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아침 6시 40분쯤 시골로 출발을 했다. 아직 잠이 덜 깬 무스탕 + 지성 + 정성은 잠자느라 바빴고 신랑은 막히는길 운전하는라 짜증이 났다.

네비는 계속 고속도로로 어린양(?)을 인도하려 했고 반항기가 그득한 늑대는 네비를 무시해가며 국도로만 내달렸다. (그러면서 왜 네비를 달고 다니냐고요?!)

우여곡절끝에 9시간만에 시골에 도착하자마자 바지부터 갈아입고 지짐질을 시작하고 별거는 없지만 이것저것 명절음식을 시작했다.

설날 아침이라지만 차례를 안모시는 시댁엔 아침에 여유가 있었다. 8시가 다 되어서 일어나니 시어머니께서 벌써 아침 밥을 앉혀 놓으셨더라.. ;;;

점심을 먹고나니 시누이 가족이 왔다. 이로서 우리 식구만 18명..  @.@ 절대 한 번에 다 식사를 못한다. 매 끼니 두번씩 상을 차린다. 이것도 몇 년째 하니 당연하고 별거 아니다 ( ")

저녁까지 해 먹고 놀고 있는데 시이모님 일가족 9명이 들이쳤다. 저녁을 먹겠냐 물어보니 점심을 늦게 먹어 생각이 없단다, 주전부리거리만 챙겨달란다, 그렇게 1시간여를 보내더니 배고프니까 떡국 끓여 달란다.

일찍 이야기 했으면 밥을 해줬을텐데 밍기적 거리다 결국엔 잡술것을!! --+

설 다음날, 즉 음력 1월 2일은 울 엄니의 생신. 그래서 설연휴엔 무슨일이 있어도 다음날 올라온다. 올해도 아침을 먹고 올라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서 핸펀을 보니 다니던 회사 후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문자가 와 있다. 신랑도 알고 같이 후배 결혼식에도 가고 했던 사이라서 부지런히 올라오니 4시간이 조금 넘겨서 집에 왔다.

짐 풀어놓고 잠깐 앉았다가 서울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가족들이랑 저녁을 먹고 오빠랑 언니를 보내고 늘어지기 시작.. 영 몸이 뻐근한것이 상쾌하지 못하다.

토요일에 신랑은 출근도 안하고 뒹굴거리다 오후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다고 나가서 술이 떡이되어 들어오고..

일요일.. 말 그대로 놀아줘야하는 일요일에 먹고자고를 실천하다 숭례문에 불이났다는 뉴스를 듣고 어이가 없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숭례문이 전소되었다는 뉴스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건 있을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지.. 낙산사 동종 태워먹을때도 속상해 미치는것 같았는데 이렇게 말도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일이..

다시 만들어낸들 그것이 어찌 같을수 있을까.. 전쟁중에도 살아남은 숭례문이 이렇게 어이없이 사라지다니.. ㅠ.ㅠ

엄마의 표현으로 이조가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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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2-1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정신없이 명절을 보내셨군요.
여자들이 겪는 명절의 일상인 것 같아요.
명절증후군이 최소화되길 바랍니다.
숭례문은 대한민국의 자존심문제입니다. 어떻게 그리 허술하게 방치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무스탕 2008-02-12 09:13   좋아요 0 | URL
명절 증후군이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해도 티비에서 보여주는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있을때는 몰랐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걸 보니 마음이 허~ 한것이 춥습니다..

보석 2008-02-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만 읽어도 제 마음까지 조급해집니다. 고생 많이 하셨어요.
숭례문은..아침에 불에 탄 사진을 보니 정말 허탈하더군요.

무스탕 2008-02-12 09:15   좋아요 0 | URL
저 정도면 고생 조금 한거에요. 추석땐 더 합니다 ^^;;
추석날 하루종일 손님이 드글드글... -_-;;
많이 본 것은 아니고 어쩌다 시청앞 나갈일 있을때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듯 그렇게 서있던 숭례문인데.. 이젠 없다고 생각하니 슬퍼요.. ㅠ.ㅠ

뽀송이 2008-02-1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에 식구들에 먹여살리느라 고생하셨어요.^^;;
토닥토닥!!
그리고 숭례문!! 가슴이 막 답답해요.ㅠ.ㅠ

무스탕 2008-02-12 09:16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도 고생하셨어요. 같이 토닥토닥..
우리국민 모두가 같이 품고 있던 짝사랑을 잃은 느낌이에요..

2008-02-11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02-12 09:17   좋아요 0 | URL
넵!! 그자나도 어제도 정신 아직 못차린 상태로 보냈습니다 ^^;
조금이라도 늦게 아셔서 조금이라도 맘 덜 아프신게 나아요..
직접 봐도 못믿을거 같아요. 무슨 영화보는 느낌일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