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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스 2
키티 켈리 지음, 이종인 옮김 / 동방미디어 / 1998년 2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것이다. 왕과 여왕, 왕자와 공주, 왕관과 드레스와 성, 대관식과 결혼식과 무도회....그리고 이런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가장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 바로 영국 왕실 아니었던가.....그러나 이 책은 그런 순진한 환상을 완벽하게 무너뜨린다.
뒷얘기는 재미있다, 유명한 사람들의 뒷얘기는 더 재미있을 거다. 라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었는데, 읽는 동안 내내 씁쓸했다. 어차피 그동안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서 다 들은 이야기지만 이렇게 차곡차곡 체계적으로 모아서 들으니 영국 왕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나마의 환상마저 우르르 무너졌다고나 할까.
소위 로열 패밀리라는 사람들이 다들 왜 그리 약한 걸까. 술에 의지하고, 약물에 의지하고, 배우자 외의 다른 상대들과 끊임없이 스캔들을 일으키고...너무 한결같이 다들 문제가 있어보이니 원래 그들 자신이 그렇게 약한 인간인건지, 아니면 왕실의 일원이 되어 끊임없이 매스컴에 노출되는 유명인사로 살아야 하는 스트레스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키티 켈리가 말하는 암울한 왕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젊어서 죽은 덕분에 허물은 다 묻히고 영원한 영국의 장미로 남은 다이애나가 오히려 행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영국의 군주제는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 그래도 이 책을 영국 내에서 판매금지시킬 정도로 영국인들이 아직 왕실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니, 아마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 같긴 하다. 그것이 군주제와 전통에 대한 낭만적인 애정이든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 따른 관광자원 보존 노력이건 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