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을 만드는 은행, 보험, 증권, 대출 회사 등에 소속된 금융 세일즈맨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그 일은 바로 권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일찍이 깨달은 금융 세일즈맨들은 멋진 양복과 구두를 신고 번쩍이는 사무실에 앉아

그럴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치 밀그램의 실험에서 ‘실험자’가 흰색 실험 가운을 입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지원자들을 맞이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말 잘하는 양복점 직원과 금융 세일즈맨이 크게 구별되지 않았고, 그들은

양복점 직원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쩌다 그것이 궁금해서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하나같이 ‘그것도 모르냐’는 식의 권위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진입 장벽이 생긴 것이다. 한마디로 텃세다.

그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사람들은 그들이 뭔가 어렵고도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금융 세일즈맨들의 이와 같은 행동은 어린아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영화의 우스꽝스러운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만화영화의 주인공은 일반 캐릭터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번쩍이는 옷을 입고 등장한다. 그러고는 손에서 내뿜는 불꽃을 “손에서 내뿜는 불꽃!”이라고 외치지 않는다. “슈퍼! 울트라! 메가톤급! 그레이트 파이어……” 따위로 부른다. “손에서 내뿜는 불꽃!”이라고 하면 폼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금융 세일즈맨들의 권위적인 표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그 표정이 궁금하다면 “슈퍼! 울트라! 메카톤급! 그레이트 파이어……”라고 신나게 외치고 있는 동네 꼬마 녀석들에게 가서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된다. 아마도 금융 세일즈맨의 그것과 비슷한 표정을 지어 보일 것이다.

 

권위를 만들기 위해 금융 세일즈맨들은 자신들을 전문 컨설턴트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단순히 금융 상품을 권유하는 세일즈맨이 아닌 금융 컨설팅을 하는 전문가로 보이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 속내야 어찌 되었건 간에 멋진 타이틀인 것만은 분명하다.지구용사 후레쉬맨’, ‘독수리 오형제’ 등 모두 저마다의 멋진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금융 세일즈맨들도 자신들을 전문 컨설턴트로 포장하며 누가 들어도 멋진 새로운 타이틀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금융 세일즈맨들의 타이틀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실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일부 전통적인 세일즈 기법만을 사용하는 금융 세일즈맨들은 점점 시들어 사라지고 있으며, 이제 명함에 ‘컨설턴트’라는 글자를 새겨 넣는 것은 금융 세일즈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변화의 대부분이 금융 세일즈맨들이 번쩍이는 명함을 새로 인쇄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는 점이다. 이는 세일즈맨들이 지닌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 회사에 속한 세일즈맨들은 자신이 속한 금융 회사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금융 상품 판매가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컨설팅은 금융 상품 판매를 위한 좋은 구실이 된다.


개가 용맹해지고 싶어 자신의 이름을 사자로 바꿨다고 해서 진짜 사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금융 회사에 속한 세일즈맨이 컨설턴트로 이름을 바꿨다고 해서 진짜 컨설턴트가 될 수는 없다.

 

물론 사자만큼의 용맹한 개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목줄에 매여 있는 개에게 사자만큼의 용맹함은 아무 의미가 없다. 세일즈맨들이 진짜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회사와의 이해관계라는 목줄을 끊어야 한다. 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많은 열정적인 금융 세일즈맨이 새로 인쇄한 명함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 봐야 번쩍이는 명함을 가진 금융 세일즈맨일 뿐이다.

 

 [당신이재테크로부자가될수없는이유] 65페이지 본문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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