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7 - 민폐 삼형제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알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사고를 잘 저지르는지 말이다. 정말 잠깐 일초라도 한 눈을 팔면 그 순간에 일을 저지르곤 한다. 가벼운 사건이라면 그냥 웃으며 끝날 일이지만 자칫 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을 해야만 한다. 조카가 어렸을 때 잠깐 봐주는 그 시간 화장실 가는 것을 어려워할만큼 눈을 뗄 수 없던 기억이 난다.

 

반려동물은 아이와도 같다. 아직 어려서 이해하지 못한 아이와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반려동물은 비슷한 경향이 있다. 물론 훈련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람의 생활을 이해하게 된 동물들은 약간은 다를지 몰라도 말이다. 여기 콩알이와 팥알이 그리고 두식이는 눈치가 빤한데도 불구하고 사고뭉치들이기는 하다.

 

7권의 부제는 민폐삼형제. 사진에서는 너무도 당당한 저들의 모습을 볼수 있다. 저들이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자신들의 행동을 '페'라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최선을 다해서 엄마를 도와주려고 했고 안경씨를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 결과는 저렇게 나와버린 것 뿐이다.

 

그러니 자신들은 그저 도와주려고 했다는 죄밖에 없는 것이다. 잘못은 저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몫일뿐. 큰 사건이 아닌 이상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 저들을 가족으로 선택하고 받아들인 것은 저들의 선택이었으니 말이다.

 

슬며시 중간에 끼어들었던 두식이는 어느틈에 이제 이 가족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저렇게 셋이 쓰리샷을 잡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캄만큼 말이다. 아니 오히려 고양이들이 하는 행동을 다 따라하려는 통에 두식이 때문에 더 큰 사건들이 생기기도 한다.

 

  

여전히 아빠를 따르며 아빠와 함께 산책가는 것을 좋아라 하는 두식이. 산책 중 만나는 그레이가 이번에는 새로운 가족으로 등장한다. 언제나 모두 두식이 편이었는데 두식이를 겁내게 하는 상대가 생긴 것이다. 등치는 분명 더 큰데도 불구하고 착한 두식이는 어디서 큰소리 한번 내질 못한다.

두식이 v s그레이.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콩고양이 6 - 너구리 잠든 체하기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같은 날씨에 딱 맞는 에피소드. 누군들 이 광경을 보면 기절할듯이 놀라서 신고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 가족들이 모조리 저렇게 한꺼번에 쓰러져있다니 무슨 큰일이나 난 듯이 생각지 않을까. 그렇지만 더워도 너무 더우니 공감 백프로~!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사진집이나 에세이들을 볼 때마다 동물들의 다양한 표정이라던가 행동에 감탄을 금하지 못할때가 가끔 있다. 특히 개보다는 고양이가 책으로 나오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한데 그것은 아마도 고양이 특유의 행동들이라던가 특성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개는 사람의 손길을 무척이나 타고 외로워하며 산책을 꼬박꼬박 시켜주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에 비해 고양이는 주인이 돌봐주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자신 혼자 어두운 곳에 들어가거나 하며 자신들만의 라이프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고양이집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 고양이 특유의 귀여움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바로 이 [콩고양이]다.

 

처음에 이 녀석 둘을 보았을때의 그 귀여움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보았더라면 약간 무서워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진도 아닌 그림, 그것도 아주아주 귀엽게 그린 그림의 콩알이와 팥알이는 동물을 별로라하고 무서워하는 나조차도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아이들과 동물은 무진장 빨리 자란다. 특히 아이들에 비해서 동물의 속도는 더욱 빨라서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린 새끼의 티를 벗어버리고 늠름하게 자라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조금은 서운할 거 같은 생각도 든다.

 

그럴지라도 이 책속의 고양이 두녀석은 여전히 귀엽고 크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귀여움으로 중무장하고 있으므로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가족이 하나둘씩 늘어가면서 그 두 녀석들간에 생기는 케미 또한 좋다. 그런 것들을 보는 즐거움이 아마도 이 책을 계속 찾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이 녀석 둘을 비롯해서 새로 생긴 두식이까지 포함해서 동물가족은 점점 늘어만 가고 그로 인해서 가장 번잡하고 바빠진 것은 아무래도 엄마이겠지만 그렇게나 싫어하던 엄마도 이제 이 녀석들과 정이 드신 것임에 분명하다. 사고뭉치임에는 여전하지만 말이다.

 

이번 6권의 부제는 [너구리 잠든체하기] 이런 말이 붙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언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거나 또는 위기 상황이 생겼을때 너구리는 죽은 체 또는 잠자는 체를 한다. 상대방이 조금 당황했을때 그때 잽싸게 도망을 가서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다.

 

새로 등장하는 너구리는 콩알이와 팥알이들에게 요런 비법을 전수해주신다. 과연 이 비법이 어느 때에 쓸모가 있었는지, 이것의 효과는 어떠했는지 이 책을 보면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귀여운 콩알이들과 팥알이들 그리고 새로 생긴 친구 너구리까지 오늘도 콩고양이네는 시끌버적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위의 딸 (양장)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이영의 옮김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시를 아무리 읽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규 수업시간에는 시를 공부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듣게 되는 싯구들도 있기 마련이다. '푸시킨'이라는 이름을 모르더라도 이 시구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작가가 누구인지 몰라도 이 구절만큼은 살아서 움직인다고나 할까.

 

시인이었던 푸시킨이 자신의 마지막 장편소설로 써낸 이 역사소설은 18세기 후반 청년장교 그리뇨프의 인생이 그대로 담겨있다. 철없던, 그저 도련님이었던 인물이 군대를 가게 되면서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 당시 역사와 더불어 그 역사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그대로 그려낸 이 소설은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읽기 어렵지 않다. 그만큼 푸시킨이 실생활에서 쓰이는 그런 단어를 추구해서 쓴 이유도 있고 그때 당시나 지금이나 그닥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

 

태어나기 전부터 편한 보직을 미리 예약해 둔 그리뇨프였다. 아버지의 든든한 배경으로 말미암아 가능한 이야기였다. 이른바 금수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급의 다이아몬드 수저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성장을 해서 군대갈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작 군대갈 나이가 되자 아버지는 마음을 바꿔서 그를 생각지도 못했던 곳으로 보내버린다.

 

그저 도시에서 편하게 생활할 줄로만 알았던 그에게 이 사건은 아주 큰 계기 된다. 그는 아버지가 바라는대로 훌륭한 군인으로써의 임무를 잘 수행해 낼 수 있을까. 첫날부터 내기판에 휩쓸려서 돈을 잃는 등 그의 시작은 순탄하지 못했다. 가던 길에는 비싸고 좋은 토끼가죽 코트까지도 주어버린다. 옆에 있던 하인이 말려봤자 그에게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는다. 우여곡절끝에 부임지로 들어간 그이지만 그곳에서도 결투를 신청하는 등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때 그대가 베푼 한 잔의 술과 토끼가죽 외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세. (188 p)

하지만 그의 그러한 모든 행동들이 보답을 받는 때가 온다. 아무런 생각없이 베풀었던 친절이 자신의 목숨을 구할수 있는 기회가 되고 또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반역으로 인한 죽을 운명에 놓였을지라도 그는 정직하고 바르게 그 어려움을 헤쳐 나온다. 권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는 순간이다.

 

무기력한 개인으로서 역사 권력 앞에 매몰되지 않는 힘을 축적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개인의 의식의 성장과 성숙을 기반으로 가능하다. (289-290p)

큰 권력들 앞에서 개인의 힘은 보잘것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권력 앞에서 엄한 사람이 범인의 누명을 쓰기도 하고 정작 잡혀야 할 사람보다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이 그 모든 죄를 뒤집어 쓰기도 한다. 저자는 주인공을 통해서 그런 개인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다. 개인의 의식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의식이 성숙되고 완성되어 가면서 개인의 힘도 무시할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시대상으로 비추어본다면 충분히 그런 것을 보여주고자 했음이 엿보인다.

 

러시아 소설이라고하면 주인공들의 이름이 워낙 까다로와서 읽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깰 뿐 아니라 사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묘사로 인해서 쉽게 읽히고 그 때 당시의 상황까지도 짐작할수 있는 소설. 역사소설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 시대상을 나타낼 뿐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힘으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전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XO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포털사이트의 연예 코너에서는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 노래들, 공연에 관한 이야기라면 그것은 피할 수 없다. 사람들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평가하고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개인적으로 올린 sns를 보고  사진을 퍼와서 기사로 써서 올려대는 행동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그중에는 무플보다는 차라리 악플이 낫다고 관심을 바라는 셀럽들도 존재하겠으나 대부분은 그저 자신들의 일상을 넓게는 팬과 공유하고 싶어하고 또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 나누기 위해서 올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딱히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필요가 없는 그런 사생활들까지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아마도 직접 찾기보다는 포털에 올려진 기사들 때문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 된다는 것도 참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 잘 나가는 가수 한 명이 있다. 자그마한 키에 긴 머리. 그렇지만 폭발적인 가창력과 자신이 직접 곡을 쓰는 능력까지 갖춘 가수 케일리. 잘 나가는 가수답게 열성적인 팬은 기본적이으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녀에게는 에드윈이라는 스토커가 있다. 좋게 말하면 아주 열정이 가득한 팬.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팬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알고 참견하고 귀찮게 하는 스토커일뿐이다. 그녀와 에드윈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저 공연 준비중이었다. 다른 때와 하나 다를 것 없는 그런. 그런 그녀에게 거대한 라이트가 떨어진다. 분명 매달려 있는 그 라이트는 절대 떨어지는 법이 없는데 말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상황은 심각해진다. 분명 일부러 그런 것임에 분명한 범죄. 살인미수죄에 해당하는 범죄. 그녀는 이제 공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그녀에게 오래된 친구, 캐트린 댄스가 나타난다.

 

제프리 디버의 가장 대표작은 아마도 링컨라임 시리즈일것이다.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지만 머리만으로도 모든것을 다 해결하는 천재 분석관. 그에게는 자신의 수족처럼 따라다니는 비서 톰과 수사관 색스가 있다. 링컨라임의 일곱번째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캐트린 댄스는 행동분석관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음으로 그 사람의 심리를 알아내고 분석하는 일이다.

 

기계로 따지면 거짓말 탐지기 정도일테지만 사람의 능력은 그것보다는 훨신 더 정교하고 세밀하며 무한하다. XO는 댄스의 세번째 시리즈다. [도로변 십자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 댄스는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기까지 하다. 그녀의 능력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 지어질 수 있을까.

 

목격자와 용의자의 동작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려면 오랫동안 대화해야 한다. 며칠, 몇 주 정도 대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처음에는 범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앟는다. 탐문자는 상대의 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말을 건넨다. 사실을 알고 있는 온갖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 용의자의 기준점이 파악된다. 그가 솔직하게 대답할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보이는 것이다. 그런 뒤 탐문자는 범죄에 관해 질문을 하고, 상대의 행동을 기준점과 비교한다. 조금이라고 변화가 있다면 상대가 긴장했음을 의미하고 그것은 속임수를 쓰려 한다는 뜻일 수 있다.(96p) 

미드에서 보면 가끔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스핀오프 드라마에 얼굴을 비치기도 한다. 이번 책에서는 특별히 링컨라임과 톰 그리고 색스까지 삼인조가 모두 출동한다. 아무런 기대없이 사건만을 따라가다 툭 튀어나온 그들의 등장이 반갑다. 아마도 행동분석관이라는 특성상 자세한 증거분석이 필요해서 그들의 도움을 빌린 듯 한데 그들의 도움으로 인해서 사건의 나갈 길을 잡아주니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깜짝 즐거움을 주는것은 같은 작가가 두 시리즈를 쓰고 있어서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 사건은 내내 그런 식이에요. 그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369p)

 

이번 사건은 유난히도 이런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처음부터 용의자는 정해져 있었다. 케일리에게 끊임없이 들이대는 에드윈. 막상 그의 뒤를 캐보면 아무것도 없고 꼬투리 하나 잡을수 없으며 증거라도고는 도무지 남기지 않는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홍길동도 아닌데 막상 잡으러 가보면 그자리에 없거니와 증거 또한 없으니 애매하게 맴도는 그런 동작만으로는 체포를 할 수도 ,기소를 할 수도 없다. 이런 사건이 어떻게 강력사건으로 바뀌게 되며 단지 공연을 보러 휴가를 내고 나타난 댄스는 이 사건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

 

'행동분석관'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렇게 크게 동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리적인 싸움이라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직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자는 디버의 댄스 시리즈를 통해서 충분한 긴장감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댄스 시리즈를 끝내고 나면 항상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애 대해서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나뿐인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림랜드
신정순 지음 / 비채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림 타워 건물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꼭대기 전광판에도 전기가 들어와 네온 글자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미국의 꿈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삶이 바로 그 꿈입니다........(57p)

아마도 내 또래가 어릴 무렵이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 한창 이민을 많이들 가던 그 시기였다. 알고 보면 우리 엄마도 아빠가 미국으로 가려해서 결혼을 하셨다던가. 그때 그 꿈이 이루어졌더라면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적어도 어린 시절에 이민을 가서 1.5세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씩은 그때 갔어야 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사람들은 미국을 '꿈의 나라'라고 한다. 이민도 많이들 간다. 대체 미국이라는 나라에 무엇이 있길래 그리들 많이 가는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대로 미국은 정말 꿈의 나라일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그런 나라일까.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제 나라를 떠나 다른나라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이 많고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나라의 시민이 아니거나 영주권자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비자를 받아야 하고 그 기한이 다 되어가면 다시 이민국에 가서 서류를 제출하고 일정기간 살겠노라고 허락을 받고 새로운 비자를 받아야 한다.

 

주기적으로 비자를 갱신하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지만 말도 설고 환경도 다른 곳에서 살아가기란 과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이나타운처럼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지역을 형성하고 특히 한국 사회는 어디에나 있는 한인교회를 주축으로 해서 모이게 된다. 딱히 신앙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모든 것들이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싼 렌트를 찾는다거나 가격은 비싸지 않으면서 성능은 괜찮은 차를 산다거나 다른 사람나라 사람들에게 속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들끼리 모이게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 사람이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났다. 그저 공부만 몇년하고 돌아갈 줄 알았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남의 나라 살이가 벌써 34년이라고 한다. 유학이 직장생활로 바뀐 셈이다. 자신의 신분이 유학생에서 이민자로 바뀌면서 그녀는 자연스레 이민자들의 삶에 관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글로 옮기게 되었을 것이고 그 결과로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이민자들의 삶은 하나같이 조금씩은 어렵고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모든 이민자들의 삶이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라. 정작 저자 또한 그들의 삶과는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으니 말이다. 단지 이 글에 나온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꿈을 쫓아서 이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자신의꿈을 쫓아서 온 경우도 있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피해서 간 경우도 있고 저마다의 경우는 다르지만 모두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자신들의 꿈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책의 제목과 같은 [드림랜드]를 비롯해서 폭우, 선택, 살아나는 박제, 그리고 나바호의 노래까지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읽다보면 묘한 데자뷰같은 느낌에 빠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아까 어디서 들었던 이야기같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연결시켜 생각해도 맞을 정도로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작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작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그것이 바로 그 이유다.

 

딸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갔다가 나온 그녀, 한,혜,주. 감옥을 나온 직후 그녀는 엄마가 보내준 마지막 유산을 가지고 신문에서 나온 도넛가게를 산다. 엄마가 남겨주신 돈과 딱 맞아 떨어지는 가격. 그곳은 본래 강도가 많이 들기로 소문난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곳을 샀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녀는 그것을 사야만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도넛가게를 운영하는 그녀는 어떠한 삶을 살게 될까. 그녀가 미국땅까지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American dream is not just dream. It is a way of life. 미국의 꿈은 단지 꿈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이라는 가사처럼 그들의 꿈들은 삶의 한 방식으로 또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삶은 곧 그들의 꿈이고 그들의 꿈이 곧 그들의 삶인 셈이다. 한때 이민을 꿈꾸었던 적이 있다. 그 누구도 같이 가지 않는 단독이민. 그 꿈을 이루었더라면 나는 또 어떤 곳에서 이 책을 읽으면 동조하고 공감하고 있었을까.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들의 꿈을 위해서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 타지에서 고생하고 있을 모든 사람들을 꿈을 응원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