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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라지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3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월
평점 :
-반전 + 서스펜스 + 스릴 + 사랑 + 거짓말 + 복수 = 할런코벤
기본적으로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름만으로 믿고 보는 작가이다. 이번에 새로나온 [스트레인저]도 이미 리스트에 넣어두었다. 조만간 구입예정이다. 그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얼까. 기본적으로 몇백페이지의 두께를 자랑하는 그의 책은 처음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손에 잡은 독자들이라면 절대 그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할 것이다. 절대 일요일 밤에 읽으면 안 될 작품인 것이 당연하다.
스릴러에는 보통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로 경찰이나 형사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지만 할런 코벤의 소설은 그렇게 특정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경찰에게 맡겨두도 충분한 일을 직접 자신이 해결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경찰의 오해를 받아서이기도 하고 경찰과 다른 노선을 추구할 때도 있다. 그들은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예외없이 그 모든 노선들은 결말이라는 피날레로 이끌어진다. 그 끝을 보는 재미란 이루 형언하기 힘들다.
여기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고향집에 돌아온 젊은이가 있다. 윌. 그는 여자친구 실러와 함께 왔다. 이곳에 오니 그때 사건이 생각난다.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죽이고 도망친 형. 가족들과 사람들은 모두 형이 죽었다고 했지만 엄마는 죽어가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너희형은 살아있단다.
아버지는 엄마가 정신이 없어서 그런말을 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기어코 증거를 찾아낸다. 형의 사진. 그것도 얼마전에 찍은 사진이다. 엄마 말대로 형은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형은 왜 무슨 이유로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있는 것일까. 형이 정말 그 여자친구를 죽인 것일가. 형이 진범이라서 그 이유로 경찰들을 피해 숨어다니고 있는 것일까.
사건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엄마의 죽음으로 집에 다녀온 그 날 그녀가 사라졌다. 실러. 지금의 여자친구. 그녀는 왠지 잠을 못 이루는 듯 보였다. 금방 돌아온다던 그녀는 새벽까지 돌아오지 않고 바깥을 보며 생각을 하는 듯 했고 그 이후로 없어졌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사서함으로 넘어가버리고 우리가 같이 살았던 그 집에는 그녀의 흔적이 사라졌다. 그녀의 행적을 좇아 조사를 하면 할수록 더욱 의문점만 늘어간다. 그녀는 대체 누구였을까.
윌의 형 켄과 윌의 여자친구 실러. 사라져 버린 그들. 그들은 제목 그대로 영원히 사라질 수 있을까. 그들이 사라지고 싶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것은 또는 이익을 얻는 것은 누구일까.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일일까.
스릴러 영화나 소설에서 가끔 등장하는 증인 보호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강력한 사건인 경우 반드시 필요한 증인. 하지만 그들이 복수를 당할까 두려워 증언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그들의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름이나 직업은 말할 필요도 없고 사는 곳과 사회보장번호까지 모든것을 새롭게 바꿔서 새로운 한 사람이 태어나게 만들어준다. 악인들이 선한 사람들을 찾아내서 복수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소설에서는 번번히 그 시스템이 구멍이 난다. 분명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노출이 되어 버린다. 실제로는 어더할까. 아무리 자신의 모습이 사라진다고 해도 그들은 감시 아닌 감시를 받게 될 것이다. 자신들을 보호해준다는 이유로 말이다. 평생 감시를 받고 살아야한다면 자신이 보호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나 할까. 가장 좋은 것은 어떠한 일에도 연유되는 것을 막아야하겠지만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 조차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영원히 사라지다. 가끔씩은 영원히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내 모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면 나는 지금의 삶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스릴러 소설 한 편이 주는 생각의 힘,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