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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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코스별로 나오는 저 음식은 얼마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검색해 본 결과 약 40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것을 알았다. 각 음식에 어울리는 술을 페어링 해서 먹는 것도 인상적이어서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술을 마시지 않지만 저런 식으로 잘 어울린다면 가볍게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음식과 술. 거기에 더해지는 미스터리까지 완벽한 삼합이다.

나가에와 나기사 그리고 나쓰미와 겐타 두 커플은 각기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두고 있다. 세 명은 대학 친구들이고 결혼한 후 겐타까지 같이 어울려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나가에가 미국으로 가서 그걸로 끝이려나 했더니 교수 자리를 잡아서 귀국하는 바람에 그들의 음식 여행은 계속될 수 있었다.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음식과 술을 마련해서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생각만으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친구들이 있다면 세상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오징어 살도, 내장도 자기를 희생하진 않았잖아? 각자의 장점을 드러내 보이면서 근사한 요리가 됐지. 그 두 사람도 마찬가지야.

119p

이야기는 단지 맛있는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술로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만이라면 이 책의 묘미가 반감된다.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미스터리가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먹고 마시다 보니 그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보니 나오는, 생각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예전부터 이 나가에라는 남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소한 위화감을 잘도 짚어내 그로부터 진실을 밝혀내는 게 특기였다.

42p

여기 나가에는 묘하게 촉이 서 있다. 그는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 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모순점을 파악해 간다. 그렇게 남들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면에 드러난다. 실제로 그러했는지 아닌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나가에가 말한 것이 진실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여기 모인 모두는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그 후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알면 그가 말한 것이 맞다는 것도 금세 파악을 할 수 있다.

미스터리라고 해서 언제나 세고 강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상 그것이 미스터리로 남아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무작정 피철철 흘리는 이야기보다는 이런 가벼운 미스터리가 더운 여름날에 더 당길수도 있는 법이다. 오늘 친구들을 불러 놓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와 어울리는 술도 한 잔 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말야 하면서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까. 그러고 싶은 주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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