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칼 바르트 지음, 손성현 옮김, 신준호 감수 / 복있는사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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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나서는 다른 책들이 심심해졌다.

 

내 인생의 책을 몇 권 꼽으라면 단언코 이 책이 포함될 것이며 그 중에 제일 첫머리에 앉혀놓을 책이라고 하겠다. (추천서를 쓴 유진 피터슨도 이 책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 다섯 권 중 한권이며 그중 제일 좋아하는 책이 칼바르트의 로마서라고 함). 역자가 서문에서 인용한 카프카의 편지글 중 ‘우리가 읽어야 하는 책은 얼어붙은 호수를 도끼로 깨드리는 책, 뒤통수를 후려패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책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라는 글. 카프카가 말한 그런 책이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물론 신학서적이다. 그러나 제목이 로마서인 까닭에 단순한 로마서 주석서로만 이해한다면 절대 오산이다. 로마서를 바탕으로 기독교의 진리, 복음의 핵심을 건드리는 책이다. 책은 어렵다. 읽어내기 까다롭다. 지난 반년의 시간동안 독서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 책을 읽는데 바쳤다. 두 번이나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상당하다. 아마도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럴 것이다. 인간에게 절대 타자로서의 하나님, 죄성으로 인한 유한한 존재인 인간, 그리고 단 한번 계시된 불가능의 가능성인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 은혜를 인간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이신 예수님, 교회의 문제 등, 이런 핵심 주제를 로마서를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다. 첫 장부터 도끼로 정수리를 후려 팬다. 내가 믿고 있는 하나님,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 교회에서 가르치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진정 절대자, 우리의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일까? 혹 내 욕심이 만들어 낸 하나님, 우리의 편의에 따라 만들어진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불편하지만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질문들로 시작한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신학적인 평가는 한국 신학계에 여전히 논쟁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 앞에 한국교회는 먼저 답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날 교회의 위기는 무엇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인간들이 제멋대로 만든 하나님, 자신들의 욕망에 따라 만들어진 하나님을 앞세우고 그저 믿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번역의 중요성이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비교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 20년 전에 한들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번역판을 어렵게 따로 구입했다. 그러나 그 책은 번역서라고 하기에는 참 민망한 수준의 책이 아닌가 싶었다. 말이 번역이지 바르트의 문장을 그대로 직역한 수준이어서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손성현 목사가 번역한 이 책은 짧은 안목으로 생각해도 가히 탁월한 번역서가 아닐까 싶다. 역자가 바르트의 문장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뒤에 다시 정확한 어휘를 골라내어 유연하게 번역해 낸 것 같다. 그렇더라도 책은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낭독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구절씩 따로 떼어내어 깊이 사색하고 읽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 내어 길게 낭독해가는 즐거움이 있다. 바르트의 원문을 알수는 없지만 번역문이 참 리드미컬하다. 참고로 시간이 없는 분들은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될 성싶다. 이를테면 로마서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8장에 대한 부분만 읽어도 바르트가 로마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주제, 유사한 문장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분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 부분은 다소 중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너무 아름다운 산문들로 이루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괴테, 칸트나 니체같은 사람들로부터 루터까지 등장인물도 무수히 많다.

 

이 책은 그냥 한번 읽고 말 책이 아니다. 성경과 함께 옆에 두고 반복적으로 읽어도 전혀 진부하지 않을 도끼와 같은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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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공동생활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1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정현숙 옮김 / 복있는사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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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본회퍼 목사님이 이 책에서 상정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은 오늘날의 교회와 같은 개념의 공동체는 아니고 특정 공간에 함께 모여 생활을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듯하다. 그렇지만 오늘날 그런 공동체가 일반적인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는 아니기때문에 교회나 교회안의 소공동체,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가정같은 전통적인 공동체를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보았다.

1.그리스도인의 교회생활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이라고 할수 있다. 교회는 영적공동체이지 정신적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 세상적인 기준에서 어떤 이상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를 모신 영적공동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잊어버리는 순간 세상의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교회라는 공동체에서도 일어날수 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교회는 어떠한가. 세상적인 공동체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세상적인 기준에서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려고 하는것은 아닌가 돌아보자    

2.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혼자있을 때와 함께 있을 때로 나눈다. 홀로 있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어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죽음은 홀로 맞서는 것이고 하나님도 홀로 대면해야 한다. 그러나 공동체의 관계속에서 형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도 배운다.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우리의 노동속에 계신 그분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노동과 일에도 관여하신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주께 하듯 정성껏하는것, 그런 모습을 하나님은 바라신다.  

3.그리스도인의 사회생활

그리스도인의 타인과의 관계, 섬김은 어떠해야하는가. 우선 침묵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의 필요에 대해 신속히 반응하는 것, 마지막으로 타인의 자유를 수인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는가. 그것은 그 형제나 타인 사이에 계신 그리스도때문인 것이다. 그리스도가 형제와 나 사이에 계신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타인은 형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잘못과 불의에 대해서도 침묵하는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 책의 주제는 아니다.

 

◎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무엇보다도 번역이 탁월하다. 책 디자인이나 장정도 참 맘에 들게 만들었다. 이 책의 번역자가 번역한 또 다른 본회퍼목사님의 책 [정말 기독교는 비겁할까]도 탁월한 번역이다. 제목은 좀 엉뚱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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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단단한 기독교 시리즈 2
강산 지음 / 좋은씨앗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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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느 목사님이 쓰신 리더십 관련 책에서 '리더십'이란 '영향력'이라고 명쾌하게 정의내린 것을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있다. 마찬가지로 좋은 책은 그 두께를 떠나서 얼마나 독자의 영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겠다. 강산 목사님의 얇은 이 책은 기도에 대한 현실적 궁금증과 관심사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의 내용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몇 가지 인상적인 느낌을 적어본다면......먼저, 내가 참여하고 있는 교회 소모임에서 각자의 기도제목을 나눌때면 의문이 드는 것이 있었다. 참여자들이 시시콜콜 가정사의 작은 일들까지도 기도제목으로 내 놓을 때마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뭐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세부적으로 기도제목을 나눔으로써 각각의 처지와 상황에 맞는 구체적 기도를 할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기도의 내용과 관련하여 자신과 가족에 대해 기도할 때 그 사람의 머리부터 발까지 차례대로 언급하면서 선하게 사용되기를 기도해 나간다면 좀 더 풍성한 기도가 될수 있다는 말씀이 있는데 이는 매우 실천적인 기도방법으로 나 자신도 책을 덮자 마자 당상 사용하고 있는 기도 방법이 됐다. 목사님의 이 짧지만 강력한 책이 기도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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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완역본 -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 The Message 시리즈
유진 피터슨 지음, 김순현 외 옮김, 김회권.김영봉 감수 / 복있는사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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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합니다. 늦가을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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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리히 본회퍼 - 신학자-그리스도인-동시대인 하나님의 사람 15
에버하르트 베트게 지음, 김순현 옮김 / 복있는사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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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앞에 겸손하게 당당하게 서있던 사람 본회퍼를 깊게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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