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교철학입문
사이구사 미쯔요시 / 경서원 / 1997년 5월
평점 :
기독교는 경전이 성경 하나인 데 반해, 불교는 경전의 수만 해도 엄청나다. 우리가 자랑하는 팔만대장경만 해도, 전체 불교 경전을 다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경전의 막대한 수만큼, 불교 사상도 그 내부에서 상당히 다양하다.
그래서, 불교에 막연히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많더라도, 실제로 불교에 접근하는 게 용이하지가 않다. 관심을 가지고 책을 선택하다 보면, 대부분, 특정 불교, 즉, 대승불교니, 중관이니, 아비달마니 하는 쪽의 시각에서 바라본 불교책이라서, 책을 읽을 때마다 더 혼돈스러워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진짜 불교철학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방대한 불교사상에서, 사실 한 권으로 불교역사, 불교사상사를 다 소화해 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불교에 대해 처음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이 책처럼 불교 전체를 통괄하는 하나의 책이 필요한 것 같다. 그 다음에야 자신이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은 점이 어느 것인지를 분명히 해서, 보다 전문적으로 불교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불교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너무 간략하게 느껴질 지 모른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 어느 정도 불교를 알더라도, 전체 불교사 속에서의 개념들과 불교의 시대 구분이 잘 파악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또, 간략한 내용이긴 하나, 단순히 읽기 쉽게 불교의 개념들을 변형시키거나 한 것은 없다. 또, 대부분의 입문서가 많이 그러듯, 말이 입문서이지, 주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연구 분야에 맞춘 입문서도 아니다. 즉, 저자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불교에 대한 최소한의, 핵심적인 것들을 가르쳐주고 있다.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어려운 전문적인 불교서적보다 일단 이 책으로 시작을 하는 것이 훨씬 불교 이해에 훨씬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