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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평점 :
오늘도 포털사이트의 연예 코너에서는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 노래들, 공연에 관한 이야기라면 그것은 피할 수 없다. 사람들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평가하고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개인적으로 올린 sns를 보고 사진을 퍼와서 기사로 써서 올려대는 행동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그중에는 무플보다는 차라리 악플이 낫다고 관심을 바라는 셀럽들도 존재하겠으나 대부분은 그저 자신들의 일상을 넓게는 팬과 공유하고 싶어하고 또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 나누기 위해서 올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딱히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필요가 없는 그런 사생활들까지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아마도 직접 찾기보다는 포털에 올려진 기사들 때문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 된다는 것도 참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 잘 나가는 가수 한 명이 있다. 자그마한 키에 긴 머리. 그렇지만 폭발적인 가창력과 자신이 직접 곡을 쓰는 능력까지 갖춘 가수 케일리. 잘 나가는 가수답게 열성적인 팬은 기본적이으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녀에게는 에드윈이라는 스토커가 있다. 좋게 말하면 아주 열정이 가득한 팬.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팬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알고 참견하고 귀찮게 하는 스토커일뿐이다. 그녀와 에드윈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저 공연 준비중이었다. 다른 때와 하나 다를 것 없는 그런. 그런 그녀에게 거대한 라이트가 떨어진다. 분명 매달려 있는 그 라이트는 절대 떨어지는 법이 없는데 말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상황은 심각해진다. 분명 일부러 그런 것임에 분명한 범죄. 살인미수죄에 해당하는 범죄. 그녀는 이제 공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그녀에게 오래된 친구, 캐트린 댄스가 나타난다.
제프리 디버의 가장 대표작은 아마도 링컨라임 시리즈일것이다.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지만 머리만으로도 모든것을 다 해결하는 천재 분석관. 그에게는 자신의 수족처럼 따라다니는 비서 톰과 수사관 색스가 있다. 링컨라임의 일곱번째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캐트린 댄스는 행동분석관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음으로 그 사람의 심리를 알아내고 분석하는 일이다.
기계로 따지면 거짓말 탐지기 정도일테지만 사람의 능력은 그것보다는 훨신 더 정교하고 세밀하며 무한하다. XO는 댄스의 세번째 시리즈다. [도로변 십자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 댄스는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기까지 하다. 그녀의 능력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 지어질 수 있을까.
목격자와 용의자의 동작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려면 오랫동안 대화해야 한다. 며칠, 몇 주 정도 대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처음에는 범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앟는다. 탐문자는 상대의 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말을 건넨다. 사실을 알고 있는 온갖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 용의자의 기준점이 파악된다. 그가 솔직하게 대답할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보이는 것이다. 그런 뒤 탐문자는 범죄에 관해 질문을 하고, 상대의 행동을 기준점과 비교한다. 조금이라고 변화가 있다면 상대가 긴장했음을 의미하고 그것은 속임수를 쓰려 한다는 뜻일 수 있다.(96p)
미드에서 보면 가끔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스핀오프 드라마에 얼굴을 비치기도 한다. 이번 책에서는 특별히 링컨라임과 톰 그리고 색스까지 삼인조가 모두 출동한다. 아무런 기대없이 사건만을 따라가다 툭 튀어나온 그들의 등장이 반갑다. 아마도 행동분석관이라는 특성상 자세한 증거분석이 필요해서 그들의 도움을 빌린 듯 한데 그들의 도움으로 인해서 사건의 나갈 길을 잡아주니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깜짝 즐거움을 주는것은 같은 작가가 두 시리즈를 쓰고 있어서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 사건은 내내 그런 식이에요. 그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369p)
이번 사건은 유난히도 이런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처음부터 용의자는 정해져 있었다. 케일리에게 끊임없이 들이대는 에드윈. 막상 그의 뒤를 캐보면 아무것도 없고 꼬투리 하나 잡을수 없으며 증거라도고는 도무지 남기지 않는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홍길동도 아닌데 막상 잡으러 가보면 그자리에 없거니와 증거 또한 없으니 애매하게 맴도는 그런 동작만으로는 체포를 할 수도 ,기소를 할 수도 없다. 이런 사건이 어떻게 강력사건으로 바뀌게 되며 단지 공연을 보러 휴가를 내고 나타난 댄스는 이 사건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
'행동분석관'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렇게 크게 동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리적인 싸움이라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직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자는 디버의 댄스 시리즈를 통해서 충분한 긴장감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댄스 시리즈를 끝내고 나면 항상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애 대해서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나뿐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