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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학원신서 4
칼 세이건 지음, 서광운 옮김 / 학원사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우주를 생각하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다. 우주의 그 수많은 은하들 가운데 하나, 그 은하 중에서도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태양계.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 위의 작은 생명체, 하지만 칼세이건은 그렇기 때문에 더 위대한 한 사람 한 사람이라고 말을 한다. 이 광대한 우주와 무한의 시간 가운데 함께 있는 내 옆의 생명체에게 감사하다고. 이 책을 읽고 난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아직까지 유일한 지적생명체인 우리가 더 위대하게 느껴진다.
우스갯소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만 바라보며 지내던 천문학자가 밑을 보지 않고 다니다가 구덩이에 빠졌다는 이야기. 천문학자가 하늘만 바라보고 다닌다면 일반 사람들은 자기 주위만을 보고 다닌다. 늘 거기에 있는 태양과 달과 별에 대해 그리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에 우리가 전혀 가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어딘가에 놓여져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하려 지표가 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사람들이 지구 위에서 자신이 어디 있는가를 알기 위해 주위를 보듯, 옛 항해사들이 별자리를 보듯, 천문학자들은 우주적인 존재로서 우리가, 지구가 어디에 있는가를 궁금해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단지 천문학자들만의 호기심일까?
밤하늘에 별자리를 바라보고 있으면(찾을 수 있는 것이라곤 오리온자리와 북두칠성, 카시오페아가 전부인 지극히 평범한 나이지만) 우주와 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끔씩 생각하는 것이지만 한 번 생각을 하면 책을 뒤지고 인터넷을 뒤지게 될 정도로 빠지게 된다. 고등학교 때 콘택트라는 영화가 개봉을 했었다. 조디포스터가 좋아 보게 된 그 영화는 나에게 '칼 세이건'이라는 이름을 알게 해주었다. 서점을 돌아다니며 그가 쓴 코스모스를 찾았을 때 그 두께에 기가 질렸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가 자기가 알고 있는 위대한 것들을 얼마나 우리에게 알리고 싶어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두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주를 생각할 수 있었고, 그 속에 존재하는 나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변화와 현상에 대해서 지식적인 측면에서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보다는 그것들을 통해 내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제 하늘을 바라보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주적인 존재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