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진리를 그릇됨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 노벨 평화상 시상식장에서 낭송한 기도문

 

 



 

 

테레사 수녀는 전 인류에게 '성녀'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 소명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만약 테레사가 수녀가 아니었어도 이처럼 남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을까.

 

혹자는 테레사가 자신의 '자선 사업'을 위해서라면 독재자건 사기꾼이건 자금을 지원받는 데 있어 별 상관없는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그녀는 사기꾼을 위해 법정에 청원서를 보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낙태와 피임 문제에도 모른척하였다. 또 전 세계에서 그녀의 자선사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돈을 기부했는데, 얼마가 모였는지 그것이 어떻게 쓰였는지 정확한 감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테레사는 수녀였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했지만, 세속적인 잣대에서 보면 그녀는 자신의 명성을 업은 엄청난 사업가였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전 인류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해 보라. 만약 그녀가 수녀가 아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녀는 하느님의 소명을 이루는 인생을 바쳤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해 자선과 선교 사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간의 비판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남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은 그야말로 가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위대한 성녀'로 칭송받는 마더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헌신은 하느님에 대한 순종일 뿐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은 결코 남들이 우러러볼만한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도 않았으며, 하느님이 맡겨주신 소명을 다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일평생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욕망, 권력, 부귀영화 등 세속적인 것들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테레사 수녀는 1948년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하고 평생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한 구호와 봉사와 희생의 삶을 살았다. 가난하여 갈 집이 없고 먹을 것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보살펴 주었으며, 버림받은 어린 아이들을 돌보아 주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또 길거리에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데려다 죽기 직전까지 극진하게 돌보아 주었으며,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나병이나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집을 마련해 치료에 힘썼다.

 

또한 그녀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인도 정부는 자기 나라에서 봉사하는 테레사를 외국인으로 간주해 쫓아내고 싶어 했다. 하층민을 돕는 그녀의 행동은 카스트 제도라는 엄격한 신분 제도를 부정하는 행위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로마 가톨릭 교회 역시 교회에 안주하지 않는 테레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수녀는 수녀원에서 지내야 한다' 며 그녀에게 반감을 품은 가톨릭 교회와도 맞서야 했다. 그러나 숱한 난관에 부딪치면서도 그녀는 조금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끈질기게 선교회 활동을 세계 각지로 넓혀 나갔다.

 

테레사는 태어나서 단 한순간도 수녀가 아닌 다른 삶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당연히 해야 할 숙명으로 받아들였고,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은 것을 오히려 은혜로 알았다.

(하편에 계속)
  

- 역사 속 9인의 리더에게 배우는 평생 경쟁력, 서른살 리더십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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