편이다. [오버우어젤에 있는 할머니댁으로 쿠키를 만들러 간다] 글을 보면서 나도 거기 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반가웠고 (실제로 동생집이 그곳에 있다) '레베수퍼마켓'에서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레베 갔었는데 하고 반가와했다. 독일어로 레베라고 읽지만 그냥 스펠링대로 읽으면 영어로는 다른 발음이 나오게 된다. 레베는 그나마 큰 매장이고 다들 일찍 문을 닫는 그곳에서 밤 12시까지 하는 레베 매장을 일부러 구경 가본 적이 있다. 이렇게 직접 생활하던 곳을 책에서 보니 나도 아는데 하면서 신나는 느낌이랄까. 이래서 사람은 간접적인 경험과 더불어 직접적인 경험도 필요하다는 것인가보다.

 

프란츠의 시리즈에서는 율리아라는 여형사가 나온다면 넬레의 책에서는 피아라는 여형사가 등장한다. 같은 형사이긴 하지만 피아는 율리아보다 조금은 더 능동적이다. 일에 파뭇힌 여자다. 일 때문에 신혼여행 가는 것도 남편 혼자 보내 버린 그런 여자다.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한 그런 여자다. 그럼으로 인해서 독자들은 훨씬 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읽을수 있다. 피아를 통해서 직접 사건에 맞부딪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확하게 겨냥을 해서 명중시킨 단 한발의 총알. 그 총알로 인해 산책을 하던 할머니 한명이 죽음을 당한다. 경찰이 겨우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아직 용의자도 잡지 못한 시점에 또다른 할머니가 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당한다. 경찰은 이제 연쇄살인으로 규정짓고 자신들이 조사를 하는 것보다는 제보를 받기로 결심하고 방송에 이 사건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증거는 없고 사건은 오리무중이다. 여행을 미룬 피아가 합류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와중에 이제는 나이가 든 사람이 아닌 이십대의 청년이 같은 방법으로 죽는다. 나이 많은 사람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부고라는 명칭으로 앞선 두건의 사건에 대한 이유가 밝혀지게 된다. 피해자들이 잘못한 것이 아닌 그들의 가족의 잘못으로 인해서 이 사람들을 죽였다는 것이다. 세번재 피살자가 발생하면서 밝혀진 세 사람의 인연은 언뜻 보기에는 '살인마잭의 고백'이라는 책을 생각나게 했다. 비슷한 소재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네번째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또 이건 뭐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이름들 덕분에 넬레의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훨씬 더 쉽게 읽어내려 갈수 있었다. 죽은 자의 원을 풀어준다는 이유로 산 자를 처벌하는 단 한명의 사람.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여자는 아니라는 전제하에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열심히 발로 뛰는 피아 형사. 그리고 그들의 팀. 피아는 요네스뵈의 해리처럼 단독으로 일하지 않는다. 오히려 '살인의 사계절'에 나오는 말린처럼 팀을 꾸려서 이 팀 전체가 하나의 사건에 매달리는 식이다. 그래서 각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건이 아닌 개인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보는 재미이다. 얇지 않은 이야기가 순식간에 읽힌다. 가독성 하나는 끝내주는 넬레의 이야기이다. 타우누스 시리즈를 이번기회에 읽어봐야겠다. 백설공주 이후로 순서에 맞춰서 차례대로 읽어본다면 일찍 찾아온 이 더위를 식히는데 조금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더위에 서늘함을 주는 넬레의 책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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