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이해하지 않아도 다 껴안을 필요도
달밑 지음 / 부크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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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했다고 말은 하면서 같은 일에 계속 부딪힌다면 말뿐인 이해였을지도 모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달밑. 굉장히 독특한 닉네임이다. 달의 밑이라는 뜻일까. @dal_meet이라는 인스타 주소로 본다면 달을 만난다는 뜻일까.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작가 소개에서 보듯이 밤에만 볼 수 있는 달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나에게는 약간 낯선 작가님이지만 인스타에서는 많은 팔로우들을 보유하신 분이었다. 짧은 글들이 주는 매력이라니.


소설처럼 단숨에 한번에 휘리릭 읽어보기보다는 두고두고 한 편 씩 꺼내어 보는 그런 책이 되길 소망한다. 마음이 힘들 때, 인간과계가 어려울 때. 괜스리 속이 상할 때.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친구로부터 섭섭할 때, 세상이 날 버린 것 같을 때, 나만 왜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위로 받듯이 꺼내 읽으면 그것 자체가 힐링되어 줄 것이고 치료약이 되어 줄 것이다.


사서 걱정한다는 소리가 있다. 실제로 읽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하며 걱정을 늘리는 일이다. 본문에서도 아주 잘 나와있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방법>이라는 제목에서는 딱 세 가지를 제시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미리 걱정하지 않기. 사소한 것에 크게 의미 부여하지 말기. 아닌 인연에 미련이 자라게 두지 않기 (20p) 너무 딱 들어맞는 예시가 아니던가. 이대로만 한다면 절대 마음은 무거워지지 않을 것이다. 하늘 끝까지 날아갈 수도 있을 듯하다. 



오래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퉜을 때 그 밤을 넘기지 말고 화해의 손을 내밀기를 바랍니다. (191p)


내 경우에는 관계를 정리해 놓은 글에 더 마음이 끌렸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던가. 어려운 일이 지나간 후에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속담이다. 그것은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친구 사이에도, 연인 관계에도, 가족 사이에도 어떤 관계에서도 완전히 딱 맞는 합은 없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을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만약 그런 면이 있다면 말을 하고 그것을 수용해낸다면 더욱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툼이 있었을 경우 빠르게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틈이 겉잡을 수 없이 벌어져 더 이상은 어떤 것으로도 붙이지 못하는 그런 관계가 되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것은 항상 얼굴을 대하고 살기에 화해라는 것도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그렇기에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해하고 인내하기 어려운 상대방의 면면을 입 밖으로 꺼내서 전달하는 건 이후에 이어지는 다소 불편한 시간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걸 잘 버텨 내면 더 단단한 사이로 제련되는 거고 실패하면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다. (156p)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무리 몇 사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알고 지낼 수도 없고 다 이해하고 지낼 수도 없다.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피로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만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하자. 그것 만으로도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Nobody is perfec!.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누구라도 완벽하지 않은 존재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를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다 껴안으려 하지도 말자. 그것이 내 마음에 더 편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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