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입니다. 승진했어요! - 그림일기 편
김미영 지음 / 지식공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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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한번이라도 개인적으로 만나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오디오북이라고 말이다. 그만큼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그대로 녹아 있는 그런 책이다. 이런 에세이의 특징 상 자신의 일상생활이라던가 습관 또는 생각들이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에세이는 조금 발가벗겨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 반 안 읽고 싶은 마음 반이었다. 워낙 유쾌한 작가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 유쾌함이 그대로 살아나겠다 싶은 생각이어서 읽고 싶었는데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워킹맘이라는 단어 하나에 꽂혀 버렸다. 내가 워킹은 하고 있지만 맘도 아니고 표지를 보아하니 아이가 둘인데 그렇다면 내가 공감할 일은 더더군다나 없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니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

그래도 읽어보니 역시나 유쾌 발랄 명랑 쾌활하다 못해 지구 밖으로 튀어나갈 꺄르르함에 녹아 있어서 후루룩 읽었지만 신나게 읽었다. 자신이 책을 만들고 그 책을 팔기 위해서 나 이렇게까지 노력한다라는 분투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수채화 책을 내놓고 그 책을 팔아 보려고 광고하기 위해서 직접 수채화 클래스에 등록하는 출판사 대표가 어디 흔할까. 늘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가는 그녀이기에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 역시나 자신이 만든 자격증 책으로 공부하고 그것을 증명하려고 시험도 본다니 그렇게 모은 자격증이 많다니 그것 또한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그런 발상이기도 하다.

부제가 그림일기 편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는 작가기 직접 그린 그림이 가득 담뿍 담겨있다. 자신은 못 그린다고 했지만 색감도 살아 있고 비율도 적당하고 문외자인 내가 보기에는 엄청 잘 그린 그림이다. 그린 그림들만 모아서 작기라도 전시를 해도 좋을만큼 말이다. 작가만의 소소한 수줍음과 넓은 오지랖과 적당한 덜렁댐과 그럼에도 따스하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작가를 개인적으로 오래도록 알고 지내고 싶은 사심 가득 담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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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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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작가가 자신의 책을 광고하는데 진심이거나 아니면 정말 획기적인 재미를 추구하거나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전작을 신작에 인용한 것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시리즈인 경우에 행해지는 방식이다. 도진기 작가의 작품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을 물고 오면서 이 사건은 전작에 나온다며 밑에 각주를 달아 설명하는 방식이다. 

본문 속에서 사건을 언급하는 방법도 있다. 이 책 속에도 엥겔 과장과 피아의 동생인 킴이 사건 때문에 얽혔고 그로 인해 친구가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전작의 사건을 말하고 있다. 나처럼 전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사건을 알고 있어 이후에 이렇게 되었구나 하고 이해를 했을 것이고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사건이 대체 무엇이었나 하고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방법을 탈피했다. 등장인물 중 피아의 전남편이자 법의학연구소장인 헤닝을 범죄소설가로 데뷔시킨 것이다. 그가 쓴 첫번째 작품 제목이 놀랍다. 바로 이 타우누스 시리즈의 첫작품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와 동일하다. 제목만 그대로가 아니다. 소설 속 사건과 등장인물도 이름만 바꿨을 뿐 넬레의 작품을 그래도 가져다 썼다. 헤닝이 즉 넬레인 것이다. 피아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은 자신이 다른 이름으로 소설에 나오는 걸 재미나 한다. 자신이 조금은 좋은 모습으로 소설 속에 나오길 바라기도 한다. 흥미로운 일이다. 

소설을 통해 불멸의 인물이 된다는 건 저희에게 큰 영광이지요.

293p

헤닝이 소설을 쓰고 책이 나오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출판사와 연결된다. 출판사가 배경이 되면서 에이전트와 편집자가 등장하고 사건의 피해자와 용의자 및 관련인물이 된다. 그 과정이 놀랍도록 자연스러워서 또 한번 감탄을 한다. 더구나 작가는 자신의 작품 뿐 아니라 다른 독일 작가의 작품을 대놓고 알려주기도 한다. 카르스텐 두세의 [명상 살인]이다. 넬레는 이 작가의 이름을 딱 두 글자만 바꿨다. 토르스텐 부세라니. 요런 센스쟁이 작가라닛. 독특한 범죄 소설이어서 나 또한 흥미롭게 읽었던 이야기였는데 편집자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그 책이 언급될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해서 어? 나 이 책 아는데. 하면서 아는 체를 하게 된다. 

헤닝의 책이 나온 빈터샤이트 출판사의 대표적인 편집자인 하이베 베르시가 죽었다. 헤닝의 부탁을 받고 그녀의 집으로 갔던 피아는 깨끗이 치워졌으나 피가 사방에 퍼진 걸 검사하고 그녀의 실종을 확인한다. 숲에서 발견된 그녀의 시신. 누가 그녀를 죽이고 시체를 유기한 것일까. 한 건의 살인은 또 다른 죽음으로 이어진다. 베르시 살인의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이 죽은 것이다. 과연 이 사건이 인과관계가 있을까. 

'우리는 아주 친한 친구예요'라는 말이 신뢰와 정직의 보증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른바 친구라는 사람들이 가장 심한 상처를 주는 일은 무척 흔했고, 실망한 기대 심리가 법의학연구소 지하실 냉장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64p

[영원한 우정으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오래된 친구들이 주축이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연결된다. 사실 타우누스 시리즈에서 우정와 살인 그리고 죽음이 소재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너무 친한 친구들]은 제목에서부터 친구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지 않은가. 이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의 사건과 지금의 사건이 맞물린 그런 맥락 말이다. 촘촘히 구성된 이야기는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게 만든다. 그래서 다시 2권으로 이어진다. 결말이 궁금해진다.

13년 동안 함께 일해온 피아와 상관은 오랜 부부 같았다. 둘은 서로를 잘 알았고,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정확하게 알았다. 직업상으로는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했지만 넘지 않는 경계선, 넘더라도 아주 조심스럽게 넘는 경계선이 여전히 존재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건강과 사생활이 그랬다.

275p

그나저나 보덴슈타인의 가정사는 잠잠할 날이 없네 그려. 피아라도 산더랑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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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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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나뭇가지 끝을 울게 하고 앞머리로 불어오지 않는다. 앞머리를 지나 나뭇가지 끝을 울게 한다.

207p

솔직히 제목만 봐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밑에 작게 쓰여져 있는 영어로 된 제목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될까. The Wind Blowing Through Our Sorrow. 우리의 슬픔을 통과하는 바람이라니. 이 시적인 표현은 본문 속에서 언급된다. 단가 중 한 소절이었던 이 구절. 이 구절 덕분일까 이 이야기는 표지와 더불어 약간은 로맨틱한 면을 보여주는 소설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장르소설임에 틀림없다.

조각을 아무리 맞춰도 완성되지 않는 직소퍼즐 같다.

조각이 늘면 늘수록 완성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121p

이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구절이지 않을까. 어느 정도 읽어가면 이야기의 흐름이 인식되고 범인의 윤곽이 대충은 드러나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보이지 않았다. 네 귀퉁이는 맞춰놓은 것 같은데 왜 나머지 조각들이 맞춰지지 않는 것일까. 어디에 들어가는 게 맞는 걸까. 이리저리 돌리고 맞춰봐도 딱 들어맞지 않는다. 아니 맞는가 싶어서 밀어 넣으면 아니다 하면서 삐걱거리는 그런 조각이랄까.

선배를 도와 탐정사무소에 다녔던 유키는 이모로 부터 부탁을 받는다. 목을 졸려 죽은 이모부 그리고 양자 시후미. 그렇다. 이모는 양아들인 시후미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모의 의심대로 진짜 이모부를 죽인 건 시후미일까. 

입술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며 소리도 없이...... 웃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들었다.

47p

장르소설에서 너무 잘 드러나는 인물은 범인이 아닐 때가 많다. 그러니 당연히 시후미는 범인이 아니다 라는 결론이 내려져야 하는데 의심이 간다. 저 문장을 읽는 순간 그랬다. 냉정할 정도로 차가운 아이가 저런 웃음을 지을 때는 분명 무언가 숨기고 있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러니 유키가 의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유키라도 저런 미소를 보는 순간 섬짓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시후미를 그렇게 만든 건 주변의 어른들이다.

75p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 이름과 성으로 각기 불리는 등장인물들, 성이 달라지는 인물들, 새롭게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로 인해서 정신 없게 흘러간다. 등장인물들을 적어 놓고 관계를 화살표로 그려가며 읽는다면 오히려 덜 헷갈렸을 것이다. 죽 한꺼번에 읽었따면 덜 헷갈렸을 수도 있다. 결론은 사랑이다.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데는 사랑이라는 단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표지와 제목은 이 장르소설을 가장 잘 설명하는 쿵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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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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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형사다.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이다. 18년 만에 돌아간다. 자신이 자랐던 섬이다. 그 시간 동안 그곳은 어떻게 변했을까. 사고로 부모를 잃은 그는 이모에게서 길러졌다. 고아라고 놀림을 받는 것도 다반사였지만 친구인 아슈타르가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 천식으로 늘 흡입기를 가지고 다니던 그는 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 건의 사건. 그리고 비슷한 수법의 또 다른 사건. 비슷한 수법으로 저질러진 사건이 발생한다면 형사들은 혹시 그게 동일범에 의해서 일어난 것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모방범이라 해도 문제도 진범이라 해도 문제다. 공조는 필수다. 섬으로 돌아간 핀은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타이어는 이미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에인절과 머도가 앞쪽에서 벗어나자 타이어는 어떻게든 자신을 멈추려고 안간힘을 쓰던 도널드의 손길을 뿌리쳤다.

97p

핀의 어린 시절 친구들과 다른 이웃마을을 견제하며 그들의 타이어를 훔쳐 오는 장면에서는 쫄깃한 긴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어린 그들이었다. 그렇게 큰 타이어를 굴려서 가지고 오면 된다는 생각만 했지 내리막길에서 그것이 어떻게 작용할 지까지는 생각을 안 해 본 것이 틀림없다. 기를 쓰면서 못 굴러가게 아니 천천히 굴러가게 막는 아이들과 뒤에서 그것을 잡는 아이들. 조마조마함이 넘쳐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누구 하나라도 거기 깔렸다가는 허리가 나가던가 죽을 수도 있다. 


강력한 서풍에 좇기는 낮은 구름이 섬을 가로지르며 언덕 꼭대기를 면도하듯 스쳐 지나갔다.

366p

회상 장면이 의외의 즐거움을 주었다면 시체를 묘사하는 장면들은 이런 맛에 장르 소설을 읽는 것이지 하는 느낌을 가져다 주며 멀리 떨어진 섬으로 새를 잡으러 떠난 사람들을 따라 폭풍우를 헤치고 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마치 모험 영화를 보는 듯한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거기에 날씨를 묘사한다거나 하는 부분은 또 섬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문학적인 면을 첨가했다. 이토록 다양한 즐거움의 향연이라니. 

섬으로의 귀환은 아무 소득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과거의 유령들과 고통스럽게 만났을 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373p

후반부 들어가면서 범인이라던가 사건의 윤곽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어떻게 구성이 된 것인지 말이다. 이 사건은 분명 오래 전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이 포함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곳을 떠났던 주인공이 사건을 찾아 돌아간다는 설정이나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고 수십 년 후에 다른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이 연관성이 있다던가 하는 식의 설정은 익숙하다. 그 익숙한 패턴이 주는 느낌이 낯설지 않아서 좋다. 

스코틀랜드 작가가 스코틀랜드 루이스 섬을 배경으로 쓴 이야기다. 게일어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어식으로 읽는 방법이 다른 그런 언어다. M으로 시작하는 성이 많은 그런 동네다. 어느 정도는 폐쇄적인 그런 곳이다. 그런 낯섦이 주는 매력이 앞서 말한 낯익음과 잘 어우러져서 새로움을 만들어 낸다. 그 조화로움이 주는 스릴이 아주 맛깔나다. 표지에 적힌 호러 스릴러에 겁먹지 말라. 이 이야기는 정통 스릴러에 더 가까우니 말이다. 스코틀랜드 스릴러 소설의 정점이다. 인정한다.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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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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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코스별로 나오는 저 음식은 얼마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검색해 본 결과 약 40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것을 알았다. 각 음식에 어울리는 술을 페어링 해서 먹는 것도 인상적이어서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술을 마시지 않지만 저런 식으로 잘 어울린다면 가볍게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음식과 술. 거기에 더해지는 미스터리까지 완벽한 삼합이다.

나가에와 나기사 그리고 나쓰미와 겐타 두 커플은 각기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두고 있다. 세 명은 대학 친구들이고 결혼한 후 겐타까지 같이 어울려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나가에가 미국으로 가서 그걸로 끝이려나 했더니 교수 자리를 잡아서 귀국하는 바람에 그들의 음식 여행은 계속될 수 있었다.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음식과 술을 마련해서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생각만으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친구들이 있다면 세상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오징어 살도, 내장도 자기를 희생하진 않았잖아? 각자의 장점을 드러내 보이면서 근사한 요리가 됐지. 그 두 사람도 마찬가지야.

119p

이야기는 단지 맛있는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술로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만이라면 이 책의 묘미가 반감된다.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미스터리가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먹고 마시다 보니 그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보니 나오는, 생각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예전부터 이 나가에라는 남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소한 위화감을 잘도 짚어내 그로부터 진실을 밝혀내는 게 특기였다.

42p

여기 나가에는 묘하게 촉이 서 있다. 그는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 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모순점을 파악해 간다. 그렇게 남들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면에 드러난다. 실제로 그러했는지 아닌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나가에가 말한 것이 진실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여기 모인 모두는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그 후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알면 그가 말한 것이 맞다는 것도 금세 파악을 할 수 있다.

미스터리라고 해서 언제나 세고 강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상 그것이 미스터리로 남아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무작정 피철철 흘리는 이야기보다는 이런 가벼운 미스터리가 더운 여름날에 더 당길수도 있는 법이다. 오늘 친구들을 불러 놓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와 어울리는 술도 한 잔 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말야 하면서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까. 그러고 싶은 주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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