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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성자와 보낸 3일
달라이 라마 지음, 제프리 홉킨스 영역, 심재룡 옮김 / 솔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삶과 종교와 신념이 일체가 된 사람이 전하는 메세지이다. 전달의 방식이 부드럽다. 불교신도가 아니더라도 읽으면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번역자가 '~했습니다' 식으로 실제 달라이 라마가 청중을 향해 말하듯이 존댓말로 번역한 것도 좋은 시도이다.
직접적으로도 전달되고 있으나,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모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진정으로 평화로운 성자의 가르침은 전혀 폭력이 없다. 내가 옳으니 너희도 다 따라야만 한다는 강압이 없다. 조용히 이끌 뿐이다. 예수나 부처나, 모하메트 등 인간 역사상 단연코 성자로 추앙받는 이들도 사실은 그들 시대에 이러한 고매한 인격으로 사람들을 교화했을 것이다. 이러한 성자들이 각자의 종교를 열어보였지만, 역사적으로 종교로 인한 여러 전쟁이 저질러진 걸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달라이 라마의 친절한 강연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청중들의 답변에 대한 역시 구체적인 답변으로 구성되어진 책이다. 12연기에 대한 설명은 딱딱한 불교이론서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묘사. 삽화도 12연기에 대한 설명으로 더없이 훌륭하다. 불교를 알고 싶지만, 기존의 어려운 불교 용어들로 꽉 찬 책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부록인 산스크리트어, 한역어, 티베어 색인과 참고문헌 등은 편역자가 얼마나 꼼꼼하고, 성실한 사람인지를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덧붙임이다. 달라이 라마 스스로가 전하려는 메시지의 뛰어남과 편역자의 학자로서의 능력과 꼼꼼함, 번역자의 정성스러운 번역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고 있다. 불교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나, 불교를 믿는 사람,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 모두가 이 책에서 자신이 찾는 것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만큼 쉽고 친절하면서도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다. 그리고, 종교를 떠나서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참 좋은 책이라서 굉장히 많은 서평이 올라와 있을 줄 알았는데, 첫번째 서평을 쓰게 되어 유감이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읽고 불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거나, 혹은 그냥 마음의 평활르 얻는 데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