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지음, 이순희 옮김 / 학고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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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달리기 같은 어려운 운동은 못 한다"는 인식이 만연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격한 운동을 하면 자궁이 떨어져나가거나 얼굴에 털이 나고, 레즈비언이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자가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 나가는 건 '개는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말처럼 '당연히 안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 지금 이런 소리 하면 멍청하단 소리를 듣겠지만 선입견, 그것도 대다수가 지닌 선입견 속에서도 달리기 하나만을 바라보고 열중한 마이티 모(모린 윌턴)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빨리' 달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오히려 건강에 신경을 쓰는 요즘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마라톤을 뛰는 여성의 모습을 보더라도(심지어 남자보다 기록이 좋았더라도) 무조건 '여성은 안 된다'고 하거나 남성으로 의심하고,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냐고 묻는 일부 몰지각한 대회 관계자 등의 모습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연습 때도 야유에 둘러싸여 맘 편히 달릴 수 없고, 기록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이런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는 본인 노력뿐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물심양면으로 마이티 모가 달리기를 하는 것을 지지해준 부모, 열정적으로 마이티 모를 지도한 사이 코치, 그리고 '여성의 달리기'를 알린 언론까지. 물론 언론은 긍정적 목소리만 낸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주목을 끌어야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도 끌어낼 수 있을테니 무관심보다는 낫다 싶다.


세계 기록을 '박살 낸' 모린이 계속해서 달리기를 한 게 아니라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도 뛰고 싶었던 모린의 열정이 인상 깊었다.

모린은 훈련이 힘들긴 했지만, 훈련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기량을 키워 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모린은 훈련이 혹독해질수록 더욱 보람을 느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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