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헌법 - 시민을 위한 헌법 첫걸음
임병택 지음 / 행복할권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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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법학과를 나왔다. 다른 학교의 커리큘럼까지는 정확히 비교하지는 못하겠지만

법학과에서 헌법을 다루는 비중은 생각보다 낮다. 

민법과 형법을 제일 많이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헌법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일반인이 알고 있을만한 1조와 10조 정도가 전부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 정도이다. 


2학년 2학기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던 시기였다. 

그때 교수님께서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한가, 부당한가에 대해 레포트를 쓰라고 하셨다.

아직 헌법을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그 레포트를 쓰다가 헌법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헌법에 대한 나의 추억이랄까 기억은 거기에서 멈췄다. 

졸업 후, 법과 관련 없는 일들만 해오다 보니 헌법에 대해서는 무지에 가까운 정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 서평단을 통해서 다시 헌법을 차근히 보자 싶었다. 

2016년에 출간된 '지금 다시 헌법'이라는 책도 있었지만 두께가 두꺼워서인지

영 손이 가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국정농단'이란 사건 덕인지 꽤 주목 받았던 책이다.)



'아름다운 헌법'을 먼저 읽고 나서 '지금 다시 헌법'을 읽는다면 좀 더 이해가 빠르고

헌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아름다운 헌법'을 읽다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지금 다시 헌법'의 같은 조문에 대해 서술해 놓은 부분을 찾아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책 모두 헌법을 왜 알아야 하고,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강조하는 바는 지나침이 없다. 


'아름다운 헌법'은 두께도 얇은데다 정말 쉬게 씌여였다.

한자를 잘 몰라도,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라면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만 보아도 궁금증이 일고 읽어보고 싶어진다.


1. 헌법이 사람에게!(꼭 알아야 할, 헌법 핵심단어)

2. 헌법은 이렇게 생겼어요! (꼭 알아야 할, 헌법 핵심구조)

3. 대한민국 헌법(전문, 그리고 130개 조문과 부칙)

4. 헌법이 말합니다! (꼭 알아야 할, 헌법 핵심조문)

5. 헌법이 다시 우리에게! (꼭 알아야 할, 헌법 핵심의미)


파트가 나뉘어질 때 색깔을 구분하고, 좋은 풍경 사진을 넣어 둔 것도 가독성을 좋게 하고 좀 더 친근히 다가갈 수 있게 배려한 것 같다. 

아이가 읽어도 나이가 드신 분이 읽어도 쉬엄쉬엄 읽어나갈 수 있게

줄 간격도 제법 많이 띄워놔서 마치 시를 읽듯이 아, 이렇구나.

이런 의미이구나 하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130개의 조문에 대해 이렇게 쉽게 썼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읽히고 알려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함이 잘 담긴 것 같다.

이제 막 참정권을 가지게 된 청년들, 앞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헌법에 대해 쉽게 다가가고 알려주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나 역시도 이제 헌법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자신있게 대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헌법

#임병택

#행복할권리

#Yes24리뷰어클럽서평단


헌법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헌법의 주인인 우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헌법이어야,

진짜 국민의 헌법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더 헌법을 알아야 합니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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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 - 인간의 탁월함을 결정하는 9가지 능력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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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비행기에서 어느 자리에 앉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내가 생각한 대답의 보기 중에 '조종석'은 없었다.

내가 이제껏 앉아 본 자리는 이코노미석 밖에 없었으니까. ^^;; 언젠가 비즈니스석에 앉는 날은 오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퍼스트 클래스'자리는 생각 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조종석에 앉아 볼 생각을 하란다.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즉,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개척해 나가고 방향을 잡아나가라는 말인 것이었다. 

그러려면 필요한 능력으로 '탁월함'을 내세운다. 우리는 모든 일, 모든 영역에서 탁월함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시대 혹은 세계는 디질털화, 기후변화, 그리고 맞이한 코로나. 이러한 변화무쌍하고 복잡하고 모호한 세계를 VUCA 세계라고 한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 ​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로 21세기의 일사분기를 요약하는 단어라고 한다. VUCA 시대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능력이 작가가 말하는 '탁월함'인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VUCA 세계라는 단어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네 가지의 의미를 계속 잘 기억하고 있어야겠다.


작가는 탁월함을 결정짓는 능력으로 9가지를 들어서 각 장마다 그에 따른 언행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1) 열린 마음, 2) 자기 성찰, 3) 공감, 4) 의지, 5) 리더십, 6) 평정심, 7) 민첩성, 8) 웰빙, 9) 공명.에 대해 각 장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능력이 잘 발휘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실례를 들어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두었다. 


뭔가 어렵고 대단한 능력인 것 같지만 작가가 이야기 해주는 팁들이 전혀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무엇이든지 마음 먹고 실천하기가 어렵지 막상 하려고 마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니 용기를 내고 하나씩 조금씩 실천해보고 싶어진다. 


"통장 잔액이 우리의 금전적 습관을 보여준다. 식스팩 복근이 운동습관을 드러낸다. 늘 업데이트되는 지식 상태는 토요일 독서 습관을 반영하고, 동료와의 좋은 관계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친절을 잃지 않는 잘 훈련된 태도를 반영한다. " 

 (책 159P. ) 

 ->  좋은 습관을 잘 들이면 탁월함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직업, 가정, 우정.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에 말처럼 좋은 시작은 없다. 실현하고 싶은 내용을 더 많이 얘기하고 피하고자 하는 내용은 더 적게 얘기하면 반드시 효과가 나타난다."

 (책 212P.)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김연아 선수가 떠올랐다. 그녀는 여러모로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났는데 그녀의 강한 멘탈도 자주 언급된다. 

내가 본 몇 개의 영상에서 그녀의 훈련 과정을 보았다. 발에 잘 맞지 않는 스케이트화를 신고 그녀만의 전용 링크장이 없었음에도, (아사다 마오는 그녀만의 전용 링크장이 있었다.) 발이 아팠음에도 오늘은 그만하자.라는 엄마의 말에도 그녀 자신이 정한 연습 시간은 매번 꼬박 다 채우고 링크장을 나선다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그래서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구나 싶었다. 아예 그렇게 하는 습관을 들어버렸기 때문에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런 연습 덕에 실전에서도 잘 할 수 있었고, 쉬이 떨거나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녀는 남들보다 탁월했던 것이 아닐까. 


운동선수이든 회사원이든 작가가 말하는 대로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조금이라도 더 기분 좋게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탁월함이 필요할 것인데, 이 탁월함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언행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하는지 이 책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은 학교생활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이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에서 탁월함을 갖춘 사람이 되어 가진 능력보다 더 인정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탁월함을 바로 갖추기 힘들다면 우선 나의 상사가, 내가 들어간 회사가 앞으로 탁월함을 가지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내가 속한 조직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분위기에서 지낼 수 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엑설런스

#도리스메르틴

#다산북스

#다산초당

#탁월함을결정하는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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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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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파트 도서관에서 <일의 기쁨과 슬픔>만 빌려오려다 가벼운 소설 한 권만 
더 빌릴까 하여 집어든 책이 <불편한 편의점>이었다.

제목과 다르게 편하게 술술 잘 읽혔다.
아무래도 '편의점'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친밀함과 익숙함도 있었겠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우연히 편의점 사장의 파우치를 주운 것이 계기가 되어 노숙자에서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게 된 
'독고'씨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하나 씩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작가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가볍게 툭툭 던지고 있다. 

'독고'씨는 말투도 어눌하고 노숙자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를 좀 가볍게 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어눌한 말투로 내뱉는 말들을 가만 들어보면 참 논리적이라 어느 누구 하나 쉽사리 반박도 하지 못한다. 
또,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친절과 배려를 베푼다.
그런 그의 언행 덕분에 주변 인물들도 가게 상황도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독고'씨의 과거가 궁금해지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의 정체는 큰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정체마저 사회 문제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씁쓸하면서도 한 순간에 한 가정이, 한 사람이 이토록
무너져버릴 수도 있구나. 싶고 따뜻한 한 사람의 영향이 또 여러 사람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구나, 싶어 참 괜찮은 소설이라 싶었다. 

이 이야기를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내가 영화 전문가가 아니라서 흥행까지는 보장할 수 없겠지만 
재미와 따뜻함 그리고 반전. 이런 것으로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해마다 부산시에서 '원북원부산'이라고 해서 분야별로 그 해의 
책을 선정하는데, 거기 후보에 이 소설이 들어가 있다. 
나는 <불편한 편의점>에 한 표를 던졌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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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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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장류진 작가의 단편소설이 8개가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그래서였을까?! 짧지만 저마다의 강한 인상을 주는 소설들이라 금방 읽혔다.  

단편소설들이라 잘 읽혔을 수도 있지만 내 이야기 같아서, 내 지인들 이야기 같아서

더 잘 읽혔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서 그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 있는

이상한 상사와 동료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아, 진짜? 우리 회사에도 그런 인간 하나 있는데, 이렇게 행동 안 하든? 

그런 느낌이라 술술 읽혔다.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역시나 10년 정도는 회사 생활을 한 사람이다,

그럼 그렇지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직장인들의 심리나 회사 생활을 생생히 그려내기 어렵다.


8개의 소설들 중 내가 겪은 경험과 그때의 내 생각들이 작가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 놀랍기도 하고 공감이 갔다. 


8개의 소설들 중에 유일하게 화자가 남자인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는

마지막에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만만한 남자에게 계속 여지를 주는 듯

적당한 호의와 배려를 베풀고는 아니지롱~ 잘못 짚었지롱~ 하는 느낌이어서 말이다. ^^


마지막에 실린 '탐페레 공항'의 이야기는 나의 경험과 비슷해서 살짝 마음이 아팠다.

내가 일본에 어학연수로 갔을 때는 한창 욘사마 열풍이 불고 있었을 때였다.


욘사마 열풍으로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들이 많았고, 아마 그런 분들의 요청으로 대학교 내에는

한국어 교실이 열려 있었다.

한국어 교실에서 어느 정도는 한국어로 대화가 되는 수준의 반에서

회화수업을 위해서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수업에 한 번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우리는 한 번 수업에 참여해서 그 학생들(대개 주부들이었다)과 한국어로 대화 해드리면서

조금 가르쳐 드렸다. 그분들은 그동안 열심히 배운 한국어를 드디어 실제 한국인과 대화를 해보는 구나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그분들 얼굴에는 아이와 같은 설렘과 흥분이 가득 해 보였었다. 


수업에 참여한 건 한 번 뿐이었는데 한국에 돌아온 뒤에 그 중 한 분과

편지를 두어 번 주고 받았다. (다른 친구들도 편지를 주고 받은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


한국에 돌아와서는 내가 취업준비로 바빴기 때문에 취업문제가 해결되면 답장 써야지, 하다

미루게 되었고 어느샌가 나는 잊어버렸다. 답장을 쓰자니 시간은 벌써 몇 년이 흘러 있었고

가끔 책상 정리를 할 때면 그 분이 마지막으로 보냈던 편지와 사진이 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일본어로 쓴 편지와 같은 내용으로 서툴게 한국어로 쓴 편지, 남편 분과 찍은 사진이 들어 있다.

답장에는 늘 내가 일본어 틀린 부분을 첨삭 해 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내가 일본 회사에 취업했다고, 그때 사귀던 그 사람과 결혼했다는 것도, 쓰고 싶었는데

왜 나는 쓰지 않았을까? 답장을 받으셨다면 기뻐해주셨겠지?

아직 그 주소에 살고 계실까? 

다시 써 보자니 너무 늦어버린 것 같다. 


마지막 소설을 포함하여 실린 모든 소설들이 이 시대의 20.30 혹은

30.40의 현주소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경쟁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삶 속에서 고군분투 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기브 앤 테이크.를 철저하게 실천하며 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씁쓸하지만 그저 슬퍼할 수도 없는 통쾌하고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마냥 웃을 수도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소설집의 제목을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 한 것처럼 안 할 수 없는 일. 에서

슬픔을 느끼기도 하지만 기쁨을 찾아 살아나가야 하는 우리들.임을 상기하게 된다.




#일의기쁨과슬픔

#장류진

#창비출판사







"나도 그래요. 사무실 나서는 순간부터는 회사 일은 머릿속에서 딱 코드 뽑아두고 아름다운 생각만 하고 아름다운 것만 봐요. " - P56

"데이빗, 우리도 이제 믹스커피 마시지 말고 캡슐커피 마셔요. 머신은 제가 가져올 테니까."
"으응......그게 많이 비싼가?"
"당연히 믹스커피보다는 비싸죠. 대신 그만큼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겠어요? 자동차만 해도 일반 휘발유 넣는 거랑 고급 휘발유 넣는 거랑 차이가 날 텐데." - P61

"가만 보면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아요."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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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자유
천지윤 저자 / 토일렛프레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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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국악공연을 보게 되었다. 

거기서 해금은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지만 소리와 존재는 작지 않았다. 

그저 해금 소리가 좋구나,하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고 있었는데 운명처럼

해금 연주가의 에세이 서평단 모집 글을 보게 되었다. 

해금 연주가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해금이라는 악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악기일까?!하는 궁금증을 안고 도착한 책을 찬찬히 읽어보게 되었다. 


'단정한 자유'라는 제목에서 주는 느낌은 해금이라는 악기와 천지윤이라는 해금 연주가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가야금처럼 현이 많거나 무겁고 화려한 느낌이 아니라 단 2줄로 작은 몸통을 하고 있는 해금에서 물 흐르듯 자유롭게 나오는 소리. 그 소리를 내기 위한 연주가의 노력과 열정. 


우선 책은 천지윤 작가가 해금 연주가로서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해금을 연주하기 시작하며 세계 여러 나라를 순례하듯 다닌 일 부터(파트 1)

해금을 더 잘 연주하기 위해 애써주셨던 어머니의 모습과 연주가로서의 노력들(파트 2)

해금이란 어떤 악기인지, 역사에서의 해금, 직업으로서의 해금 연주가의 삶(파트 3)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해금 연주가로서 걸어온 길과 추천사, 편집자의 글로 마무리 짓는다.


에세이라고 하여 책 두께가 두껍지 않을거라 예상했는데 받고 보니 책은 약 400페이지에 달했다. 해금에 대해 얼마나 알려주고 싶고, 열정이 어떠한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표현되었구나 싶었다. 

해금에 대한 이야기였으므로 궁금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유튜브를 통해 소리를 찾았다.


대개 독서할 때 나는 조용한 음악조차도 틀지 않고 읽을 정도로 책 속으로 몰입해서 읽는 편인데

해금 소리는 큰 방해없이 잔잔하게 흘러 주는(?!) 느낌이었다.

해금 연주를 들어가며 해금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보는 느낌은 새로웠고 좋았다. 




그러나 출판사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일까?!

아쉬웠던 점 3가지를 꼽아보려 한다.


해금이라는 악기에 대해 설명하는 지면을 50페이지나 할애했는데

그 부분에서 해금에 대한 그림이나 사진 한 장 들어가 있지 않아서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너무 아쉬웠다.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작가가 밝히기 어려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금이라는 흔하지 않은 악기를 선택했던 계기나 이유가 있었을텐데 그 부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더 궁금했고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독자 타깃을 일반인으로 했다면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기 쉬운 단어 선택이나 단어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추가 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일반인들이 잘 쓰지 않는 '채보', '하모닉스 효과', '패시지' 같은 단어는 설명이

한 줄 더 있었으면 했다. 일일이 검색하느라 가독성이 떨어졌던 것이 아쉬웠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무언가를 향해 우직하게 갈 수 있는 것은 ‘열망‘을 연료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 P19

마음 속에서 자신의 진실한 바람을 찾아내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누군가에게 주입된 가치가 아닌 내 존재 자체로 바라게 되는 일들이 있다. 그것이 그 존재의 고유성이거나 사명이라 할 수도 있겠다. 진실한 바람은 힘들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하는 힘.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페이지를 만들어가는 힘. - P49

지나고 보면 편안하고 유려하게 흘러가던 날들은 태연하게 잊혀지고, 고생스러웠고 녹록치 않았던 날들이 삶의 흔적으로 남는다. - P55

곁길로 새도 좋다. 한참 쉬었다가 농땡이를 부려도 좋다. 삶에도, 즉흥에도 정답은 없다. 즉흥의 길에 들어서며 스스로의 영토를 확장하고 삶의 지도를 다채롭게 그릴 수 있게 되리니. 즉흥이란 풍성하게 존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임에 틀림없다. - P133

서로의 마음에 완벽히 가닿을 수는 없지만 서로가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랑일 것이다. 내가 당신이 된다는 것은 영원히 요원한 일일 테지만 그에게 닿으려는 버둥거림이 사랑일 것이다. 세상 만물은 끝이 있기에 새로울 수 있다. 절정에 이르면 하강하게 되어 있고, 하강 후엔 소멸한다. 소멸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이 여행도, 인연도 그러한 흐름 속에 있음을 알았다. - P153

인생에서 고난은 종종 찾아온다. 고난이 없다면, 어떠한 저항도 없다면 성장이란 것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온화한 날들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인생은 불공평한 것이지만 누구에게라도 각자의 어려움이 공평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쉬운 인생은 아무에게도 없으리라. 다만, 어려움을 행운으로 만드는 것도 각자의 몫이고 역량이려니 생각하게 된다. 쨍하게 맑은 날과 바람이 따뜻하게 불어오는 날들 속에 있다고 믿다가도 불현듯 쓰나미에 얻어맞는 게 인생인지도 모른다. - P182

오늘 내가 들어 올린 덤벨의 무게만큼, 스쿼트를 하며 견뎌낸 내 몸의 무게만큼 번뇌는 사라지고 용기는 살아난다. 나의 강인함을 믿게 하는 힘. 마음에 구름이 낀 듯 우울해지면 운동을 하러 간다.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 실수한 것 같고, 이불킥 할만한 헛소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소심해지는 날에도 운동을 하러 간다. 운동 앞에서는 어떤 일도 별 일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마법. 경험해보시기를! - P217

"소리에는 그늘이 있어야 한다"고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이십대에는 ‘그늘의 미학‘을 알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 존재와 현상이든 그 안에 밝음만큼의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삶에 매끄러움과 평탄함만 있기 어렵고, 완벽한 질서와 계획 속에서만 살아가기 어렵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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