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 -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조지 레너드 지음, 강유원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9월
구판절판


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히 머리로 계획하고 말로 실천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분리된 물건들이 아니다. 각각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 몸은 진한 액체를 뿜어내고 그것이 정신 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수백 번, 수천 번의 행위를 통해 습득한 것들이 우리에게는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일생에 걸쳐 하는 일이란 어쩌면 그런 과정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게 전부일지도 모른다.-6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에게는 '안다'는 것이 '할 줄 안다'는 것을 뜻했다고 한다. 그들은 분명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을 보았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을, 아니 자기 자신을 보고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분명히 '할 줄 안다'고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을 다 읽은 다음 스스로에게 이런 것들을 물어 보았다. 딱 잘라서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그저 인생 앞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겸손이 '자기계발'의 진정한 출발점일 것이다.-6~7쪽

일단 달인의 길에 들어서면 숯돌에 칼을 갈듯이 부지런히 연습해서 웬만한 역량까지는 습득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대개는 어쩔 수 없이 정체상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는 달인으로 가는 길에서 누구나 부딪히는 냉혹한 현실이다. 아무것도 얻는 게 없어 보일지라도 연습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중략) 그렇다면 달인이 되는 과정에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부지런히 연습하고 심지어는 연습 그 자체를 위해 연습해야 한다. 정체상태에서 좌절하지 말고, 비약단계를 즐기듯 그 상태를 즐겨야 한다.-25~27쪽

명사로서의 연습은 우리 삶의 불가결한 부분으로서, 규칙적으로 뭔가를 연습하는 일이다. 또 뭔가 다른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한 것이다. 그것은 스포츠도, 무술도 될 수 있다. 정원 가꾸기, 요가, 명상, 공동체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의사는 의학을, 변호사는 법률을 연습하듯이, 모두가 자기 나름의 연습을 행한다. 그러나 그 연습이 단순히 환자와 고객의 집합, 삶을 사는 방식을 규명하는 일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달인의 연습이 아니다. 달인에게 길을 따라 얻어지는 보상은 순수한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보상이 달인의 길에 나서는 주요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달인과 달인의 길은 하나다. 그리고 달인의 길에 나선 여행자가 운이 좋다면, 다시 말해 그 길이 충분히 복잡하고 심원하다면, 그 여행 가까이에 목적지가 있다.-82~83쪽

아무 목적이 없을 때조차도 정기적으로 연습을 한다는 것은 얼핏 보기에 번거롭다. 그러나 결국에는 연습이 우리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 되는 날이 온다. 시간에 신경쓰지 말고 세상의 격동 따위는 잊은 채 편안한 의자에 앉듯이 연습에 몰두하라. 내일도 연습이 있을 것이다. 이를 그만두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88쪽

생각, 이미지, 느낌은 진짜다. 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와 관련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생각(E=MC2)은 결국 놀라운 힘을 폭발시켰다. 이 같은 생각을 마음과 충격으로 변형시키는 일은 길고도 끈기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107쪽

매일 아침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달인의 원리를 직업이나 주요한 관계에도 수월하게 적용한다. 연습은 습관이다. 그리고 정기적인 연습은 새로운 항상성을 만들어주며, 변화의 불안정한 시기에 안정적인 토대를 제공한다.-126쪽

인간은 오래 사용해도 닳지 않는 일종의 기계다. 물론 한계를 가지는 만큼 건강한 휴식도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육체적으로 지쳐 있을 때 가장 좋은 처방은 3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권태는 단호한 행동이나 명쾌한 결심으로 치유된다.-128쪽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우리 삶과 세계에서 수정할 필요가 있는 부정적 요인들과 상황의 존재를 부인하면 된다. 동양의 철학자들과 서구의 종교들, 그리고 유사 종교들이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악과 잘못은 환상일 뿐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개종자들을 편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더러 인격적인 실재를 부인하고 세상의 부정의에 대한 냉담함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는 에너지를 억누르는 반면, 진실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그것을 분출하게 만든다. 실제로 심각한 타격도 우리를 정면으로 강타해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함으로써 여분의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 충격을 현실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에너지를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 부정적인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우는 소리를 하라는 게 아니라, 진실과 대면해 움직이라는 뜻이다. 인생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좋은 친구에게 이야기한다고 치자.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생기지 않던가.-133~134쪽

잠재 에너지를 사용하려면 그 전에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결정해야 한다. 결정을 내릴 때는 늘 소름 끼치는 한 가지 사실과 직면하게 된다. 어떤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다른 방향의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목표를 선택한다는 것은 수많은 다른 목표들을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137쪽

궁극적으로 해방은 한계의 수용을 통해서만 성취된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할 수 있다. 또 그러고 나서는 다른 것을 할 수 있다. 에너지의 측면에서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쁜 선택이라도 하는 게 낫다. 일단 우선 순위를 적는 일에서 시작해보자. (중략) 우선 순위는 늘 이동하고 언제든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을 적어두기만 해도 우리 삶은 보다 명료해지고, 그 명료함이 에너지를 창출한다.-138~139쪽

사실상 세계의 많은 침체와 불만족, 그리고 심지어 범죄와 전쟁을 초래하는 악한 행위들도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은 에너지, 발산되지 않은 잠재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에너지가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사람들은 약물 등을 원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있음을 느끼지 위해 전쟁터로 향한다. 모두 건설적이고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직도 충분하다. 지금 당장 시작함으로써 우리 에너지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141쪽

'흐름'을 하나의 행복한 상태로 간주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과의사들은 수술을 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손을 씻고 가운을 입는다. 그를 통해 외부의 관심사를 끊고 자신들의 주의를 당면한 과제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불일치는 연습 시간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연습할 때 당면하는 모든 것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 물론 몇 번의 연습을 놓쳤다고 연습 전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달인의 길에는 많은 굴곡과 전환점이 있으며 때로는 전략과 행동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지속성은 본질적인 것이다. 그러나 에머슨의 말처럼 어리석은 지속성은 '소심한 마음의 도깨비'다.-149~150쪽

굳이 세계 최고의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설정한 나머지 모두들 그 고지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이보다 창의력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우리는 달인이라는 것이 완벽함과 관련된 개념이 아님을 간과하게 된다. 그것은 과정에 관한 것이며, 하나의 여행이다. 달인은 날마다 그 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달인은 자신이 살아있는 한 기꺼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이다.-151쪽

우리의 움직임은 모두 신체 전체에서 비롯되며, 특히 배꼽 아래 1인치에 있는 단전에서 나온다. 그 움직임 속에서 고도의 우아함, 효율을 챙겨야 한다. 성급한 행동을 삼가는 것이다. 일을 끝내고 다른 것을 할 때도 그 순간과 그 순간 하고 있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서두르지 않아도 보통 때보다 훨씬 빨리 일을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깨달음을 얻고 나면 일이 끝났을 때 기분이 좋아질 확률도 높아진다.-156~157쪽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잠재력이 비상하게 뛰어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린이처럼 순진한 행동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제2의 순진함'이라고 칭했다. 애슐리 몬태규는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들을 설명하기 위해 '네오타니neoteny(신생아neonate에서 나온 말로 '새로이 태어난'이라는 뜻을 가진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친구 또는 스스로를 바보 같다고 여겨 눈살을 찌푸리는 대신, 그저 천재가 괴짜 짓을 하는 거겠거니 웃어넘기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바보스러울 수 있는 자유는 천재의 성공을 위한 열쇠, 심지어는 말하기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기본적인 것이다.-184쪽

유도의 창시자 가노 지고로는 늙어서 죽음이 가까워지자 제자들을 불러 모아, 자신이 죽으면 흰 띠를 둘러 묻어달라고 했다. 세계 최고의 유도 고수가 죽음에 임박해서 초심자의 상징을 요구했다니 그 얼마나 겸손한가. 그러나 내가 보기에 가노의 이야기는 겸손이라기보다는 현실이다. 죽음이라는 궁극적인 전환의 순간에는 누구나 흰 띠다. 그리고 죽음이 우리를 초심자로 만드는 것이라면 인생 역시도 마찬가지다. 달인의 비밀스러운 거울에는 최고 성취의 순간에도 새로 입문한 학생의 모습이 있게 마련이다. 즉 그는 지식을 추구하며 바보처럼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달인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 길이 아무리 멀어도 가노의 요구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물음,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간직한다. 당신은 기꺼이 흰 띠를 맬 수 있겠는가?-18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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