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살면서 많은 충고에 도움을 얻었고, 앞으로도 필요하겠지만, 조금 성공했다고 아니면 전문가라고 불특정다수의 삶에 대해 충고하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간 실망도 많이 했고. 게다가 이 책은 보시다시피 제목과 표지 글귀도 평범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책에 일가견 있으신, 웬지 모르게 그런 이미지인 선생님이 추천하셨기에 뭔가 다른 내용이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고, 직접 사주기까지 하셨다는 사실만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일단,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고, 깊은 성찰이 느껴진다는 것. 마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고 바로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 다 읽고나니 "누구나 마음속에 상처 입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는 저 말이 박하사탕을 처음 물었을 때와 같은 맛이 느껴진다.

최근 몇일간 내 자신의 문제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 지금이니까 그렇게 얘기하는거고 나도 상처입은 어린 아이처럼 남 탓을 많이 했드랬다. 혼자서 많이 괴로워하고 뭔가에 계속 화가 났다. 문득 이 책을 집어들길 잘한 것 같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다른 사람들과, 그보다도 더 이해안되던 내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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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쳐스 뷰티 콜라겐 퓨어 마스크_10매입 - 여성용 23g*10매
Nature's Beauty
평점 :
단종


이 상품을 구매한건 아니고 '헐리우드 스타일' 상품을 구매했다가 사은품으로 받았다. 일단 풍부한 액체가 스며드는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다는 것! 사실 팩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다른 팩 할 때보다도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는 바로 그거~!!!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 점, 나의 큰 얼굴 사이즈에도 넉넉하다는 점 (흑. 그래서 억지로 당길 필요가 없음), 하고 났을 때의 느낌, 각질 제거후 다른 처치없이 이 마스크팩만 해도 시원하고 산뜻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이 당기지 않는 점 등 마스크팩으로서 훌륭한 점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

물론 비오템 마스크도 좋지만, 비싸니까 헤헤.  앞으로 이거 많이 사용할 의향이며 다른 팩 제품이 있을 경우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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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네츄럴 콜라겐 마스크 - 5매입
루크코리아
평점 :
단종


저는 27세, 번들거리는 지성피부. 여드름이나 주근깨 없음. 눈주름이 서서히 생겨나고있음.

루크에서 나온 마스크팩은 녹차 에센스랑 오이랑 써봤는데 저는 셋중에 이게 제일 나았다. 가격이 개당 120원 비싸긴 하지만 ^^;; 향이 강하지 않아서 일단 마음에 들고 얼굴이 마구 땡기는게 아니라 적당히 탱탱해지는 느낌. 5개 사서 친구들이랑 같이 써보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다시 사야지.

루크에서 나온 팩이 끈적거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대신 마스크 시트 사이즈를 여러 명에게 대 보았는데 누구에게도 뭔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은 좀 아쉬운 점. 도대체 어떤 얼굴형을 위한건지? 시트 자체의 신축성이 타 회사 제품에 비해 덜한 편이라는게 아쉬움.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끈적이지 않고 이 정도 촉촉하다면 굉장히 훌륭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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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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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읽은 사람보다 읽다말은 사람이 많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나 역시 읽다만 사람으로서, 프루스트를 좋아하라는 이 제목은 좀 부끄럽다고 해야하나 간지럽다고 해야하나.

도대체 이 책이 뭐에 대한 책인지 두가지 다른 얘기를 읽었는데, 하나는 평론서라는 것이고 하나는 생활지침서라는 것. 다 읽고난 내 소감은 생활지침서의 탈을 쓴 프루스트 전기이다. 그래서인지 '~하는 법'으로 구성된 지침서 같은 소제목과 원제가 더 잘 어울리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라는 실용서적같은 원제보다 번역된 우리나라말 제목이 훨씬 마음에 든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데.

혼자 있기를 좋아하면서도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프루스트에게 공감을 자꾸 하게 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의 예민한 관찰력 때문에 힘들게 살았다는 점에 공감이 간다. 프루스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내 예민함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상해보면. 주위의 사물을 눈여겨 보기시작하면 남들이 찾지 못한 장점도 많이 찾아낼 수 있다는 좋은점이 있지만 다들 별거 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나에게는 걸리적거린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것도 많고 싫어하는 것도 많아졌다. 때로는 시니컬하다는 소리를 듣고, 때로는 누구보다도 긍정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둘 다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어쨌든 좀 더 평화롭게 살려면 '그냥 넘기기'가 필요하겠지...

결과적으로 프루스트가 더 좋아졌고, 독서는 정신적 삶의 문턱 위에 있다. 그것은 우리를 정신적 삶으로 인도할 수 있지만, 정신적 삶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장 훌륭한 책들조차도 결국에는 내팽개쳐야만 하게 마련이다라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다시 도전해볼 의지를 가지게 되었으니,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성공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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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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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나게 된 곳은 작년 겨울 자학실 친구의 책꽂이. 또 다른 친구가 재미있다며 추천했단다. 나도 읽어볼까 해서 국시 끝나고 이 책을 주문했는데 앞에 몇장 읽고 그냥 책꽂이에서 방치해 두었다.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흥미진진한 실험으로 가득차 있지만, 아쉽게도 제목에 들어가는 스키너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아홉 장면에 비해 압도적으로 재미없다. 그래서 재미있는 심리실험에 대해 맛볼 기회를 놓친 채 책을 덮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물론 책의 재미를 보려면 초반에 참고 읽어야 한다는 창명이 말처럼, 그때 참고 읽었어야 하나 싶지만. 어쨌든 그 다음부터는 너무 재미있고 놀라워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뭐랄까. 물론 이 책도 편견에 치우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조종 당하며 사는지, 무서운 편견에 치우쳐 사는지 일깨워주기에, 다수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 보다는 내 주위 소수에게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픈 책.

기억의 조작
이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롭고 두려웠던 것은 만약에 내가 이런 실험의 피실험자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억이 충분히 조작되고 이식될 수 있음을 증명한 '쇼핑몰에서 길을 잃다'라는 실험을 보면, 쇼핑몰에서 길을 잃은 적 없는 피실험자들에게 친척들이 "너 어렸을 때 쇼핑몰에서 엄마 잃어버린 채 한참 헤맸잖아." 라고 얘기하면 처음에 갸우뚱 하던 피실험자들이 마침내 굉장히 상세하게 20여년 전의 상황을 서술한다는 것이다.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손을 내밀던 할아버지, 백화점 바닥의 촉감 같은 것을 놀랍도록 자세하게 말한다는 것. 얼핏 읽으면 우습지만 나도 그런 함정에 빠졌을 것 같아서, 내 기억이 조작되었을 것만 같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을 함정에 빠뜨린 적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사는 방식을 보건데 두번째 경우가 더 많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잠시 사족. 내 기억을 가장 많이 조작하고 함정에 가장 많이 빠뜨리는 인물은 바로 우리 엄마로 6개월 전부터 당신의 MP3 플레이어를 내가 분명히 가져갔던게 기억난다고 주장하셔서 내가 새걸 사드렸으나 얼마 전 엄마 핸드백에서 발견되었다~ 흑. 물론 엄마는 그 사실을 나에게 말씀하지 않으셨고 동생에 의해 발각되었다. 무서운 것은 그동안 나 역시 내가 병원에 가져오면서 버스에서 듣다가 두고 내린 것 같은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아 무서운 우리 엄마!!! 이제까지 내가 잃어버렸다고 주장당한 물건들은 아마 엄마의 장롱이나 서랍 쓰지않는 핸드백 그 어딘가에 있을거야~! (엄마 이 글 좀 꼭 봐주세요^^)
물론 이런 기억의 조작을 방지하는 것은 기록이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일어났던 일을 기록하는 일에 집착했고 지난 5년간 500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썼다. 물론 이 책에서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난 날의 기록을 볼 때, 기억은 어느 정도 조작되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멀어져 버린 사람들을 좋아했던 느낌, 나쁜 결과를 내 노력의 부족으로 합리화했는데 실은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대한 인식...마치 마법거울이 "백설공주님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세요"라고 말하는 목소리처럼, 내 삶이 행복했다고 믿는 나에게 던지는 내 자신의 서늘한 목소리를 느낀다.
기억을 조작하는 것, 혹은 기억을 보존하는 것, 살인사건의 목격자 중 한명이 되어도 신고하지 않는 것, 단 한명의 목격자일 경우에 적극적으로 돕는 것, 모두가 결국 사는데 필요해서 그러나봐.

정신의학의 실패?
3월부터 정신과 의사로 살아갈 사람으로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정신의학의 진단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이비드 로젠한의 실험이다. 응급실에서 틈이 나 그 부분을 읽는데, 겉으로 보는 신경학적 검사로도 너무나 저명한 중풍 환자가 한명 와서 신경과를 콜하고나니 신경과 선생님들이 내려와 CT를 보고 있는데 그게 왜그리 부럽던지!
아무 것도 모르고 정신과 의사 하겠다 했던 때와 달리 본과 4학년때 정신과 의사의 꿈을 굳힌 것은 정신과가 애매모호하다고 한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에게는 정신과 역시 일정한 병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흥미가 있고 소질이 있다고 믿었고, 내 꿈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상황 때문이었을까. 내가 전문의가 되어도 정상인을 병동에 입원시켜 놓으면 구분하지 못할까? 결국 정신과 의사들이 패배한 사례를 읽으며 열정만 있고 아무 것도 모르는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멍해졌다. 어차피 그럴 것 같다. 그런 멍해진 느낌은 앞으로 공부하면서 환자를 보면서 수차례 겪을 것이다.  
나의 길을 믿는다. 아직 혈관의 문제를 멋지게 보여주는 MRI같은 도구가 없어서 그렇지 정신병의 기전도 분명히 밝혀질거고, 바빈스키나 브로카처럼 현상과 두뇌의 일부를 지도처럼 밝혀내는 위인들이 나타날거라 믿는다. (물론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정신과 의사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겠군.) 정신과 환자들은 그냥 좀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도와야 할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원하던 과에 합격하면 한 일주일 좋다가 그 다음부터는 걱정 투성이라더니, 사실 나도 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태클에 의해 내 결심이 강해지는걸 보면, 이런 시기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게 참으로 감사하다.  

조종 당하기 싫어!
이 책에 나오는 놀라운 결과에 '내가 이럴 수 있단 말인가'할테지만 그건 분명히 다수의 이야기이다. 마음의 원리대로 사는 다수가 되어,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도 해보고 기억도 조작당해보고 그렇게 살아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거다. 어차피 '정상'이란건 '평균'의 개념을 포함하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분명히 존재했던 위대한 소수(어쩌면 그리 소수는 아니다. 25~35%정도니까)가 되고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불합리한 내 자신에게 조종당하지 않을 것인가. 나와 남을 고통에 이르지 않게 하는 진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내 고유의 의지대로 살 수 있을까. 또 고민이 생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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