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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도요타는 1만5천 대 생산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GM, 포드 등 미국 기업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였다. 그해 도요타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소형 세단인 AE를 출시했다. AE는 당시 스위스
업체가 판매하는 제품과 외관이 매우 흡사했다. 도요타
기이치로는 모방이 창조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모방하는 과정에서 일부 개선이 이뤄지고 디테일한 부분을
완벽하게
처리하면 기존 제품보다 단점은 적고 장점은
두드러진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의 모방에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그대로 모방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도요타의 자동차는 모방이었지만 안전성과 성능이 더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했다. 소비자에게 크게 환영받았고,
덕분에 도요타는 성공을 향한 단단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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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도요타는 자동차 판매회사까지 설립,
고속 성장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하지만 2차대전
직후 패전국 일본의 국내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여러 요인 때문에 도요타는 심각한 적자를 내고 말았다. 경영이 악화되자 직원 감축이
불가피했다. 직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뢰를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도요타 기이치로는 창립 초부터 직원들에게 대규모 감원은 실시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한 바 있었다.
감원하자니 직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를 지키자니 회사가 파산할 수 있었다. 도요타 기이치로가 고뇌에 빠졌을 때 1천700여
명의 직원이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했고 도요타는 가까스로 부도를 면할 수 있었다. 위기를 겪은 후
도요타 기이치로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그는 직원들의 애사심을
길러주기 위해 몇 가지 새로운 규정들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할당된 작업량을 완수하면 일찍 퇴근할 수 있게 한 규정이었다. 일을 빨리 끝내면
일찍 집에 갈 수 있지만, 다 끝내지 못하면 잔업을 해야 했다.
이 규정이 시행되자 직원의 업무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을 뿐 아니라 생산량도 증가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직원들이 각 생산 단계를 빈틈없이 관리하면서 낭비가 크게 줄고
자원 이용률이 높아졌다. 제품 품질도 따라서 향상됐다. 이것이 바로 훗날 전 세계 기업가와 경영 전문가들이 극찬한
‘인간중심적 생산관리방식, 일명 ‘도요타
방식’이다.
낭비를 이익으로 변화시키는 『디테일경영』
165 페이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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