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사악해질 때 -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
찰스 킴볼 지음, 김승욱 옮김 / 현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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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몇 번 다닌 적이 있었다. 가지 않게 된 이유는 매번 같았다. 사람에 대한 실망. 교회는 선해야 한다고 믿었던 나에게 교회 안에서의 따돌림과 차별 등 문제가 벌어진다는 게 싫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본적 교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점에 실망했다. 물론 나부터도 지키기 어려웠다. 사람이 선과 악이 공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까 싶지만, 그래도 종교인은 선했으면 한다는 게 하나의 바람이었다.


저자는 종교가 때로 사악해진다고 한다. 어떤 종교는 선하고 어떤 종교는 악하다는 게 아니다. 어떤 종교든 사악해질 수 있다. 소수라고 무조건 틀린 것도 아니다. 저자는 타락의 징조나 이유로 절대적인 진리 주장, 맹목적인 복종, '이상적인' 시대 확립,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일 등을 들었다.


특히 '절대적인 진리 주장'과 '맹목적인 복종' 부분이 와닿았다. 일부 종교인이 '진리'를 내세우고, '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하며 극단적 행태를 보이는 ‘그들의’ 종교는 이미 사악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는 사람의 일부일 수는 있지만 전부일 수는 없다. 일부 극단적 행태를 보이는 종교인이 있다고 해서 잘못된 종교는 아니다. 같은 종교더라도 극단적 행태는 이해받지 못한다.


종교 속에서도 여성이 차별받는다는 사실은 안타깝게 다가왔다. 여성이 목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최근에서야 등장했고, 가톨릭 수녀에 대한 착취도 문제로 떠올랐다. 여성 할례는 여전하고, 여성을 희생시켜 '공동체의 완전성'을 지키고자 하기도 한다고 한다.


결국 종교 간 융화, 그리고 발전해나가려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위험한 세상에서 '우리'에 대해 건설적 대화를 나누게 되길" 바란다. 예전에 절과 신학대가 함께 개최한 세미나에 가본 적이 있다. 내용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서로 다른 종교가 서로를 이해한다는 사실이 좋았다. 서로 배척하지 않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예민할 수 있어서 리뷰가 어려웠다. 책은 좋았다. 리뷰에 불쾌한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종교는 사람들의 가슴속과 머릿속, 그리고 그들의 행동 속에 존재한다 - P43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서 경전을 악용하고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전파한다면 파괴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다 - P92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종교로부터의 자유 또한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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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아르테 미스터리 19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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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작가로 활동하는 주인공은 괴담 원고 청탁을 받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발표 후 다양한 괴이 현상을 만나고, 그걸 책으로 엮게 된다.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차로 뛰어드는 사람들, 호통치며 웃는 소리를 듣는 아이와 저주에 걸렸다며 불안해하는 엄마, 불에 타죽어가는 꿈을 계속해서 꾸는 여성, 자취하는 집에서 계속 여자 머리카락이 나오고 괴상한 일이 벌어져 힘들어하는 남성 등 사연을 담은 책을 내기 전, 이야기를 모두 잇는 중심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리고 자연스레 공포가 느껴진다. 심리묘사도 좋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든다. 더 진짜같고, 의심할 수 없게 만든다.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이야기를 하나로 마무리해주는 솜씨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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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택시
이모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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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단골손님만 태우는 택시가 있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과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눈다. 같은 음악이어도 듣는 사람마다 다른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택시 기사와 여러 손님이 음악을 함께 들으며 나눈 이야기들로 따뜻함과 감동을 주는 그런 만화다.


이 책은 결국 사람 사는 얘기다. 오락실에서 만난 첫사랑 누나를 게임음악을 들으며 떠올리는 사람, 야근하고 택시를 못 잡고 있는 동네 친구를 데리러 가는 사람, 좋아하는 걸 선택했을 뿐인데 복고풍이라고 튄다고 욕을 먹던 사람,  좋아하던 오빠가 자기 친구한테 선물을 전해달라고 했던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잔잔하다가도 감동이 오고, 재밌다가 진지하기도 하다. 함께 기쁨과 슬픔, 고민을 나누는 모습이 좋다.


다양한 신청곡들 중 아는 음악이 거의 없어 아쉬웠지만, 좋은 음악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음악을 음미하면서 읽어보면 더 좋을 듯하다.



자기 자신대로 사는 게 자신에겐 가장 평범한 삶일 테니까요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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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망고 아일랜드
이진화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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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못 간지 1년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터지기 직전에 다녀온 싱가포르가 마지막이었다.갑갑하다. 국내여행도 찝찝해서 안 가고 있는데 해외여행은 언제쯤 가능할까?


색감이 예쁜 사진, 현지 느낌이 생생히 전달되는 사진, 맛있어보이는 음식 사진 등이 다양히 담겨있다. 사실 어떤 사진은 평범했고 어떤 사진은 좋았다. 워낙 주변에 잘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풍경이나 사물 사진은 크게 감흥이 있지는 않았다.


마음에 들었던 건 인물 사진. 사람 사진을 이렇게 찍으면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딩스냅에 전념하고 있다더니 그래서 사람을 예쁘게 찍어내는 게 아닐까 싶다. 밝고 화사한 느낌이 좋다.


여행 다녀오면 스냅스에서 사진첩을 만들곤 하는데, 밀린 게 많다. 다음에 이 책처럼 만들어봐도 재미있겠다 싶다. 아, 여행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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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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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우리나라 사람 99%는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라고 답할 것이다. 사실 생각보다 소방관이 하는 일은 정말 많다. 벌집 제거부터 방에 혼자 있는 아이 구조,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 치료나 이송 등 다양하다. 사실 뭐 이런 일까지 요청하나 싶은 일도 많았다.


이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처우는 그리 좋지 못하다.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바뀌면서 지급품에는 차이가 없어졌다고 하나 다른 직군에 비해서는 여전히 열악하다. 같은 현장에 출동해도 다들 배식 받아 먹을 때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한다. 업무가 급해도 소방차 앞을 가로막는 차를 건드리면 그 차가 아닌 소방관이 경제적 책임을 진다. 기껏 달려갔더니 욕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안전과 생명을 위하는 일을 하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목표’에 집중하고자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을 구하겠다는 그런 목표. 상황에 맞춰 구체적 사안은 변하겠지만 사람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일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이 ‘안전불감증’이다. 안전수칙은 지키고 의사 처방을 따라야 하고 아이를 혼자 두지 않는 등 당연한 일들을 신경써야 한다. 일이 벌어진 후 도와주시는 소방관분들도 감사하지만,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결혼한 동생 신혼집에 뭘 선물할까 계속 생각하다가 이 책을 읽고 소화기를 선물했다. 작은 불이라도 처음부터 막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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