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에 나온 "후예"가 누구의 후예일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책의 어디에도 명확하게 그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
우랄알타이어족을 지칭하기도 하는 듯한데 명확 하지는 않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과 관련 된 선조임에는 틀림 없다.
최근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인류의 기원과 이동설을 중심으로 본다면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로부터 출현하여 점차 유럽을 거쳐 아시아로 아메리카로 이동했다는 설이 정설로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화석이나 고대문명의 유물이 밝혀지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해석이 달라지면서 정설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고 새로운 주장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4대문명이 기존의 주장이었다면 그보다 훨씬 이전에 찬란한 문명을 가졌던 증거들이 중국에 의해 만주, 산동을 중심으로 속속 밝혀지면서 중국의 역사왜곡과 합리화는 '동북공정'이나 '일대일로'라는 대대적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우랄알타이어족을 염두에 두고 그 족속의 특징을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족속이라 한데서 엿볼 수 있다.
"우랄 산맥의 남동쪽으로 이동하는가 하면, 오래전 영웅들의 주 무대였던 만주 벌판에서 느닷없이 방향을 바꾸어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이르기도 했다.
기록하는 것으로 마음에 위안을 얻는 자들은 그들을 부여, 고구려, 신라, 가야, 혹은 돌권,말갈 흉노, 훈 등이라 칭 했지만, 대륙의 기운이 하찮은 종이 위에 흐르는 건 아니라 믿는 그들은 정작 자신들을 이름 짓지 않았다. 영호을 구속하는 어떤 것도 그들의 이름이 되지 못했다."-p 82
『역사왜곡 방법론』(정진, 지식과감성사) 저자가 지적한 나라이름이나 사람이름을 소위 기록하는 사람들(史家)이 왜곡하기에 적당하게 이름붙여 사용하는 등으로 역사를 왜곡 기술 했다고 한 점과 동일한 시각이다. 결국 이책 『후예들』의 주인공은 한민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우수한 민족의 특성을 신화적소재를 가미한 소설로 이끌어낸 것이라 해석 할 수도 있다.
작가가 헝가리에 거주한 6년의 세월동안 집필하고 그로부터 14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발표한데는 작가의 '새로움'에대한 강박이 작용했다고 고백 하였듯이 기존의 뻔한 스토리전개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출간된 이책은 작가가 직접 소설속에 들어가 소설속의 등장인물들과 대화도 하고 관찰하기도 하며 소설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상상과 현실이 겹치는 메타소설이다. 또 '혼어미'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등장인물 전체의 상황을 전지적 관점에서 통제하려고도 하고 저자인 나와의 대화를 통해 소설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정말 전혀 새로운 시도이다.
소설 속의 혼어미는 실재하는 인물로 표현하였지만 전지적 능력은 일종의 영혼일거라는 느낌도 들게 한다.
'시몬과 페로(로마인의 자비)'라는 루벤스의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로 이귀연, 무당엄마, 무당 박선주, 악사 아버지와의 혼란스런 관계를 암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