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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법정 -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월
평점 :


198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이 퍼스널로 진화 하면서 아날로그 시대가 디지털 시대로 발을 디디게 되었다. 그리고 20년 후 그 시각까지 진리였던 아날로그는 더이상 진리가 될 수 없었다. 시간차라는 말은 더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실시간, 생방송, Live, one to one, 맞춤형 등의 새로운 가치를 표현하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전환의 시기인 2000년을 시작으로 이 시기에 휴대전화의 스마트화가 일대 전환점이 되었다. 2003년 이라크가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발발하였고 이때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사용한 이라크 폭격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방송되었는데 실시간 전황을 마치 쇼프로그램을 방송하듯 방영할 정도였다 . 스마트폰이 대중화 된지 20년이 다 되도록 우리 사회의 법체계는 아직도 아날로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3월 구글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에 4 대 1로 승리하였다. 2022년에는 Chat GPT라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면서 진화를 시작한 것이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던 두뇌 활동을 통한 창착의 영역, 분석과 판단의 영역이 컴퓨터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인공지능이 기존 체제를 뒤집고 인간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른 효율성을 무기로 제조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인간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인간을 제제하던 기존 법은 로봇이라는 기계, 그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과 기능하게 만든 프로그램, 인간과의 공유공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갖가지 물리적 정신적 사건사고와 마주치게 되었다. 현실 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과의 괴리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마침내 속수무책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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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지금이라도 시간을 건너뛰어 이미 도래 했거나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만한 법정 이슈 50가지를 들어 미리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미래 법정》에 등장하는 문제들에는 정답이 없다. UN이라는 국제기구가 존재하지만 이미 벌어지고 있는 극지(남극, 북극)의 선진국 선점과 권리주장에 대해 어떠한 해법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 닥칠 문제들은 그 해답이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문제들을 우리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의 질문들은 수많은 조사를 통해 저자가 선별한 미래예상문제다. 그리고 저자는 그 질문을 미래의 법정에 세우고, 독자를 배심원으로 초대한다. 문제는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배심원이 되어 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이드를 참고해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미래가 한 발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이다. 총 50꼭지로 이루어진 《미래 법정》은 단편 소설집으로도, 미래예측서로도, 또 철학적 논의를 담은 인문서로도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능력이 탁월한 인재를 발굴한다든가 질병이나 질환을 유발시킬 근본원인을 사전에 제거하여 체질이 건강한 사람들을 선별하여 탄생시킨다면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것인가? 사람들이 임의로 정한 어떤 기준에 의거 선과 악을 결정할 권리가 있기는 한 것일까? 인간 본연의 존재의미부터 질문해보는 철학적 담론까지도 가리지 않는 책의 내용은 50가지 각각의 이슈는 독립적인 소설인듯 하면서 서로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이 개별인간의 능력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신천지를 창조하는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키게 되었다는 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인간이 통제 불가능의 영역을 미리 합의하여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심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신기술이나 획기적인 신물질이 발견되거나 발명되었고 그로 인한 인간사회의 대 전환이 있어왔다. 흑사병 이후 병의학은 획기적 발전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국제적 의료협의체계가 갖추어지게 되었으며 1,2차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전 세계의 무기와 첨단 우주기술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남북전쟁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고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농업기술을 발전시켰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선진과학기술을 이용한 미지의 영역을 밝혀나가는 것은 명분과 논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득이 된다는 전제라면 현실의 불합리와 불공정도 묵인하고 넘어가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과 전쟁을 일으키고 노예로 삼아 버린다는 어느 영화의 위협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스스로가 인공지능의 안위를 걱정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에 빠질 위험성에 대하서도 이야기 한다. 마치 반려동물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지나쳐 오히려 사람의 안위보다 반려동물의 안위가 우선시 되는 현실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수 있다는것이다. 이런 상상은 인공지능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찬반론을 넘어 종교적인 숭고한 사랑마져도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사랑하는 사회의 조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남긴다. 인간 본연의 선한 심성이 인공지능과 공감대를 확장해 갈수록 원래 인간과의 관계는 자꾸 멀어질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점에서는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이나 감정조절능력이 인간의 수준을 능가한다고 전제한다.
편견이나 편협한 사고로는 현실이 아닌 미래의 상황에 대해 규칙과 룰을 정할 수 가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타구분이 없는 융합의 인류종족 '이마족'이 궁극의 인류의 미래가 아니듯 각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 잘 발휘되는 아날로그 인류가 가진 장점을 잃지 않도록 보전하는 일이다. 지나친 상상의 상자속에 갇히지 말고 현실세계를 분명히 인지하고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줄기와 가지를 뻗어 가듯이 모든 규직이나 법이나 제도의 출발점을 명확하게 정해두어야 하는 것이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미래 법정
- 저자
- 곽재식
- 출판
- 교보문고
- 발매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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