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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동 - 앨빈 토플러
앨빈 토플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990년 12월
평점 :
품절
'권력'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은 단어이다. 왠지 정치라는 말과 어울릴 것 같고, 돈 냄새가 풍길 것 같은 단어. 모든 사람들이 권력이라는 단어를 알고, 그들 생활에서 권력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지만 막상 정의 내리라 한다면 나설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마도 한 마디로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단어이기 때문이리라.
나에게 정의 내리라 한다면 나는 '엄석대'라는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권력이라는 다소 잡히지 않는 개념을 나에게 가장 마음에 와 닿게 표현한 것이 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소설이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나이가 좀 많고, 힘이 세다는 이유로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는 급장 엄석대. 그가 누린 것이 권력일 것이다. 여기서 그는 폭력이라는 것을 지지대로 하는 권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런 권력이 아니라도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고, 권력 아래에 놓여있다. 권력을 갖는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점심시간에 물을 떠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처럼 그 사람에게 뭔가 이익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권력을 갖고자, 그리고 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리라.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투쟁해왔다.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또 인식하는 가운데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가이드 북 역할을 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그 권력이라는 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는 상세히 이야기 해준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에겐 소중한 나침반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록 그 글이 1990년에 쓰여진, 도서관에 엄청나게 때묻은 채로 너덜너덜 하게 비치되어 있었지만, 그 속에 있는 통찰력만큼은 대단한 것이었다. 미래는 우리 앞에 놓여져 있고, 우리는 어렴풋이 빛을 찾아가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우리에게 등불을 제시해 주었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귀뜸 해주었다.
이제 발을 내딛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미래는 더욱 치열해지고 좀더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속에서 우리의 권력을 찾아가는 길을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