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 후회없이 살자! >


선생님,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세요. 누구나 죽게 되어 있고,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 정도가 딱 좋지 않나 싶어요. (210p)


당신은 이제 얼마후에 죽습니다. 


이런 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남겨진 가족에 대한 생각일까,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한 생각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일까.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이런 소리를 들어보지 않아서 어떤 기분이 드는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단지 꽤 묵직하게 한방 크게 맞는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남편의 그녀]를 읽을 때만 해도 이런 내용을 쓰는 작가구나 라는 생각외에 별다른 인상을 깊이 남기지 않았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살인마잭의 고백]처럼 한권 나오고 잊혀지나 싶다가 계속해서 줄기차게 나오듯이 가키야 미우의 책도 릴레이 경기를 하듯이 한 권의 책이 나오고 조금 잊힐만하면 바로 다음 책이 나와주고 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나 [결혼상대는 추첨으로]에서처럼 아예 처음부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가공의 조건들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40세, 미혼출산]이나 [서른두 살 여자 혼자서도 살만합니다]에서는 전체적으로는 꽤 현실적이고 가능한 일들을 그려놓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이것은 소설이라는 장르이고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딱 딱 맞춰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일수는 있겠다. 두 권 모두 헤패엔딩으로 끝나지만 삶은 지극히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후히병동]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두가지로 나누어 본 앞의 예에 의하면 전자에 가깝다.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지스러운 조건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70세가 되면 죽음을 선택해야 한다거나 결혼할 나이 대의 사람들을 나라가 소개팅을 시켜준다거나 하는 조건들도 충분히 판타지스럽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청진기를 소재로 삼아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매개체를 통해서 과거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사람은 오직 한번의 인생만 살 수 있다. 즉 가지 못한 길이 생기는 것이다. 남의 손에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했던가. 항상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은 남는 법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그들이 가지 못했던 길을 가면 어떻게 될 것이다라는 환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당신은 언제로 되돌아가보고 싶은가. 후회가 남는 인생이라면 언제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겠는가.


무슨 일이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라는 것을 몰랐다.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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