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는 소녀
황희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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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읽기 시작해서 지금 밤 11시에 다 읽었다.  작가는 많은 시간과 힘을 들여 썼을 작품을 하루만에 뚝딱 읽어버리다니 이래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기 시작하니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고 결국 다 읽어버린것을 어쩌랴. 

<월요일이 없는 소년>이나 <부유하는 혼> 등도 그랬지만 참 독특한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이고, 그것도 아주 잘 쓰는 작가란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무섭고 분노하고 그렇게 들끓었다. 요즘도 뉴스를 통해 접하는 수많은 "사람"같지 않은 사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런 일들이 생각났고 무엇보다 작가가 실제로 염두에 뒀을 것이 분명해보이는, 조두순 사건을 생각했다. 생각날 때마다 아이는, 아이의 가족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걱정하고, 내년이면 출소할 조두순을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한다.

하지만 그저 그 뿐.  현실은 달라지질 않는다.

작품 속에서 그때 그때 선택을 하는 순간마다 새로운 평행세계가 생겨나고 도이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은 세상, 지석이가, 석윤이가 평범한 고교생으로 생활하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기쁘지만, 역시 어딘가에 여전히 그 아이들이 아프고 그 괴물들이 살아 설치는 세상 또한 존재하고 있다는건 다시 낙담하게 한다.  그리고 당사자의 선택과 상관없이 닥쳐오는 불행이라는 것도.

그래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실패를 두려워말고, 실패해도 다시 선택하면 다시 새로운 평행세계가 펼쳐지니까? 새로운 평행세계가 펼쳐져도 이전의 세계는 여전할텐데 그래도 그게 위로가 될까?

모르겠다.  하지만 바라기는, 어딘가에 조두순이 존재하지 않는 평행세계가 있고 건강하게 잘 자라 웃으며 생활하는 나영이가 있는 세계가 꼭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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