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보건학 통계분석 - 한글 SPSS 14K / 영문 SPSS 16
안재억 외 지음 / 한나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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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SPSS 배우기 위해서 이 책을 샀는데 기초에 대해서 잘 나와있다. 특히나 나는 한글SPSS를 갖고 있어서 그대로 따라 하기에 좋았다. 나는 별 생각없이 샀는데 반드시 본문을 보고 한글 프로그램 기준인지 영어 프로그램 기준인지 살펴보고 사야할 필요가 있다. 중간 과정이 자세히 나와서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어떤 경우에 어떤 통계를 써야 하는지 총론 부분에 좀 더 자세히 다뤄주거나 각론 부분에서 본문에 내용만 넣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보이게 써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또한, 아직 통계 걸음마 단계인데도 필요한 내용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의외로 단순 t-test나 chi-square로만 논문을 쓸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ANCOVA 같은건 SPSS 메뉴에도 있는 것인데 책에 나와있지 않다는 점이 조금 답답하고 아쉬웠다.  

하지만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다른 책들보다도 더 자세하게 생략없이 나와있어서 혼란이 적다. ANCOVA, MANOVA, repeated measured ANOVA 등의 단원만 조금 추가되고 편집만 좀 세련되진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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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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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사람의 여행은, 행복이 과연 내면에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사람의 행복은 사실 외부와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어디로 가면 행복할까. 행복은 자기 자신에게서 온다는 인지치료와 자기계발서에 대한 냉소적 시선과 함께.

그래서 이 사람은 행복하기로 유명한 나라들을 떠돌아 다닌다.

여러 나라 여행 중에 인상적이었던건 아이슬란드, 카타르, 몰도바편이었다. 그 나라의 풍경과 공기가 느껴진다. 한번도 가본 적 없지만은. 특히 몰도바의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필자도 경계하는 confirmation bias가 없진 않지만 그래도 절묘해! 

사람이 시기(질투)로 인해서 불행해진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행복한가 하고 고민하다보면 불행해지는 것. 그 두가지에 대해서는 정말로 공감한다.

특히, 내가 행복한가 하고 깊이 고민하다 보면, 나도 괜히 서글퍼진다. 그러한 질문에서 '행복'은 너무 좁은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왜 그렇지?)  차라리 내가 정말로 불행한지 묻는 편이 더 낫다. 진정한 불행 역시 내 인생에서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행복이나 불행이나 둘 다 너무 무거운 단어이다. 웬지 현 시점의 느낌 뿐만 아니라 나의 감정들을 적분해서 표현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보다 더 분명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는 점인데 나의 경우는 두려움과 미움을 극복해야 할 것 같다. 이 세상에 듣기만 해도 무서워서 눈물나는 단어가 세개나 있다. 이 세상에 비슷한 이름만 들어도 하루 종일 불쾌한 사람이 셋이나 있다.  곧 서른인데 말이다! 알면서도 왜 이리 어려운지. 돈이 없어 힘든 몰도바 사람들도 어쩌면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못할 지도 모른다. 세상 일이...안다고 되는게 아니었잖아. 앞으로도 아닐꺼잖아.

아무튼 이 책이 가져다 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다른 이들의 불행 앞에서 그들의 탓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행복은 정말로 우리의 바깥에도 있다. "행복해라"라고 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이건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불행한 사람에게 행복은 당신 안에 있다고 말함으로써 더 좌절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의 메세지이다. 

 

더 생각하게 된 것 몇가지.
1. 뉴욕타임즈 기자(및 그 출신)들이 쓴 책은 평생 못잊을 책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평균 이상이다.
2.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빨리 빨리'하려고 해서 오히려 더 행복한 것 같다.
3. 몇 나라 여행해보지 못했지만 만약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함부르크에 가고 싶다. 안정적이면서도 심심해보이지는 않은... 조용히 글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최신 영화도 늘 볼 수 있을 것 같은 곳. 자전거 타기도 좋지만 완전히 술에 취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곳.  
4. 나는 치아교정이 끝나면 지금보다 행복해질 것을 확신한다.
5. 내 신랑은 내가 해준 밥을 같이 먹는게 밖에서 밥을 사먹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한다. 그러나 설거지를 할 때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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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창비아동문고 128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창비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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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두 살 때 이 책을 읽었으니 벌써 17년이 흘렀다. 기억나지 않는 내용도 많지만, 이 동화책의 아름다움과 재미는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다. 버리지 않고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놔둔 동화책 중에 하나다. 나름대로 SF라고 할 수도 있지만, 미래나 철제로봇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상파의 그림에 나올 것만 같은 정원이 펼쳐지는 우아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시간 개념에 대해서 더 이야기한다면 이 책의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더 논하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초반부에 이 책을 읽을 때 흥미롭지 않다고 해서 책을 놓지 말고 조금은 참고 계속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나도 혼란스럽고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서 이 책을 처음에 그만 읽을 뻔 했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재미있어진다. 특히나 마음 속에 그리워하는 시간이 다른 이의 환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놀랍다.

이 책의 시간과 공간이 주는 교훈은 절대로 우리의 현재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우리 생활에서 무엇인가 어긋났을 때도 단지 현재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보다는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지나온 시절을 세세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 시절에 경험한 따뜻한 관계, 행복한 추억이 내 몸속에 스며들어 현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잊고 있다고 믿는 것은, 실은, 잊고 있는 것이 아니다.  

톰의 정원 속 해티가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듯이,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13이라는 숫자가 오히려 좋아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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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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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분명한 내 성격상 거침없이 걸어가는 이 길이 옳다고 믿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런 삶이 내가 원하는 것이 맞을까 생각해본 적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침대에 눕고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단잠 속에 파묻혀 버렸다. 그런 날이 수없이 흘러갔다. 그저 열심히 살면 삶이 달라지고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다.
저렇게 앞만 보고 살아와서일까. 히말라야로 떠나기 전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일하는 존 우드의 모습을 보면서 웬지 남 이야기 같지만은 않았다.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날 때부터 마음씨가 남들보다 고와서 독하지도 않은 사람일 것 같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달랐다. 비록 내가 존 우드처럼 멋지게 승진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바쁘게 살고 남들 같은 야망을 가지고 휴가 때는 좋은 리조트에 가고 싶어하던 사람이라서 책의 초반부터 더욱 공감이 갔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국지사 서열2위라는 자리를 내던지고 직접 그림 그리는 여자친구를 포기할 수 있었을까. 사실 그는 처음부터 회사를 나와서 일할 생각은 아니었다. 네팔에 갔다가 책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았고 “자신이 보여주는 능력과 앞으로 보여줄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가를 알아가는 것을 겁낼 이유는 없다.”라는 키에르케고르의 문장에 감화를 받았다. 그리고 돌아와서 일상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도와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나는 어떤 부분보다도 그가 일을 시작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살면서 많은 계획을 세우고 이것을 해볼까 저것을 해볼까 생각은 많았지만 행동하지 않아 사라져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른 이유는 없었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친구가 말했듯 반창고를 떼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천천히 고통스럽게, 또 하나는 빠르게 고통스럽게 뿐이라는 말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지금하고 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심한 일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하든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든 움직이고 또 움직이는 것이다.
내가 존 우드와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자신의 가치관을 강조하지도 않고 자원봉사를 하며 사는 그의 삶이 가장 옳고 가장 숭고하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결과를 말할 뿐이다. 열심히 뛰었고 그로 인해서 얼마나 도서관을 지었는지 얼마나 기금을 모았는지. 특히 홍콩의 자선파티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나도 신이 나서 함께 흥분하게 된다. 보스턴에서 당황한 그를 보며 나도 열심히 준비한 발표를 해놓고 공감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봉사의 정신보다는 결과를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더 좋은 결과에 도달하였다. 도서관을 짓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도서관을 몇 개 지었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도와줬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런 면은 의사로서도 본받을 부분이다. 전공의 시절에도 내가 얼마나 열심히 환자를 보고 있는지 보여주고 말하는 것은 소용이 없었다. 다만 내가 할 일이 잘 되어 있고 환자가 잘 나아서 퇴원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나를 위해 사는 것이든 남을 위해 사는 것이든 만만한 것은 없다.  


이 책을 읽고 3천 개의 도서관을 지은 그의 대단한 업적과 빠른 속도로 자신의 자선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에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픽션 같은 논픽션, 그리고 숱한 자기계발서보다 더욱 성공에 대해서 잘 말해주는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존 우드의 우상이 카네기라고 밝혔지만 사실 나는 어렸을 적 카네기의 위인전기를 읽었을 때보다 더욱 감동을 받았다. 카네기는 벌어놓은 많은 돈으로 도서관을 지었지만, 존 우드는 여러 사람들의 돈을 모아서 모아서 도서관을 지었기에 더욱 위대해 보인다.
안타깝게도 나는 지금 나의 자리를 박차고 히말라야로 갈 자신은 없다. 하지만 그 동안 나를 위해서 열심히 앞으로만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남을 위해서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도우는 일에 있어서 주저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존 우드의 삶이 증명하지 않았는가. 나보다 못한 이들을 돕는 삶이 아름답다는 말은 하지 않으련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주장하는 것은 공허하다. 다만 행동할 기회가 된다면 결심이 선다면 존 우드처럼 바로 행동하고 쓸데없는 말 대신 결과로 말하는 것, 이것이 바로 Room to Read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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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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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라서 보게 되었다.
작가 사진의 얼굴을 반쯤 가리면 최지우 같이 보이나 구병모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분이 쓰신,
청소년 문학 치고는 좀 잔혹동화 같고 어렵기도 한 이야기.

버리고 간 친엄마. 독하고 나쁜 새엄마. 무관심해서 더 나쁜 아빠. 
단지 어른들의 삶의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displacement의 대상이 되어 상처 받고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도와주는 마법사.

어쩌면 전형적일 수 있는 동화의 구조를 통해서
사는 의미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그게 어떤 처지가 되었던 간에,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데 있다는 것. 

시간 되돌려 감을 생각 말고,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마법의 쿠키 없이... 그냥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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