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작가가 자신의 책을 광고하는데 진심이거나 아니면 정말 획기적인 재미를 추구하거나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전작을 신작에 인용한 것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시리즈인 경우에 행해지는 방식이다. 도진기 작가의 작품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을 물고 오면서 이 사건은 전작에 나온다며 밑에 각주를 달아 설명하는 방식이다.
본문 속에서 사건을 언급하는 방법도 있다. 이 책 속에도 엥겔 과장과 피아의 동생인 킴이 사건 때문에 얽혔고 그로 인해 친구가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전작의 사건을 말하고 있다. 나처럼 전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사건을 알고 있어 이후에 이렇게 되었구나 하고 이해를 했을 것이고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사건이 대체 무엇이었나 하고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방법을 탈피했다. 등장인물 중 피아의 전남편이자 법의학연구소장인 헤닝을 범죄소설가로 데뷔시킨 것이다. 그가 쓴 첫번째 작품 제목이 놀랍다. 바로 이 타우누스 시리즈의 첫작품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와 동일하다. 제목만 그대로가 아니다. 소설 속 사건과 등장인물도 이름만 바꿨을 뿐 넬레의 작품을 그래도 가져다 썼다. 헤닝이 즉 넬레인 것이다. 피아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은 자신이 다른 이름으로 소설에 나오는 걸 재미나 한다. 자신이 조금은 좋은 모습으로 소설 속에 나오길 바라기도 한다.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