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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살인사건 ㅣ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4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문신. 타투.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금지로 하고 있는 법이긴 한다. 작은 문신은 상관없겠으나 큰 문신은 군면제가 될만큼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신의 인구는 점점 늘고 있으니 언젠가 밝은 빛을 볼 날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문신에 대한 생각을 말하자면 일단 아픈 걸 싫어해서 노다. 누가 나한테 돈 주고 하라고 해도 노다. 어느 하나에 싫증 안 내고 꾸준히 하는 걸 보면 문신 같은 것도 바꿀수 없는 것이니까, 늘 제자리에 있는 것이니까, 성격상 맞아하면서 추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아픈것이 싫어서 누구나 다 하고 하면 몇배로 이뻐보인다는 귀피어싱도 안 한 나다. 딱 두번의 아픔도 못 참는 내가 수천번의 아픔을 참아내기 전에 기절할지도 모른다. 참을성 하나는 끝내준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신을 하는 사람이 즐겨 있다는 것은 그 또한 중독이나 마찬가지일듯 하다.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한 사람은 없다는 것일까. 가끔 연예인들의 손목이나 발목에서 작게 보이는 별같은 문신은 귀여워 보일때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또 영구적으로 새겨야만 하는 못마땅한 문제가 생겨서 그렇지만.
이책은 문신의 표본을 진열한 도쿄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실제로 도쿄대 의학부를 가보지 못해서 문신들의 진열이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오래전에 쓰여진 것이고 그때 당시는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은 바뀌었을 가능서이 많기 때문이다. 문신을 한 사람이 죽으면 그 문신을 그대로 벗겨서 보관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끔찍한 일이지만 문신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했고 그 작품이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수집을 했다면 약간은 그 끔찍함이 덜어질 수 있을까. 아직까지 실제로 뛰어난 작품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본문에 등장하는 것처럼 몸전체를 다 휘감을 멋진 작품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 작품의 불연속성에 대해서 말이다.
문신사인 아버이즈를 둔 삼남매가 있다. 큰오빠는 문신사로써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전쟁통에 동남아 어디로 나가서 생사도 모르고 쌍둥이인 자매 중 한명 또한 그러하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인 기누에는 드러나지 않은, 그러나 인기기 많은 요정의 주인이면서 돈 많은 남자의 첩으로 생활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배경이 주는 의미는 어마어마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등장인물들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 등장한다고 했던 인물인데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 때문에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는 말이 성립된다. 이 또한 그러하다. 분명 다들 죽었다고 했는데 나중에 등장을 하게 된다. 역시 같은 이유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어떤 누구가죽었다고 해도 문자 그대로 믿지 말고 의심을 계속 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추리소설이 의심을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작업이긴 하지만 말이다.
문신사 아버지 덕에 삼남매는 각기 다른 문신을 가지고 있다. 뱀과 개구리와 민달팽이.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뭘까 뭔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싶지만 오로치마루, 쓰나데히메, 지라이야라고 한다면 무언가 대단해 보인다. 실제로도 큰 사이즈의 이 문신들은 온몸을 휘감을 정도로 크다. 특히 쓰나데히메 문신은 팔목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누구라도 문신을 새겼다는 것을 인식할 정도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문신은 아님에 분명하다. 그중 오로치마루 문신을 가지고 있는 기누에는 문신대회에서 일등을 할 정도로 대단한 문신을 가지고 있는 여자다. 그런 그녀가 목욕탕에서 돌아온 후 시체로 발견된다.
문신대회에서 만나게 된 마쓰시타. 그는 경시청에 다니는 형사과장을 형으로 두고 있다. 그런 그가 그녀와 약속을 하고 아침 일찍 그녀의 집을 찾는다. 정작 그녀는 보이지 않고 물소리에 이끌려 욕실로 향하지만 문은 잠겨져 있고 문틈으로 보이는 것은 잘린 팔뿐. 경찰에 신고하고 형사과장인 형이 도착을 하고 열어 본 욕실에는 기누에의 머리와 두팔 그리고 다리뿐 몸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굉장한 문신이 새겨져 있던 그 몸통.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그는 아무도 들어올수도 나갈수도 없는 이 곳에서 어떻게 저 무거운 몸통을 들고 빠져나간 것일까.
이 한가지 사건으만으로도 독자들은 범인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텐데 작가는 여기에 더하여 제2 그리고 마지막 제3의 사건까지 더하여 준다. 그로 인해 더욱 독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많지도 않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그리고 완벽한 알리바이와 불완전한 알리바이 사이에 고민을 하게 된다. 기누에의 결혼은 안했지만 남편,그리고 시동생 그리고 남편의 회사사직원, 예전 남자들까지 총출동 시켜서 답이라는 증거에 맞춰보지만 사건은 좀체 풀리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과연 누구인지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고민을 한방에 풀어주는 천재탐정인 가미즈의 다음 활약상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