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인드맨션의원 대표 원장.
저서로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 일까요> 가 있다.
이 책은 ADHD가 아동기에 일시적으로 발현되는 정실적 질환이라는 기존의 기준이 2013년 성인신경발달장애라는 일종의 질환으로 분류된 성인ADHD를 중심으로 발병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방법을 저자가 직접 진단과 치료의 과정을 거쳐 터득한 지식을 정리한 것이다. 최근 들어 20~40대 성인 ADHD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해 본 결과 성인ADHD진단기준 정립,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반감 완화와 치료결과 발표의 증가, 빡빡해진 여러가지 사회적 규범과 기준, 지나친 경쟁과 부추김의 분위기, 비교성향에 의한 상대적 열위감으로 스트레스 증가, 초기 ADHD치료의 미완성 등에 그 원인이 있음을 밝혔다.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단문소통, 뉴스헤드라인만 읽는 SNS이용, 시선을 끄는 짧은영상(쇼츠) 등으로 사람들의 주의 집중시간이 짧아진 현상을 다루었는데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테크기업의 전략에 휘둘리는 우리자신의 나약한 의지도 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성인ADHD증세로는 ADHD의 다른 특성인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과집중, 감정 조절의 장애보다 주의력 결핍증세가 심하게 남아 업무의 완성도가 미약하고 약속을 자주 잊거나 물건을 분실하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어렵고 주변정리가 잘 안되어 사회적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기가 어렵게 된다. '중요한 일'보다 '흥미로운 일'에 시간을 쏟고 머리속에서 끝도 없이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뒤엉켜서 주어진 업무나 지시를 수행하고 정보를 기억하고, 적절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기한내 끝내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여 몇가지로는 설명이 안된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어느이상 축적 되면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하면서 일종의 트리거로 발현되게 된다. 전전두엽과 기저핵과 소뇌까지 연결되는 인지조절네트워크의 기능저하가 나타난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각성, 인지기능, 의욕 등과 관련된 노르에피네프린의 기능 저하도 원인이 된다. 결국 유전,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전전두엽의 발달이 늦고 주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어릴적 학교라는 일정한 규율이 존재하는 조직(울타리)안에 있을 때는 본인이 ADHD임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촘촘이 짜여진 규율의 틀안에서 정해진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 가면 수업의 강제성도 없고 시간표도 알아서 구성하고 강의실도 찾아다녀야 하고 공강시간도 보내야 하고 리포트도 알아서 쓰고, 시험준비도알아서 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유독 해내기 어려워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타지로 유학해서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훨씬 더 복잡해지며 ADHD증상을 나타내게 되기도 한다. 그 다음 위기는 취업 후에 온다. 스스로 한사람의 사회인으로서 몫을 해내야 하는데 이때 소위 멘붕이 오게 된다. 그러다가 승진이라도 하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자신 뿐 아니라 후배를 교육하고 팀단위를 관리해야 하니까 팀의 과제를 파악하여 구조화하고 적절하게 나누어 팀원들에게 분배하고 중간중간 그 수행 정도를 체크하는 일은 ADHD인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 된다.
잠은 ADHD와 관련을 끊을 수 없는 중요한 관리요소이다.
REM(Rapid Eye Movement)수면에서 기억재편성 등 인지기능 회복이, 비렘(Non REM)1~2단계에서는 전반적인 에너지 회복이, 3~4단계에서는 대사조절 및 호르몬 분비 조절 등 신체기능 회복이 일어나기 때문에 양질의 수면은 정신과 육체의 긴장도를 낮추고 에너지를 충전하여 새로운 업무를 추진함에 집중력과 지속력을 강화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건강한 수면은 ADHD증상의 완화와 예방에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건강한 수면을 위해 규칙적인 기상, 침대에서는 바로 잠들기,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기, 오전과 한낮에 햇빛쬐며 운동하기, 명상과 입욕 등 이완법 수련하기, 잠자리 최적환경 만들기를 의도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