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리라이팅 클래식 4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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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란 제목은 누가 붙인 것일까?

강신주는 장자 가운데, '차이'를 '횡단'하는 '모험'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것의 '즐거움'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즐거운 모험이란 형용 모순에 가깝다. 모험(冒險)이란 말 그대로 위험을 무릅쓰는 일, 강신주가 쓴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목숨을 건 비약'(salto mortale)일 수밖에 없(194쪽)기 때문이다. 그대는, 목숨을 거는 일이 즐거우신가? 반 고비 나그네 길을 넘어 산 나로서는 즐거운 모험이란 말엔 아무래도 고개가 절로 갸우뚱하다. 그래, 즐거운 모험이란 형용 모순은 아무래도 '청춘'에나 어울릴 법하다. 강신주의 이야기를 다시금 끌어다 써 보자.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장자가 권고한 즐거운 연대의 가능성을(그러나, 내 오래된 장자 읽기의 기억만으로는 이 말의 진위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적어 놓는다) 실천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얼마나 멀고도 힘든 길일까? 자신을 포기할 정도로 치열해야만 하는 망각의 수양론, 날개 없이 비약하는 새처럼 타자로 뛰어들어야만 하는 용기와 결단, 그리고 나의 손을 잡아 줄 타자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초조함. 이 모든 시련을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통과할 때, 우리에게는 어느 순간 장자가 이야기한 봄이 분명 도래하게 될 것이다.(235~6쪽)

지혜와 용기가 있는 자에게 모험은 혹 즐거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만 모험을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오히려 뜻하지 않은 모험이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더불어 가져다 주기도 하는 것이다.

반 고비 나그네 길에서 목숨을 걸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아직 청춘일 것이다. 아니, 아직이란 말은 '영원히'로 바꾸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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