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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 IS 1 -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성
로쿠하나 치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그 동안 바빠서 통 보지 못했던 책들을 이제 열심히 보리라 다짐하고, 오랫만에 본 책들 중 하나.
전에 4권까지 보고 이제 5권을 봤는데, 새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S란 Intersexual의 약자로, 이 책의 부제인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성'이란 말을 보면 대충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성(中性), 간성(間性), 혹은 양성구유 등 여러 가지 말로도 불리우고 있는, 남자라고도 여자라고도 할 수 없는 성의 형태.
IS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외성기는 둘다 가지고 있으면서 외모는 남자나 여자 어느 한 쪽에 가까운 경우가 있고 외성기는 어느 한 쪽을 가지고 있지만 몸속에 정소나 난소를 가지고 있어서 외모와 다른 2차 성징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IS들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어느 한 쪽의 성을 선택해서 나머지 성의 성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IS임을 비밀로 하고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로는 자라면서 선택받지 못한 성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서 성호르몬제를 평생 투여해야 하기도 하고....
쉬쉬하는 분위기여서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IS는 200명에 한 명꼴로 태어난다고 하니 사실은 굉장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IS라는 것이 된다. (이 부분에서 많이 놀랐다. 정말 영화나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줄 알았고 아주 극소수만이 존재할거라 생각했는데)
주인공 하루는 IS이다. 당연히 부모는 당황하고 슬퍼하지만 IS인 하루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하고 하루를 IS 자체로 숨김없이 키우기로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루는 IS입니다"라고 당당히 밝히고 그대로 인정해 주기를 요구한다. 당연히 어려움도 많고 주위의 시선에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가족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하루를 지키고 밝게 키운다. 하루는 어려서는 보통 남자아이 같아서 남자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스스로도 남자라고 생각하고 자라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생리를 하는 등 여성의 특징을 보이기 시작한다. 호적을 여자로 정리하고 여학생으로 중학생이 되지만 스스로는 여자인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에게도 IS임을 밝히고 현실과 맞서 나가는데 대부분이 이상한 눈으로 보고 혹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러워서 피해버리기도 하지만 IS인 하루를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친구도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다. 때로는 울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힘써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하루......
이 이야기는 IS에 대한 홍보만화도 아니고 딱딱한 설명을 늘어놓는 만화도 아니다. 단지 하루와 하루 가족들이 어떻게 주어진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힘써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휴먼드라마라고나 할까?
그림은 절대 내 취향이 아닌데 무거운 주제를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담담히 보여주는 솜씨가 빼어난 책인 것 같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만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언제나 놀라울 뿐이다.
하루는 IS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괴물 보듯 하거나 신기해 하거나 불쾌해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때를 위해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루 화이팅!
힘내라, 세상의 많은 하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