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4일의 문장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주제를 압축하는, 나아가 그 모든 이야기와 무관한 궁극의 문장이 있지 않을까?"


[단 하나의 문장](문학동네) - 구병모


ㅁ 그런 문장은 없을 것이다. 아마 그런 건 존재하면 안될 것이다.


이렇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뭐든지 단순하게 딱! 설명하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걸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이 있다는


그런 과학적인 생각 같아서, 난 이 문장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려고 한다.


궁극적이다. 절대적이다. 이런 단어가 우리 세계에 사용하는 건 이젠,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아가면서 점점 더 세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 문득 소설이다 보니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저 그런 문장으로서 내 모든 걸 설명해주고 싶은, 아니면 나의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여


남에게 이해시켜보려는 시도 속에서, 이런 발상이 떠오르는 게 아닐까?


타인을 100% 이해할 수 없어서, 자신을 이해하는 건 오로지 자신 뿐이라서,


나의 이 힘듬과 고통과 기쁨과 사소한 일들을 완전하게 설명하고 싶은 욕망에서


그런 '궁극의 문장'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을까.


그럼 나의 이야기를 모두에게, 바로 너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었을텐데...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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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3일의 문장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김광석 - 서른 즈음에 中


ㅁ 난 이 분의 노래를 좋아한다.


무척 감성적이면서도 가사조차 한 단어 한 단어가 모두 신중함이 느껴질 정도로 


다듬어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이 노래 뿐만 아니라, 너무나 유명한 노래가 많다.


이등병의 편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사랑했지만, 일어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정말 너무 많은 노래가 있고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 유리잔처럼 함부로 만져선 안될 것 같은 그런 느낌.


물론 그의 잔잔한 말투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만의 특유의 가사와 노래가


아마 그를 지금까지도 잊지 않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괜히 노래하는 시인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정말 여러 가수가 있지만, 가수라는 명칭보다


시인이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분은 유일하다고 본다.


그만큼 마음을 저미는 듯한 가사와 멜로디가, 나처럼 적적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자꾸만 들리는 게 아닐까 싶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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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1일의 문장


이들이 커피를 계속 마시는 것은 카페인 금단 현상을 피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사저널 - 속아서 빠져드는 카페인 수렁] : 피터 로저스 교수


ㅁ 그렇다. 나는 금단현상을 피하려고 그렇게나 돈을 내면서 먹었던 것이다.


커피를 마시게 된게 어느덧 5년쯤 되어가는 것 같다. 성인 되고 나서 처음에 그 쓴맛을 싫어했고,


그런데 잠을 이겨내기 위해 꿋꿋이 먹었고, 이젠 습관이 되버린 채 먹게 되었다.


그 5년 동안 난 카페인을 얼마나 섭취한 걸까...


가끔 커피를 먹지 않은 날이면, 무기력해지고, 하던 일이 잘 안된다. 그리고 오는 두통.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지금이 딱 그 상황이다. 오늘 한 번 안 먹었는데,


몸이 카페인을 달라고 울부짖는구나.


그러다가 오늘 문득 카페인을 더 줄여야겠단 생각이 들었따.


커피를 마셨던 이유가 잠을 자지 않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위 문장처럼


정말로 금단현상을 막기위해 먹고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카페에서 무언가를 할 때, 가장 싼 음료가 아메리카노이긴 했다.


그런데 이젠 조금 고쳐야겠다.


조금 비싸더라도 카페인을 지양하고, 카페인이 없는 음료 위주로 먹어야겠다.


뭐든 적당한 게 좋다지만, 적당함의 기준이 과학적으로 정해져 있더라도, 나에게 맞는지


그게 가장 중요한 '적당함'이니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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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0일의 문장


말이 남에게 거슬리게 나가면 역시 거슬린 말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 사서삼경 [대학] -


ㅁ 사람은 누구나 어떤 상황에 후회를 가지곤 한다. 그 후회 속에서 반성을 만들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는 어떠한 다짐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 후회스러운 일을 몇번이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요즘 들어 말이 아주 칼날처럼 입밖으로 튀어나가고 있었다.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스스로 말을 하고 엄청나게 후회하면서도 자꾸 말이 거칠고 아프게 나가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말이 너무 날카로웠고, 동시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렸다.


그게 지금까지도 생각나서 너무 후회하고 있다.


말이 위험한 게 언제 한 번 크게 일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말에 대한 글을 찾아보다가, 오래된 고전인 유교경전에서 적당한 말을 읽게 되었다.


굳이 속담으로 말하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와 비슷하다.


어쨌든 후회와 다짐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좀 생각좀 하고, 머릿속과 입 앞에 필터를 장착하고,


말을 내뱉어야겠다.


또 하나의 후회스러운 사건을 담은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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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9일의 문장


5시 44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는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어두워진다는 것](창작과비평사) - 나희덕


ㅁ 시간이 흐른다.


라는 단, 6개의 글자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것은 그 사람의 어휘력과 문장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지난번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이란 책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시간에 관한 첫 문장인데, 너무 새롭다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그저 시간에 대한 의인에 가까운데,


무척 아름답게 표현해냈다는 생각을 했다. 제목처럼


그 시간은 어두워지는 해질녁이며, 더군다나 마지막 두 문장도


어두워지는 걸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직 난 한참이나 멀었다고 생각했다.


저런 표현을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인지, 시인들은 정말 신비하고 여러모로


존경할만한 사람들이라고 매번 느낀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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