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장, 기억하기 쉬운 세계사
라인하르트 바르트 지음, 콘스탄체 구어 그림, 서지희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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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교과서를 쉽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왜 독일에서 15년간 스테디 셀러인지 알겠다. 가볍게(?) 선사시대로 시작해 고대, 중세, 근대, 19세기, 20세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부분은 모두 짚어냈다. 기억에 남을 구체적 내용을 깔끔하게 담아낸 이 책은 교과서보다는 부담이 없다.


읽으면서 ‘오, 아는 부분!’ ‘이건 뭐였더라’하면서 신나기도 했고, 때로는 이보다 깊은 내용을 알고 싶기도 했다. 그냥 읽고 지나가버릴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해두고 싶어진다. 성경이나 불교, 이슬람교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게르만족과 프랑크족과 바이킹족이 누구인지, 십자군 전쟁과 흑사병,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파시즘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고, 더 궁금한 건 따로 찾아볼 수 있어서 더 좋다. 마지막에 연대기까지 나와있어서 유용하기도 하고.

다만 이렇게 세계사에는 한국사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다. 일본과 중국은 잠깐이라도 한 챕터로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나중에 먼 훗날엔 외국에서 배우는 세계사에도 우리나라가 더 많이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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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F #2
정세랑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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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다. 그리고 재밌다. SF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우리 생활 속 깊게 다가와 있는 SF에 대한, 그리고 SF를 위한 그런 글들을 모아뒀다.


책에는 SF 단편만 있는 게 아니다. 정세랑 작가의 강렬한 인트로로 흥미를 끌고, 초단편과 중단편의 소설로 재미와 감동도 준다. 인터뷰나 작가론에서 작가와 연출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칼럼, 에세이, 리뷰, 크리틱에서는 SF의 진지한 모습을 고찰해볼 수 있다. 물론 읽고 싶은 책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SF는 배경 등에서 공상과학을 그려내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현실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아닌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딱히 SF라고 특별하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클론을 다룬 '수진'에서 남에게 생각보다 관심 없는 사람들의 모습과 본인 생각이나 타인의 생활이 어떻든 판매를 통한 돈벌이에 열중하는 미정의 모습,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원하던 임종을 맞게 해주는 시스템이 나오는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에서 딸과 함께 살고 싶어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었던 춘희 씨나 고통 받았던 과거의 삶을 버리고 싶어했던 강임 씨의 이야기, 0부터 9까지 숫자를 무작위로 입력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0부터 9까지'는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되든 그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이유로 현진 씨를 억지로 그 일에 붙들어두는 부분 등이 그러하다.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SF는 사실 일어난 적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누구에게나 한번쯤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벗어난 세계관 속에서 구체적인 장면과 언어로 대신 표현해 줌으로써, 미처 구체화하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의 결을 좀 더 분명히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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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곁에 두고 읽는 책 - 하루 한 장 내 마음을 관리하는 습관
스칼릿 커티스 지음, 최경은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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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힘들고 아픈 게 아니에요.” 세상에 나만 홀로 힘들어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를 주는 그런 책이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아니, 어쩌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울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터놓지 못한다. 어쩐지 큰 이유가 있는 게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내 편은 없을 것 같고, 강해야만 할 것 같다는 이유 등으로 자신을 계속해서 숨긴다. 가장 큰 용기는 어쩌면 “도와줘”라고 주변에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를 알아주는 상담선생님을 만난다는 게 생각보다 힘들 수도 있고, 때로는 트라우마를 오히려 헤집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도움을 받기를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울해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배가 불렀다, 잘 먹고 사니까 약해진다”면서 아픈 사람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잘난 사람’이라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물론 성적 취향이나 인종 등으로 인해 더 힘든 점이 있을 수는 있다. 누가 힘들어 한다고 해서 쉽게 재단하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특별하지 않은(?) 개개인의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고, 아직까지도 우울함과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서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이 깊게 와닿는다. 힘들 땐, 꼭 도움을 청하자.

다만 이렇게 아름다운 영혼들이 세상을 떠나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명성과 성공, 숭배로도 추운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엄청난 찬사와 환호를 받으면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의 중심을 꽉 붙들어줄 수는 없다 - P29

우리 사회에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비난하지 않고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낙인을 찍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 P80

하지만 고통을 비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특히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여자 친구의 말을 듣고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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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지음, 이순희 옮김 / 학고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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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달리기 같은 어려운 운동은 못 한다"는 인식이 만연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격한 운동을 하면 자궁이 떨어져나가거나 얼굴에 털이 나고, 레즈비언이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자가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 나가는 건 '개는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당연히 안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 지금 이런 소리 하면 멍청하단 소리를 듣겠지만 선입견, 그것도 대다수가 지닌 선입견 속에서도 달리기 하나만을 바라보고 열중한 마이티 모(모린 윌턴)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빨리' 달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오히려 건강에 신경을 쓰는 요즘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마라톤을 뛰는 여성의 모습을 보더라도(심지어 남자보다 기록이 좋았더라도) 무조건 '여성은 안 된다'고 하거나 남성으로 의심하고,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냐고 묻는 일부 몰지각한 대회 관계자 등의 모습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연습 때도 야유에 둘러싸여 맘 편히 달릴 수 없고, 기록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이런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는 본인 노력뿐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물심양면으로 마이티 모가 달리기를 하는 것을 지지해준 부모, 열정적으로 마이티 모를 지도한 사이 코치, 그리고 '여성의 달리기'를 알린 언론까지. 물론 언론은 긍정적 목소리만 낸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주목을 끌어야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도 끌어낼 수 있을테니 무관심보다는 낫다 싶다.


세계 기록을 '박살 낸' 모린이 계속해서 달리기를 한 게 아니라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도 뛰고 싶었던 모린의 열정이 인상 깊었다.

모린은 훈련이 힘들긴 했지만, 훈련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기량을 키워 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모린은 훈련이 혹독해질수록 더욱 보람을 느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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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
정서연 지음 / 마음시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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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길'을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본인 경험에 비춰 알려주는 책이다. 인간관계, 회사생활, 경제공부, 성장에 대해 요즘 내가 느끼고 있는 부분을 콕 찝어서 얘기해주는 것만 같다. 고민했던 부분도 비슷하고 결론도 비슷하다. 그래서 곱씹어보기도 좋았다.


저자는 경제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공공기관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학원을 다니고 책을 쓴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떠나는 '실행력'이 인상적이다. 책 내용도 아주 똑부러진다.


인상적인 부분인 인간관계 부분. 요즘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좋은 사람이라고 나랑 맞는 게 아닌데 왜 그랬을까. 저자가 말했듯 공적인 관계에 사적 관계가 혼재하면 문제가 발생하고, 모든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인간관계보다는 나를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나를 지치게 하면서까지 유지해야 하는 관계는 이제 없어야겠다.


전반적으로는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내가 나름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어딘가에 도움이 되겠지'와 ‘도움이 안 되더라도 현재 즐거우니 충분하다'다. 어떤 방향이든 뭔가를 배워두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시선이 좋았다.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공감이 가는 조언들이라 좋았다. 나랑 같은 결을 갖고 있는데 좀 더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 같다.

지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경험일지라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 - P35

상충하는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욕심이다 - P74

긍정성과 부정성에는 모두 ‘복리의 마술‘이 적용된다 - P80

어떤 인간관계든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 P89

회사에서 남의 연애에 대해 묻는 사람, 말하지 않았다고 서운해하는 사람은 확실히 이상하다. 공적 공간에서는 정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 누군가 나의 사생활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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