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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 핑 -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 유영만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옛날 어딘가의 연못에 살던 한 개구리의 이야기이다.
점프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던 개구리 핑은 연못이 점점 말라가는데도 여전히 만족하고 살고 있는 다른 생물들과 달리 꿈-더 나은 삶을 향한 열망을 지닌 개구리였다. 일찍이 갈매기 조나단이 그랬던 것처럼.
마침내 연못물이 모두 말라버렸을 때, 핑은 미지의 길에 도전할 것을 선택하고 점프하고, 점프하고, 점프한다.
그러다가 기를 쓰고 점프해도 넘어설 수 없는 나무장벽을 만나고 계속되는 실패에 절망하고 주저앉는다.
바로 그 때 핑의 인생에서 (개구리생에서?) 가장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준 늙은 부엉이의 목소리를 통해 무언가 ‘되기(be)'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do)‘ 한다는 것을 배우고 끊임없이 점프한 끝에 그 장벽을 넘어서게 된다.
이후 핑은 부엉이를 스승(mentor)으로 삼아 훈련하고, 불확실성과 싸우고, 비전을 보며 도전해 황제의 정원으로 가기위해 누구도 건너지 못한 철썩강을 건너려 한다.
그의 생애 최고의 점프를 해서 막 철썩강을 건너는데 성공하려는 순간, 스승 부엉이는 매의 발톱에 채여가고, 그에 대한 충격으로 핑은 급류에 휘말린다.
죽음을 맞기 몇 초 전, 부엉이가 했던 말이 환청처럼 떠오르고 - “그냥 너 있는 그대로, 마치 물이 된 것처럼.......” - 핑은 그 말대로 물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다.
핑은 철썩강을 건너는데 성공했을까?
황제의 정원에 다다랐을까?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한 신문기사를 소개한다.
중국의 ‘황제의 정원’ 내 녹지에 형성되어 있는 오래된 습지대에서 막강한 뒷다리힘과 점프능력을 가진 새로운 개구리 종이(한 마리뿐 이지만) 발견되었다는 내용의......
어떤가?
감동적이지?
하지만 나란 인간은 어딘가 단단히 꼬인게 틀림없어 많은 사람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는, 요즘 내내 베스트셀러 순위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책에서 그렇게 큰 감동을 받지 못한 것이다. 우째....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서문에서부터 설교하려든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도 감동 운운하며 쓴 리뷰들이 많아서 음,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시작하자마자, 당신은 ~십니까? 지금 당장 ~ 하십시오! ~하지 마십시오. ~이어야 합니다! 같은 조의 말들이 줄줄이 이어지자 내 이마에 힘줄이 팍! 돋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짜증,짜증,하고 불이 깜빡이기 시작한 것이다.
핑의 이야기 역시 담담하게 한 개구리의 여정을 이야기해 주는 분위기였다면 차라리 더 풍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나도 느낄줄 안다고요!) 사이사이 감동받고 느끼고 결단하길 촉구하고 강요하는 인상의 구구절절한 설명이라니.....
그래, 딱 그 분위기야! 교회에서 부흥회하면서 한마디하고 믿습니까? 한마디하고 믿으시면 아멘하십시오! 하는 그 분위기......
그런 느낌을 받자마자 또 빠직! 하고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는 것이다.
이러니 난 무지 꼬인 인간이 분명하지.
거기다 220여 페이지의 책이 181페이지에서 내용이 끝나는데, 나머지는 도대체 뭔가 했더니 그 핑의 여정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고 친절하게 도표로 그리기까지 하고 거기다 당신은 지금 ~ 하고 있는가? 식의 질문들까지 이어지는 부록이라니......
게다가 영 맛없는 그 글투는...... (참고로, 난 김탁환 씨의 소설들이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 글 자체가 너무나 맛이 있어서 즐겨 먹는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같은 책을 밤참으로 드셔 보시는게 어떨지?)
이 책을 읽고 감동의 물결에 휩싸인 분 들이 태클을 걸어와도 할 수없다.
난,
이렇게 배배 꼬인 인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