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지름길은 멀리 돌아가는 것입니다.(176p)

츠 차림의 남자가 한 손에 넥타이를 잡고 풀어 제치며 한마디 한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자칫 자기계발서쯤으로 보이는 제목이지만 꽤 재미나게 읽혔던 작가의 전작이다. 제목만으로 판단했더라면 아쉬웠을 작품. '라이트노벨이란 아무튼 재미있는 것이다'라는 것을 추구하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번 작품 또한 재미나다. 쉽게 쉽게 읽히면서 재미와 감동을 덤으로 준다. 역시 라이트노벨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다나카. 성격을 보면 회사생활도 잘하고 적응도 잘할 것 같은 그런 사람인데 어찌된 게 지금은 이모냥이다. 그런 그에게 매일 조금씩 늦는 지각생 다쿠가 부탁을 한다. "당신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는커다란 글자가 박혀있는 종이. 일손이 부족하니 잠시만 도와달라는 그의 부탁을 받고 나는 회사로 향한다. 그곳에서는 무슨 일을 하게 될까.

그나마 신경써서 입고 간 양복. 첫날부터 머리를 마구 박는 작가를 진정시키는 일을 맡았다. 스트레스가 있을때마다 격한 발작을 일으킨다는 그 작가는 알고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작가다. 그가 작품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복장도 편하고 좋아하는 작가를 볼수 있으니 좋고 이래저래 손해볼 것 없는 나는 즐거움으로 일했다.

짧은 일정이 끝난후 나는 다시 이 회사에 오게 된다. 필연이었을까 이 곳에 오게 된 것은. 남들은 다들 면접이라고 정장을 입고 왔는데 나는 편한 차림으로 털레털레 왔다. 이런 곳에 내가 들어가게 될까. 내 걱정과는 다르게 좁은 입사의 문을 거쳐서 들어왔다. 자신이 좋아했던 만화작가는 다시 볼 수 있을까. 또 다르게 맡게 될 일은 무엇일까.

누구나 히어로가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히어로 주식회사.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히어로임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전작이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많이 주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좀더 범위를 넓혔다. 누가 봐도 이해하고 동감할 수 있는 표현들이 너무나도 많다.

산다는 것은 숨을 한번 쉬고 내뱉으면 살아있다는 것, 힘든 일상에 지친 사회인들에게 다시 한번 해주고 싶은 일종의 화이팅이 아닐까. "당신은 지금, 살아있습니다."(109p)

태어날 때부터 재능이라는 녀석이 보이면 다들 고생하지 않을테죠. (120p)

누구나 다 똑같이 빈손으로 태어나는 법이다. 얼마만큼의 노력이 있느냐에 따라서 삶은 또다른 모습으로 당신에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재능'이라는 건 '노력'이라는 말과 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때때로 노력하는 인간에게 뿌려주는 영감을 주는 마법의 가루(105p). 결국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재능이라는 것도 생기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그랬다.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어.'(33p) 단 한번뿐인 인생. 아무런 재미도 없이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야나' 라고 외치며 내가 히어로가 되어보면 어떠한가.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지름길은 멀리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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