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ADHD 때문일지도 몰라 - 산만한 마음들을 위한 성인 ADHD 탐구서
안주연 지음 / EBS BOOKS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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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인드맨션의원 대표 원장.

저서로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 일까요> 가 있다.

이 책은 ADHD가 아동기에 일시적으로 발현되는 정실적 질환이라는 기존의 기준이 2013년 성인신경발달장애라는 일종의 질환으로 분류된 성인ADHD를 중심으로 발병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방법을 저자가 직접 진단과 치료의 과정을 거쳐 터득한 지식을 정리한 것이다. 최근 들어 20~40대 성인 ADHD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해 본 결과 성인ADHD진단기준 정립,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반감 완화와 치료결과 발표의 증가, 빡빡해진 여러가지 사회적 규범과 기준, 지나친 경쟁과 부추김의 분위기, 비교성향에 의한 상대적 열위감으로 스트레스 증가, 초기 ADHD치료의 미완성 등에 그 원인이 있음을 밝혔다.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단문소통, 뉴스헤드라인만 읽는 SNS이용, 시선을 끄는 짧은영상(쇼츠) 등으로 사람들의 주의 집중시간이 짧아진 현상을 다루었는데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테크기업의 전략에 휘둘리는 우리자신의 나약한 의지도 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성인ADHD증세로는 ADHD의 다른 특성인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과집중, 감정 조절의 장애보다 주의력 결핍증세가 심하게 남아 업무의 완성도가 미약하고 약속을 자주 잊거나 물건을 분실하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어렵고 주변정리가 잘 안되어 사회적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기가 어렵게 된다. '중요한 일'보다 '흥미로운 일'에 시간을 쏟고 머리속에서 끝도 없이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뒤엉켜서 주어진 업무나 지시를 수행하고 정보를 기억하고, 적절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기한내 끝내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여 몇가지로는 설명이 안된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어느이상 축적 되면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하면서 일종의 트리거로 발현되게 된다. 전전두엽과 기저핵과 소뇌까지 연결되는 인지조절네트워크의 기능저하가 나타난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각성, 인지기능, 의욕 등과 관련된 노르에피네프린의 기능 저하도 원인이 된다. 결국 유전,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전전두엽의 발달이 늦고 주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어릴적 학교라는 일정한 규율이 존재하는 조직(울타리)안에 있을 때는 본인이 ADHD임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촘촘이 짜여진 규율의 틀안에서 정해진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 가면 수업의 강제성도 없고 시간표도 알아서 구성하고 강의실도 찾아다녀야 하고 공강시간도 보내야 하고 리포트도 알아서 쓰고, 시험준비도알아서 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유독 해내기 어려워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타지로 유학해서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훨씬 더 복잡해지며 ADHD증상을 나타내게 되기도 한다. 그 다음 위기는 취업 후에 온다. 스스로 한사람의 사회인으로서 몫을 해내야 하는데 이때 소위 멘붕이 오게 된다. 그러다가 승진이라도 하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자신 뿐 아니라 후배를 교육하고 팀단위를 관리해야 하니까 팀의 과제를 파악하여 구조화하고 적절하게 나누어 팀원들에게 분배하고 중간중간 그 수행 정도를 체크하는 일은 ADHD인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 된다.

잠은 ADHD와 관련을 끊을 수 없는 중요한 관리요소이다.

REM(Rapid Eye Movement)수면에서 기억재편성 등 인지기능 회복이, 비렘(Non REM)1~2단계에서는 전반적인 에너지 회복이, 3~4단계에서는 대사조절 및 호르몬 분비 조절 등 신체기능 회복이 일어나기 때문에 양질의 수면은 정신과 육체의 긴장도를 낮추고 에너지를 충전하여 새로운 업무를 추진함에 집중력과 지속력을 강화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건강한 수면은 ADHD증상의 완화와 예방에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건강한 수면을 위해 규칙적인 기상, 침대에서는 바로 잠들기,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기, 오전과 한낮에 햇빛쬐며 운동하기, 명상과 입욕 등 이완법 수련하기, 잠자리 최적환경 만들기를 의도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ADHD인과의 공존을 위해 일반인들의 편견이나 배척이 시각 변화와 더불어 ADHD인 스스로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처방약의 적시정량 복용은 물론 약의 효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인 자기 모니터링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도록 해야 한다. 본인의 증상을 이전보다 긍정적이고 해결 중심적인 실행기능이 강화된 노력이 요구 된다. Scaffolding 만들기, 달성이 쉬운 목표부터 시작하기, 동선과 루틴 만들기, 완료시간의 계산은 최대치로 하기, 쇼핑은 한번 더 생각해보기, 운동하기, 균형잡힌 식사하기 등의 의도적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자아개념에 너무 많은 중요성을 부여한다. 시장자유주의가 득세하고 각자 도생이 시대 정신이 된 요즘, 독립성은 문화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목표가 되었고 독립성의 부재는 경멸을 산다"

-매들린 번팅 <사랑의 노동>

"우리 사회에서 의존성이 '더러운 단어'가 되었다"

- 조너선 톰린슨

우리사회는 사회의 체제와 규볌을 유지하기 위해 각 개인의 행동범위를 촘촘히 제한하고 획일화 하고자 한다. 그것이 잘 안되면 부적응자로 낙인 찍고 조용히 사라지기를 압박한다. ADHD를 '질환'이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전염성이 없음에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자 한다. 인간성의 기본은 '서로가 다 다름=개성'이라는 전제로 판단한다면 ADHD는 사실 우리 모두에게 속해있는 비정형화된 자아라고 생각된다. 차별이나 배척이 바탕이 된 편견은 건강한 화합과 발전을 훼손하는 병페이다. ADHD인이 결함만 있는 사람은 아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며 사회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음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멋진 사람인 것이다.


타인을 이해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우리가 타인에게 관대해지는 것은 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해서라기보다 '그럴 수 있다'는 관용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그런면에서 ADHD인은 자신도 무수히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또한 상대적으로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다. 산만하다는 것은 주의 전환이 빠르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조직의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기질중 하나가 사고의 전환이 빠른 것이다.관심사도 다양하며 정해진 틀이 없고 생각이 뻗어나가는 데 한계가 없다. 쉽게 권위에 짓눌리지 않기 때문에 때론 강한 저항정신을 바탕으로 민주적인 행동을 한다. 이들을 포용하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인류와 사회의 진화와 발전을 위해 절실한 가치일 수도 있는 것이다.

ADHD로 진단받은 아동의 절반 이상은 그 증세가 성인기까지 지속되게 된다. 성인이 되면서 ADHD의 대표적 증상 중 과잉행동장애 부분은 약해지고 주의력결핍이 계속 남아있게 된다. 그 결과 전략을 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의 단계별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되고 업무의 완결을 잘 못하고, 약속을 잊거나 지키지 못하며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의 건망증이 문제가 된다. 또한 충동적 성향으로 알코울 남용, 사행성 게임중독, 반사회적 인격장애, 폭력성향, 무계획무절제 생활. 잦은 이직, 직업상실, 백수건달로의 전락등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다. 이것이 성인 ADHD이다.

성인ADHD는 증세가 개인성향이나 성별, 처한 환경에 따라 매우 복잡 다양하게 나타나며 사회화의 진전에 따라 외부로의 발현이 억제되기도 하고 강화되기도 하므로 진단이 매우 어렵다. 성인ADHD라는 질환에 대해 진단기준이 나온것도 최근이고 치료사례도 일천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종종 잔인한 살인이나 묻지마 폭행 등 반사회적 범죄가 끊이지 않고 그 원인으로 정신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음을 들기도 한다. ADHD가 소아병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반질환으로 규정되어 제도권내에서 진단과 처방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인식하고 또한 ADHD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훨씬 수용과 배려가 커진만큼 스스로 의심이 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고, 특히 현재 처방되는 약품의 효과가 매우 훌륭하므로 약물치료를 적극 이용하면서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여 치료받을것을 권한다.

또한 ADHD인 본인의 노력과 사회적인 관심 및 지원을 통한 '더불어 삶을 위한 노력'을 최고의 치료법으로 제안 하였다.

혹시 ADHD인을 통한 문화와 기술의 혁신이나 인류의 진화라는 기대도 일부 가지면서...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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