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에서 작가의 방황이 절정으로 치닫는 장면들이 많이 드러난다. 계절은 가을, 풍경이 일러주는 의미란 사그러짐이며 이별이다. 새로운 만남이나 새로운 시작이 스며 있는 갈무리의 , 약속의 계절이 아니라 온전히 부서지고 풍화되어 존재했던 사실조차도 잊혀져버리는 소멸의 감정을 겪게되는 것이다.이러한 감정은 교사로서의 현실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자신이 지도하는 교과목의 내용이나 문해력 도구들이 AI나 휴대폰에 밀려 아이들에서 조차도 인정받지 못하는 서글픔까지도 느끼고 있다.
4부 겨울비와 함께 떠나신 어머니
작가에게는 엄마와 어머니가 계셨다. 엄마는 고생끝에 병환을 얻어 일찍 돌아가셨다. 이 장에서 두 어머니를 기리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두 어머니와 생을 함께한 아버지에 대한 추억도. 이제는 이승에 없는 고인이 되신 분들의 살아생전의 모습과 사랑, 병마와의 싸움, 돌아가신 후의 공허감을 잘 묘사해냈다.

이 세상에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 상처를 입을 당시는 천지가 무너져버리는 고통이 엄습하면서 앞으로의 삶이 싫어지는 감정에 빠지게 된다. 특히 사랑하던 사람의 상실에 따르는 고통은 때로는 삶의 의미마져도 빼앗아갈만큼 강력하다. 수십년간 도를 닦아 깨우친 선인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잠시동안의 이별이라 여겨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알았다. 가끔 상실의 슬픔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건강을 해치고 얼마 못가 생을 마감하는 사례들이 매스컴에 나올 때 과거에는 이를 가상하다는 생각을 하여 일견 기리움을 받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이러한 감정을 속히 떨치고 삶의 여정에 닥친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내는 밑거름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세상이 무정하고 각박하다고 치부하기 보다 오히려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처를 이기고 넘어서서 단련함으로써 더 어려운 난관에도 이겨나갈 힘을 기르는 기회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는 통찰이다.
바람은 나에게만 시련을 주는 게 절대 아니다. 작년과 올해에 국내외적인 불확실성의 증가와 내수경기 침체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고통을 힘겹게 이겨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통의 바람을 잘 견디고 쓰러지지 않도록 뿌리를 깊고 튼튼하게 준비하므로써 더 큰 강풍이 몰아치더라도 거뜬히 이겨낼 근성을단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