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4일의 문장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주제를 압축하는, 나아가 그 모든 이야기와 무관한 궁극의 문장이 있지 않을까?"
[단 하나의 문장](문학동네) - 구병모
ㅁ 그런 문장은 없을 것이다. 아마 그런 건 존재하면 안될 것이다.
이렇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뭐든지 단순하게 딱! 설명하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걸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이 있다는
그런 과학적인 생각 같아서, 난 이 문장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려고 한다.
궁극적이다. 절대적이다. 이런 단어가 우리 세계에 사용하는 건 이젠,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아가면서 점점 더 세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 문득 소설이다 보니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저 그런 문장으로서 내 모든 걸 설명해주고 싶은, 아니면 나의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여
남에게 이해시켜보려는 시도 속에서, 이런 발상이 떠오르는 게 아닐까?
타인을 100% 이해할 수 없어서, 자신을 이해하는 건 오로지 자신 뿐이라서,
나의 이 힘듬과 고통과 기쁨과 사소한 일들을 완전하게 설명하고 싶은 욕망에서
그런 '궁극의 문장'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을까.
그럼 나의 이야기를 모두에게, 바로 너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었을텐데...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