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 스도쿠 2 : 고급.최상급 (스프링북) - 뇌세포를 깨우는 두뇌 운동 퍼즐 게임 ㅣ 스마트 스도쿠 2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5월
평점 :
펀한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책이 읽는 존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주는 요소로도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 그 시초가 된 것은 아마도 컬러링북이 아닐까 한다.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칠해보았던 색칠하기 그림책. 그림이 다 그려지 있어서 칠하기만 했던 그 그림책의 성인판이라 할 수 있다. 색칠하기 책에 번호가 적혀져 있어서 그 번호대로만 색칠하면 되던 기억도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림을 못그린다 하는 사람도,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 하더라도 누구가 즐겁게 색칠할 수 있었던 장점을 가진 컬러링 북. 하지만 이 분야에도 금손들은 존재했다. 얼마나 사실적으로 이쁘게 칠하던지 전문가들의 그림이라 해도 좋을만큼 존재감 있는 그림들이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나오게 된 것이 스티커북이다. 컬러링 보다 헐씬 더 단순한 노동을 필요로 한다. 적어도 색연필이라도 준비물이 필요하던 컬리링과는 달리 스티커북은 이 책 한권이면 모든 것이 만사오케이다. 그저 떼어서 붙이면 멋진 그림들이 나타난다. 여기에도 금손들은 물론 존재하지만 컬러링북과는 달리 그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이 외에도 펀한 책들은 많다. 미로찾기, 다른 그림찾기, 숨은 그림찾기 등 각종 찾기 시리즈와 더불어 스도쿠나 로직같은 퍼즐 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재미난 책들이 존재하므로 책은 꼭 읽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던 구시대적인 발상은 버려야 할 것 같다.
최근 로직에 빠져서 정말 밤새는 줄 모르고 풀었다. 기본형태인 블랙로직의 형태로서 고급을 풀었더니 박스의 크기는 작아지고 숫자는 늘어나서 숫자대로 칸수를 세다 보면 눈도 어질어질 하지만 모든 칸을 다 채워넣고 난 이후에 드러나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은 정말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뿌듯함이다.
이런 숫자펴즐의 원조는 스도쿠라 할수 있다. 숫자 퍼즐이라 하더라도 계산하는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숫자만 집어 넣으면 되는 것임으로 그리 어렵지 않다. 초보자용 스도쿠는 눈으로만 봐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수 있을 정도다. 기본적으로는 3*3을 원칙으로 하지만 변형스도쿠라고 해서 전개도 모양으로 펼쳐진 스도쿠도 있고 이 책의 가장 뒤편에 나오는 것처럼 여러개의 스도쿠가 문어발 처럼 연결된 사무라이 스도쿠도 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나오는 변형 스도쿠는 가로 세로 뿐 아니라 아니라 대각선까지 겹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것들도 있고 홀수와 짝수처럼 일정한 조건을 두어서 더 난이도를 높인 문제들도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총 180개의 문제를 고급과 최상급으로 나누어서 구성해 놓고 있다. 내가 선택한 문제는 고급의 마지막 번호인 90번 문제였다. 워낙 많은 스도쿠 책들을 가지고 있고 풀기도 많이 했던 터라 자신 있게 시작했었는데 어라, 예상이 빗나갔다. 단 두개의 숫자를 쓰고 난 이후 머리가 명한 상태에 접어들었다.
어떻게 해도 어디에도 숫자를 넣을 수 있는 칸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칸은 존재했지만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았다고 하자. 빈칸의 갯수도 많으니 당연히 확률도 떨어지는 법이다. 숫자 하나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는 작게는 두개부터 많게는 대 여섯개가 되고 나니 어디에 뭘 넣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책의 제일 앞부분에 적힌 설명대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써보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실마리가 하나 생겼다. 빈칸에 들어갈 숫자 하나를 파악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연달아 잘 풀려나가지는 않았다. 이것은 초급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나 넘어가면 다시 큰 산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산을 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 끝내 모든 것을 답을 보지 않고 완성했다. 비록 문제지는 엉망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종이가 아니어서 오래 보고 있어도 눈이 아프지 않다. 연필로 숫자를 적는 사각사각 소리가 정답다. 스도쿠는 그야말로 행복을 주는 책이다. 비록 많이 어렵더라도 도전감을 남겨주니 그마저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