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2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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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쉬는 시간이 불안했다. 나만 모르는 어느 다른 세계에서 김독자는 계속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나만 뒤쳐지는 것 같아서. 그래서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시 그들의 세계로 뛰어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폴이 니나를 구해내기 위해서 삐삐와 찌찌를 데리고 뛰어든 것처럼 말이다. 비록 나는 김독자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들의 전투를 직접 내 눈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샅샅이 확인하고 보고자 함이 더 큰 의도였지만.


동대입구역, 충무로역, 금호역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역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상상이 된다. 만약 우리가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 하루 아침에 멈춰버리고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서로 싸움을 하며 지하철 역이 전쟁의 베이스 진지로 사용된다면 어떨 것인가 하고 말이다. 마법화로에 땅강아지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김독자를 비롯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미션에 따라서 다르지만 실패시 죽음으로 보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정말 사력을 다해야 한다.

 

도깨비 비형은 자신이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서 김독자의 상황을 중계하고 그것을 보는 성좌들의 후원으로 돈을 번다. 성좌들을 그들이 응원하는 화신들에게 배후자가 되어 줄 수도 있고 코인으로 그들을 후원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조건들이 지금 현재 존재하는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채널들과 다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단순히 생각하고 이런 행동들을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들이 생명과 연관이 되어 있을 때 얼마나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들의 상상력이란 얼마나 위대한 것이던가.

 

주인공 버프라는 게 있다. 본문에서도 나온다. 온라인 게임에서 주인공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켜 주는 효과를 의미한다. 멸.살.법에서의 주인공은 유중혁이다. 그러니 그는 만능이 될 수밖에 없다. 죽어도 다시 살아올 정도로 말이다.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도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그런 부분이다. 그러니 이 세계에 뛰어들게 된 김독자도 그만큼은 건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서바이벌 조건은 2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성좌들은 그런 것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도깨비들은 그런 그들을 위해서 판을 깔아주고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던져준다. 이야기는 점점 진행되어 각 역을 빼앗고 깃발을 꽂아야 하는 게임에서 누가 왕이 될 것인가로 나아가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10개 이상의 역을 점거해서 왕의 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퀘스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 이상의 역도 점거해야 하고 자신이 목적으로 하는 역도 점거해야 한다. 점점 미션이 추가되면서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 다음 이야기믄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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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01 전지적 독자 시점 1
싱숑 지음 / 비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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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것은 <배틀로얄>인가.

지금의 MZ세대들은 모르거나 낯설 수 있지만 본격적인 서바이벌 경쟁이 나오는 그 영화가 내게는 가장 큰 인상으로 남아있다. 속편이 나오긴 했지만 가장 처음에 나온 영화만큼 그렇게 확 와 닿지는 않았다. 선택된 한 반. 어제까지 같이 얼굴을 맞대고 떠들고 놀던 학생들은 그 순간부터 적이 되어야만 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단 한 명, 그 한 명이 살아 남을 때까지 이 전쟁은 끝이 나지 않는다. 그 조건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배틀로얄

감독
후카사쿠 킨지
출연
기타노 다케시, 후지와라 타츠야, 마에다 아키
개봉
2002.04.0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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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지하철 안. 퇴근길 지하철 안에 난데 없이 등장한 도깨비는 제한 시간 안에 하나 이상의 생명체를 죽여야 하는 시나리오를 던졌다. 실패 했을 시에는 사망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싶던 사람들도 직접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자 태도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헉. 이것은 오징어 게임인가.

배틀로얄 형식의 죽고 죽이는 게임은 <헝거게임>을 통해서 더 발전되어 왔고 이제는 <오징어 게임>이다. 앞에 나온 작품들과 비교해서 조건이 달라진 것은 바로 돈이다. 단지 누군가를 죽이고 내 생명을 보존했다면 이제는 그것에 더해서 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에게 돈을 거는 사람들. 적확하게 맞아 나눠지는 계급 간의 분리. 누군가는 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누군가는 그것을 보면서 누군가를 대신해서 죽이는 쾌락을 얻는다. 


헝거게임:모킹제이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리암 헴스워스, 줄리안 무어, 조쉬 허처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우디 ...
개봉
2014.11.2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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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네이버>


바로 이 조건이 이 이야기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대신해서 싸울 사람을 후원하고 그에게 코인으로 보답한다. 졸지에 그들을 등에 없는 사람들은 일단은 자신의 목숨을 위해서 싸워야 하고 단체 생활 속에서 언제나 생기는 갈등들을 이용한 도깨비들의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 이 모든 것은 다 돈 때문인가 아니면 목숨 때문인가.


내게는 낯선 제목이었다. 그만큼 이 존재에 대해서 무감각했다는 사살이다. 인기 있는 웹소설이었고 특히 젊은 층에서 열광하는 그런 소설이었고 인기를 타고 웹툰으로도 만들어 지고 그것이 이제는 소설로까지 나왔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다. 자신이 직접 이 게임에 들어가서 참여하는 것처럼 주어지는 미션들하며 이 퀘스트를 해낼 때마다 주어지는 코인들하며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주인공 김독자만의 비밀까지. 그만 알고 있는 그것은 이 주인공 단 한 명만이 멸.살.법 즉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은 독자라는 사실이다. 즉 그에게는 엔딩을 다 안다는 아주 큰 베네핏이 주어져 있는 셈이다. 물론 다음에 일어난 일도 알고 있고 말이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은 그가 선택을 다르게 하면 그 모든 것들도 달라진다는 점이겠지.


총 8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part1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8권이 끝이 아님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퇴마록]과도 비슷하다. 오래전 그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열광을 하면서 읽었던 우리였다. 이제 그 세대가 달라지고 열광하는 형태가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즐겁다. 그 이전의 즐거움을 알아버렸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할 수가 없다. 


퇴마록 국내편 1

작가
이우혁
출판
엘릭시르
발매
201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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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잡고 내가 주인공 독자인냥 사람들을 도와주고 내 갈 길을 가면서 1권을 끝냈다.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2권을 이어갈 수가 없다. 이런 시리즈 작품들은 내쳐 바로 죽죽 읽어가는 것이 묘미인데 1권의 내용이 버거웠다. 아직 소화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음식물과도 같이 꽉 차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며 손에 땀을 쥐며 김독자와 함께 뒹굴고 달리고 했더니 그 후유증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온 것이다. 조금은 쉬어가겠다. 하지만 그 쉼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을 것 같다. 바로 다음에 어떤 미션이 주어질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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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양장)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편역 / 미래타임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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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제1막 1장

어두운 숲

(표범, 사자, 늑대가 나타난다.)

단테 : 제발 절 좀 구해 주십시오! 당신은 사람인가요?

베르길리우스 : 지금은 인간이 아니지만 전에는 인간이었다네. 어찌하여 지옥에 가려하는가.

단테 : 슬픈 영혼들을 만나길 원합니다.

베르길리우스 : 내가 자네를 영원한 곳으로 인도하겠네. 나중에는 베아트리체에게 자네를 맡기고 떠날 것이네.


제1막 2장

아케론 강 가

단테 : 스승님, 저들은 누구입니까.

베르길리우스 : 하느님을 분노케 하여 죽음을 맞이한 자들. 구원 받을 희망을 잃고 단념한 사람들이네.


<연옥>

제2막 2장

카셀라 :자네는 단테가 아닌가.

(안으려 하지만 허공을 가른다)

카셀라 : 어찌 여기에 왔는가.

단테 : 나의 친구여. 나는 천국으로 향하는 영혼들 틈에 끼여 긴 여행을 하고 있다네. 나를 위해 노래를 블러 주지 않겠는가.


<천국>

제3막 1장

베아트리체 :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단테를 바라본다.)

이곳은 당신의 원래 고향이었던 천국이에요.

단테 : 하지만 내가 저 불꽃 위를 어찌 올라가겠소.

베아트리체 : 하느님 원리에 따른 것일때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둘은 달을 향해 비상한다.)


그토록 유명한 단테의 신곡이지만 제대로 읽을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단테의 신곡을 읽었다고 말이다.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 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각 장의 앞부분을 희곡처럼 만들어 보았다. 많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있어서 쉴새없이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명화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그림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읽는 것이 더없이 재미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옥편에 가장 많은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가장 사실적인 묘사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자극적이면서도 잔인한 장면들도 많은데 그것이 예술가들의 혼을 자극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특히 신곡을 읽고 감명을 받은 보테칠리가 그렸다는 <지옥의 지도>라는 작품은 영화 <인페르노>에서도 본 적 있어서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신곡의 같은 부분을 그리더라도 예술가들이 느끼는 것이나 화풍이 다르기에 같은 장면 다른 그림을 비교하는 재미도 꽤 즐겁다.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들이 특히 많은데 그것은 그가 이 신곡이라는 작품을 읽고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요소라 할 있겠다. 


버니언의 [천로역정]을 읽는 기분과도 비슷하다. 그것은 기독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카톨릭에 더 가까운 편이다. 그때 당시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었던 종교였고 단테 또한 종교를 가졌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극히 사실적이고 자세하게 묘사되었던 지옥편와는 다르게 천국편에서는 조금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천국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이기에 그런 생각이 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곳에 있는 인물들을 만나면서 주인공인 단테가 하는 말들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 출신의 작가 단테다. 그곳에 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에 갔다 온 것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230쪽에 등장하는 <천국의 문>이라는 작품을 봤을 때 가장 기뻤다. 그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다. 피렌체에서 말이다. 사진을 모아둔 클라우드를 뒤져본다. 역시 있다. 내가 직접 찍은. 그때는 단테의 신곡을 몰랐고 지금은 그 작품을 읽고 난 뒤라서 이 작품이 새롭게 보인다. 이 작품은 보았지만 단테의 생가는 방문하지 못했다. 그의 박물관 또한 지나쳤을지 몰라도 사진이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니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다시 갈 이유가 생긴 것이다. 단테의 신곡이라는 작품을 보고 나니 그곳이 색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다.


유명하다. 하지만 그 유명세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권유하고 싶다. 고전이란 당연히 어렵기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타파하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니 말이다. 머릿글에서 편역자는 처음으로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감사히 여기겠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이런 책을 만들어준 편역자님께 더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덕분에 단테의 신곡을 드디어 읽어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고전은 어려워서 싫다거나 아직 단테의 신곡이 무엇인지 모른다거나 궁금은 하지만 섣불리 도전하기 힘들다거나 하는 사람을 위해 적극 추천하겠다. 바로 이 책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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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이해하지 않아도 다 껴안을 필요도
달밑 지음 / 부크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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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했다고 말은 하면서 같은 일에 계속 부딪힌다면 말뿐인 이해였을지도 모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달밑. 굉장히 독특한 닉네임이다. 달의 밑이라는 뜻일까. @dal_meet이라는 인스타 주소로 본다면 달을 만난다는 뜻일까.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작가 소개에서 보듯이 밤에만 볼 수 있는 달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나에게는 약간 낯선 작가님이지만 인스타에서는 많은 팔로우들을 보유하신 분이었다. 짧은 글들이 주는 매력이라니.


소설처럼 단숨에 한번에 휘리릭 읽어보기보다는 두고두고 한 편 씩 꺼내어 보는 그런 책이 되길 소망한다. 마음이 힘들 때, 인간과계가 어려울 때. 괜스리 속이 상할 때.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친구로부터 섭섭할 때, 세상이 날 버린 것 같을 때, 나만 왜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위로 받듯이 꺼내 읽으면 그것 자체가 힐링되어 줄 것이고 치료약이 되어 줄 것이다.


사서 걱정한다는 소리가 있다. 실제로 읽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하며 걱정을 늘리는 일이다. 본문에서도 아주 잘 나와있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방법>이라는 제목에서는 딱 세 가지를 제시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미리 걱정하지 않기. 사소한 것에 크게 의미 부여하지 말기. 아닌 인연에 미련이 자라게 두지 않기 (20p) 너무 딱 들어맞는 예시가 아니던가. 이대로만 한다면 절대 마음은 무거워지지 않을 것이다. 하늘 끝까지 날아갈 수도 있을 듯하다. 



오래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퉜을 때 그 밤을 넘기지 말고 화해의 손을 내밀기를 바랍니다. (191p)


내 경우에는 관계를 정리해 놓은 글에 더 마음이 끌렸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던가. 어려운 일이 지나간 후에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속담이다. 그것은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친구 사이에도, 연인 관계에도, 가족 사이에도 어떤 관계에서도 완전히 딱 맞는 합은 없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을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만약 그런 면이 있다면 말을 하고 그것을 수용해낸다면 더욱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툼이 있었을 경우 빠르게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틈이 겉잡을 수 없이 벌어져 더 이상은 어떤 것으로도 붙이지 못하는 그런 관계가 되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것은 항상 얼굴을 대하고 살기에 화해라는 것도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그렇기에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해하고 인내하기 어려운 상대방의 면면을 입 밖으로 꺼내서 전달하는 건 이후에 이어지는 다소 불편한 시간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걸 잘 버텨 내면 더 단단한 사이로 제련되는 거고 실패하면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다. (156p)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몇 사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알고 지낼 수도 없고 다 이해하고 지낼 수도 없다.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피로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만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하자. 그것 만으로도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Nobody is perfec!.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누구라도 완벽하지 않은 존재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를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다 껴안으려 하지도 말자. 그것이 내 마음에 더 편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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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법안
김이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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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가토의 검].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어떤 작품은 읽은 후 작가의 이름이나 제목마저도 남기지 않고 휘발되어 버리는데 반해 이 작가의 작품은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처음부터 그 작가의 작품인 줄 알고 읽었던 것은 아니었다. 술술 잘 넘어가는 페이지는 읽다보니 궁금해졌고 책날개에 있는 가토의 검이라는 작품을 보고 확신을 했다. 다음에 이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면 또 나는 흥미를 가지고 궁금증을 발동할 것이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일까 하고 말이다. 


작가는 작가 소개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현재 국회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 경력이 이야기 속에서도 다분히 잘 드러나고 있다. 수행원인 호민은 의원들을 모시고 독일을 거쳐서 터키로 의원외교활동을 나왔다. 터키에서 일정을 마치고 아침 운동을 하겠다고 모인 의원들. 위원장님이 내려오실 때가 되어서 마중을 나갔던 호민은 엘리베이터에서 피습을 당한 또 다른 의원을 보고 놀란다.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의원. 누가 무슨 이유로 이 외국 땅에서 사람을 칼로 찌른 것일까. 


요즘 같은 세상에 엘리베이터 정도야 cctv를 돌려보면 누구인지 다 범인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호텔에는 그런 것이 없다. 개인의 인권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일까. 겨우 확보한 것이 직원 통로로 나가는 부르카를 입은 한 여자의 모습이다. 전부 다 뒤집어 쓰는 그런 옷이라서 누구라도 특정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다.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된 의원은 목숨은 건졌지만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 혹시라도 이슬람 테러집단에 의한 것일까봐 남은 사람들은 전부 대사관으로 이동을 한다. 피습을 당한 사람만 빼고 나머지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돌아와서도 그때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나 사건에 대한 조사는 계속된다.


이야기 속에서 언급되는 수쿠크 법이라던지 한기통이라고 한국기독교통합이라는 집단이라던지 하는 것은 낯설지만 또 한편 익숙하다. 한기통은 아무래도 한기총을 조금 바꾼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정치계와 종교계. 같이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묘한 동거. 한 쪽은 표를 위해서 다른 한 쪽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다. 한국 내에서 하나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인구가 어느 정도 있다 보니 그들을 제외하고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당연히 계산된 것이다. 


자신들이 조작을 만들고 그것을 믿지 못해 제2의 대안을 만들고 그 계획이 또 잘못되어 새로운 사건이 생겨나고. 이야기는 전형적인 장르소설의 형태를 따르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이것이 그저 단순한 픽션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이라면 더욱 말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후보들이 나와 있지만 어느 한 사람도 마음에 들어서 누구다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지금 나의 결정이다.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더욱 몰입해 읽을 수 밖에 없는 작품. 그것이 바로 이 [유령법안]이 아닐까. 부디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의원들의 의전을 빙자한 해외 여행은 계속되겠지만 말이다. 이 코로나시대에 갇혀 있는 일반사람들은 외면한 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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