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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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초등학교시절부터 오로지 소설가를 목표로 외곬인 삶을 살았다. 자신이 출간한 책이 얼핏 백권은 넘을거라고 알 정도로 다작을 한 작가이다. 카톨릭에 귀의하여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하였다. 스스로를 다혈질이라 생각하였고 그에 따른 단점을 고치려고도 많이 노력 하였다.식습관으로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빨리 먹어치우는 나쁜 습관, 신경질적인 것, 성적 망상, 거짓말의 습관, 욕쟁이, 선입견에 의지하고 판함을 반성하는 삶을 살았다고 자인하였다.




소설가의 에세이라는 선입감으로 책을 펼칠때까지 무게감에 주눅이 들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펼쳐 읽어내려 가자마자 그것이 기우였다는 것임을 금방 깨달았다. 잘 짜여진 구도와 절제된용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일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삶, 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발전시켜가려면 서로 도우며 화합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하고 따뜻한 포용력을 구사해주길 바라는 작가의 소소한 바램이 일상생활속 소재를 통해 실타래처럼 엮어 이야기꾸러미나 줄줄이 사탕처럼 흐르는 자연스러움이 넘치는 글이었다.


 

 

총 40편의 소설같은 일화로 구성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도 잘 짜여진 조직구조와 시스템, 문명의 이기와 첨단 주거시설로 얼마든지 독립적으로도 생활이 가능해졌다. 직접적인 관련을 맺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만큼 희박해지면서 스스로를 각박한 환경속에 가두며 살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아파트라는 독특한 공간은 이러한 조류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주거시설이다.

단독주택에서보다 아파트에서의 이러한 문제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 왔던 문제이기도 했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결국, 내가먼저 변해야 함을 말하였다.문제점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다보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주택이든 아파트든 환경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강점을 그대로 취하되 단점에 대해 바로 나자신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단점을 축소시키고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아내의 삶이나 아내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집필하였는 바 시간이 지나 세월이 흐르면서 슬하에 자녀가 혼인하여 출가하고 부부만이 오롯이 함께 지내는 시간과 공간이 점점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젊은 시절에 무심하여 아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소홀히 했던 점을 깨닫고 미안함과 이미 병약해진 아내에대한 연민을 글로라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아내는 저자가 아직도 미흡하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頂門一鍼으로 응수하며 강한 존재로 살아가는 모습이다.

요즘 세대간의 몰이해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젊은이들의 노인들을 향한 공경에 대해충고 하였다. 적어도 본인들의 진심이 담긴 말을 해주기를 요구한 것이다. 노인에게는 세번이상 질문을 하라는 이야기이며 무엇보다 자기자신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겉치레가 아닌 진심으로 대하길 바랬다.

저자는 어릴때 소설가로의 꿈을 확정하게 된 계기로 동년배 무용 여학생들의 미모에 대한 동경이나 열등감이 원인이었을거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때의 다짐을 이어 고2 때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신춘문예에 당당히 입선할 수 있었고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회고하였다.

찬구의 의미와 영혼의 연계로 진정한 우정이란 단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권위나 부귀의 연결과 거래관계가 아닌 댓가 없이 감싸고 함께 할수 있는 관계라 하여 통상 사회생활이나 직장 상사나 동료 관게로 맺어진 우정은 진실한 관계로 발전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이러한 우정은 의리나 권위 위주의 남성사이의 우정보다 격의 없고 사소한 결점은 그냥 눈감아주며 공통의 관심사에 집중하며 좋은 일은 진심으로 함께 좋아해 주는 여성들 간의 우정이 값지다고도 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남녀간의 우정의 차이를 아내의 우정을 통해 많이 발견하였다.



저자는 저자의 직업인 소설가에 대해 자신이 거쳐온 과정을 돌아보며 정의 하였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저자는 책을 읽을 때나 다른 창작예술작품을 대할 때 그 작품속 인물들의 입장이 아닌 작가, 제작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한번도 꺾지 않고 마침내 작가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의 모든 작품 활동이 마치 어릴적 미리 꿈꿔온 사색의 구체화이거나 어릴적 상상한 경이감의 확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작가는 현재 작가가 쓰는 문학이 어린날 작가가 감성에 젖었던 내용과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거기에 작가의상상력을 보태어 상상의 주인공을 만들고 스스로 생각하는 가공의 세계속으로 떠나감으로써 감성의 강도를 높여가는일종의 자위행위이며, 근친상간의 自瀆이라고 표현 하였다.

작가란 문학이라는 행위를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자 하는 스핑크스라고 정의 하였다.


황순원, 박영준, 최정희 선생님들로부터 사사받고 조언을 얻었으며 그로부터 스스로 창조한 가공의 인물 경아와 책을 통해 만난 경허 스님과 거상 임상옥과 같은 멋진 주인공들은 저자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었고 소설가로서의 자질을 단단히 만드는 소중한 주춧돌이 되어 주었다.

이제 나이가 먹어감에 '나도족'이라는말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남자 나이 30대 때에는 아내가 샤워를 하는 것이 두려워지고 남자 나이 40대 때에는 아내가

한솥 가득 곰국을 끓이면 두려워진다. 왜냐하면 아내가 멀리여행을 떠낫다 돌아온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남자 나이 50대 때에는 이사를 갈때면 남편은 재빨리 이삿짐을 실은

트럭 앞좌석에 올라가서 안전벨트를 매고 이렇게 말을 항다.

'나도 데려가. 나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베스트셀러 소설가의 너무나도 서민적인 농담이아닐 수 없다.

그렇게 뒤늦은 아내사랑의 애틋한 마음은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감정의 줄기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관계는 단순해지고 관계의 숫자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보면 가장 가까이 늘 그자리에 있어줄 것만 같은 존재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게 되고 저절로 관심도 집중할 수밖에없다.

우리모두의 인생은 신이 내려준 찬란한 꽃들이다. 우리 꽃들은 인생을 찬란하게 살다가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갈 뿐인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찬란하게 비추기 위해 한세상 찬란하게 살아보자꾸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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